87도2415
판시사항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증거판단의 오류를 범한 위법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증거판단의 오류를 범한 위법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판례내용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고재규 【원심판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87.10.23. 선고 87노5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제1심판결에 의하면, 피고인은 한국상업은행 본점 안전관리실에 근무하던 여자로서 위 은행의 무주택사원들이 주택조합을 설립하여 서울 강남구 반포동에 사원아파트를 건축하기 위하여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던 중 피고인은 1985.3.21. 부동산소개업자인 윤재은의 제의에 따라 동인을 위하여 조합원 가입신청을 하고 아파트대금 납입은 윤재은이 부담하여 피고인 앞으로 분양되는 아파트에 대하여 나중에 윤재은에게 명의이전을 해주기로 하고 그 대가로 금 5백만원을 받기로 약정하였는 바 윤재은은 장차 피고인 명의로 분양받게 될 사원아파트를 조윤호에게 금 1천만원의 프레미엄을 받고 전매한 후 그해 3.27. 비로소 피고인이 조합원 가입신청을 하였으나 전에 주택을 구입할때 임직원 대출금을 융자받은 실적이 있고 부천시에 자신 소유의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남으로 인하여 그해 5.10. 아파트 분양에서 탈락되었고 그해 9.경 조합원 추가모집을 하면서 조합원 자격을 "무주택 기간이 신청일 현재 1년 이상인 세대주로서 서울시에 주소를 둔 직원, 국내에 본인은 물론 부양가족 명의의 주택이 없으며 임직원 대출수혜자가 아닌 자"로 명시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어느 모로 보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 조윤호가 위 아파트를 매수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서 그해 10.31. 위 은행앞 다방에서 조윤호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채 피고인은 그가 은행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금 585만원의 임직원 대출금 채무를 갚지 아니하면 이미 배정받은 사원아파트 분양권이 회수되니 이를 변제할 자금 4백만원을 빌려주면 3일내로 변제하여 주겠다고 기망하여 이에 속은 조윤호로부터 그 자리에서 위 4백만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위의 범죄사실을 인정한 제1심판결을 지지하면서 미필적 고의로써 범행을 한 점, 피고인이 직장여성으로서 전과가 없는 사람이라는 점 등 사정을 참작하여 그 양형만을 조절하였다. 그러나 원심(제1심 포함)이 채택한 증거를 토대로 하여 검토해 보더라도 위 범죄사실과 같이 피고인에게 조윤호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미흡한 점이 많다. 원심이 편취하였다고 하는 금 4백만원에 관하여 피고인이 조윤호로부터 이를 교부받은 경위를 보면 피고인이 1차 조합원 가입신청을 하였을 때 아파트분양의 자격을 얻지 못한 것은 피고인의 임직원 대출금 채무 585만원에 대한 변제가 없었기 때문이었고 그것은 또한 윤재은이 피고인으로부터 분양권을 매수할 때 위의 대출금 채무를 변제할 자금 5백만원을 피고인에게 빌려주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윤재은이 조윤호에게 위의 분양권을 전매하고 나서는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던 까닭이었음을 알수 있고 그후 2차 조합원 가입신청을 할 때 피고인의 대출금 채무의 변제가 선결요건이었으므로 조윤호가 그 변제를 위하여 1985.10.30. 피고인에게 금 4백만원을 교부하고 이 금원을 수령하면서 피고인은 조윤호에게 1985.11.5.을 지급기일로 한 같은 액면의 약속어음을 발행 교부하였던 것이고 피고인이 자신의 돈을 보태어 위 은행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였으나 아파트분양에 관한 소기의 목적은 이루지 못한 것이었다. 이처럼 피고인이 조윤호로부터 금 4백만원을 교부받은 행위를 관찰해 보면 피고인이 아파트 분양을 얻기 위하여서는 우선 은행에 대한 그의 채무를 소멸시켜야 할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따라서 그 분양권을 전매한 조윤호가 이에 협조할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조윤호와 피고인과의 대차관계가 성립될 이유는 충분히 존재하였던 것이고 외형상으로도 뚜렷하게 그 계약이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고 실제 피고인은 조윤호로부터 교부받은 위의 금원을 약속대로 그 채무의 변제에 사용하였던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의 금원을 교부받을 때 조윤호를 기망하였다면 과연 어떤 점을 기망하였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피고인이 조윤호에게 자신의 은행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면 이미 배정받은 사원아파트 분양권이 회수된다고 말하였다는 부분도 설득력이 없다. 조윤호는 제1심법정에서 대체로 애매모호한 진술을 하고 있으나 피고인의 대출금액을 갚지 못하면 아파트 입주권이 회수된다고 윤재은이 말해서 빌려준 것이라고 한 대목이 있는가 하면 피고인 이 아파트 2차 추첨에서 당첨되기 위하여는 자신의 임직원 대출금 채무를 변제해야 한다고 통사정해서 4백만원을 빌려 주었다고 진술한 부분만 보더라도 그렇다. 그밖에 피고인이 애당초부터 빌린 금원을 변제할 의사가 없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피고인은 아파트 당첨권을 얻게 되면 그 분양권을 매수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대가를 취득하는 처지에 있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모로 애쓴 흔적 또한 기록상 역역하다. 원심이 피고인 에 대하여 사기의 범죄사실을 인정한 조치는 필경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증거판단의 오류를 범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아니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할 필요가 있으므로 원심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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