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도2404
판시사항
판결요지
가. 횡령죄는 위탁이라는 신임관계에 반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또는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부동산의 등기명의자인 피고인이 그중 일부 지분을 횡령하였다고 하려면 우선 그 피해자가 그 부동산 지분의 실제 소유권자로서 피고인에게 그 지분을 명의신탁함으로써 피고인과의 사이에 위탁이라는 신임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나.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할 것임에도, 신빙성이 희박한 피해자측의 증언들만으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채증법칙을 위배하였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가. 형법 제355조 제1항 / 나. 형사소송법 제308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도1605 판결(공1989,1831), 1989. 12. 8. 선고 89도1220 판결(공1990,297), 1993. 6. 22. 선고 92도797 판결(공1993하,2185)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손홍익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3. 7. 23. 선고 92노33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이 사건 공소사실과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1983.3.초순 부산 중구 광복동에 있는 어느 다방에서, 공소외 1에 대한 피고인의 채권 금 25,000,000원, 피해자 공소외 2(피고인의 사촌 자형)의 채권 금 8,000,000원에 대한 대물변제조로, 위 공소외 1이 매수한 부산 동래구 (주소 1 생략) 대 339m2를 미지급 잔대금 7,000,000원 및 근저당채무 금 50,000,000원과 함께 위 채권액의 비율대로 공동 양수하되, 그 등기는 지분이 많은 피고인 명의로 마치기로 하는 명의신탁 약정을 하고, 1983.3.14. 피고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이를 보관하던 중, 1990.8.29. 부산 동래구 (주소 2 생략) 소재 공소외 3 법무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4에게 대금 385,000,000원에 임의로 매도하고 그 해 9.25. 위 공소외 4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김으로써, 위 대지에 관한 위 피해자 소유의 지분(8/33)을 횡령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은, 피고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일부 진술, 증인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2, 공소외 1의 제1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검사가 공소외 6, 공소외 2에 대하여 작성한 각 진술조서의 기재, 사법경찰관 직무취급이 공소외 6, 공소외 2, 공소외 1, 공소외 5에 대하여 작성한 각 진술조서의 기재를 종합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당원의 판단 가. 피고인의 주장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경찰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위 공소외 1의 사위인 공소외 6으로부터 위 공소외 1이 부도 직전에 놓여 있으니 그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위 부동산을 인수하여 그에 대한 피고인의 채권 금 25,000,000원을 확보해 두라는 제의를 받고 1983.2.24. 공소외 1을 대리한 공소외 6과의 사이에 위 부동산에 관하여 공소외 1의 공소외 7, 공소외 8에 대한 미지급 잔대금채무 금 7,000,000원 및 공소외 9 주식회사에 대한 금 50,000,000원의 근저당채무를 인수하고 위 금액과 자신의 공소외 1에 대한 금 25,000,000원의 채권을 합한 금 82,000,000원을 매매대금으로 정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공소외 1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독촉하여 오던 중, 피해자 공소외 2가 자신도 공소외 1에 대하여 금 8,000,000원의 채권이 있다면서 각 채권 비율인 800 대 2,500의 비율에 따라 위 부동산을 공동으로 매수할 것을 요구하므로 피고인은 자신의 부담을 덜어 볼 생각으로 이에 동의를 하였던 바, 위 미지급 잔대금 및 등기비용을 지출할 시기에 이르러 공소외 2에게 위 인수채무금 및 등기비용을 그 지분비율에 따라 부담할 것을 요구하자 공소외 2는 그러한 형편이 못된다면서 이를 거절하고, 잔대금 지급기일인 같은 해 3.13.에 이르러서는 자기 부담부분의 돈을 준비하여 오지도 아니한 채 위 부동산에 대한 공동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의사표시를 명백히 하여, 피고인은 같은 날 공소외 10으로부터 금 2,000,000원을 급히 차용하여 위 공소외 7외 1인의 대리인인 공소외 11에게 잔대금 7,000,000원을 지급하고 같은 달 14. 위와 같이 피고인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피고인은 같은 해 6.3. 자신의 다른 부동산을 처분한 대금으로 공소외 9 주식회사에 대한 근저당채무 금 47,000,000원(원래는 금 50,000,000원이었으나 위 금액으로 감액되었다)을 변제한 다음 약 7년 가량을 제세공과금을 부담하는 등 위 부동산을 소유, 관리하여 오다가 1990.8.29. 위 부동산을 공소외 4에게 매도하게 된 것일 뿐 공소사실과 같이 위 부동산에 대한 공소외 2의 지분을 명의신탁 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횡령행위를 부인하고 있다. 나. 횡령죄는 위탁이라는 신임관계에 반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또는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위 부동산에 관한 피해자 공소외 2의 지분을 횡령하였다고 하려면 우선 위 피해자가 위 부동산의 8/33 지분의 실제 소유권자로서 피고인에게 위 지분을 명의신탁하므로써 피고인과의 사이에 위탁이라는 신임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당원 1993.6.22.선고 92도797 판결 참조). 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공소외 2가 위 부동산의 8/33 지분의 실제 소유자로서 이를 피고인에게 명의신탁하였는지의 여부(그런데, 공소사실은 1983.3. 초순 부산 중구 광복동에 있는 어느 다방에서 피고인과 공소외 2 사이에 위 부동산에 관한 명의신탁 약정이 있었다는 것이고, 피고인도 공소외 2와 위 부동산을 공소외 1에 대한 채권의 비율로 공동매수하기로 한 바 있었던 사실은 자인하고 있으므로, 공소외 2가 그 후 위 부동산에 대한 미지급 잔대금 및 등기비용을 지출할 시기에 이르러 자신이 지분비율에 따라 부담할 위 부동산의 인수채무금 및 등기비용 부담을 거절하고, 잔대금 지급기일인 1983.3. 13.에 이르러서는 자기 부담부분의 돈을 준비하여 오지도 아니한 채 위 부동산에 대한 공동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의사표시를 명백히 하였는지의 여부)가 피고인의 이 사건 범죄사실을 인정하는데 있어 관건이 된다고 하겠다. 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제1심법정에서의 일부 진술은 피고인이 이 사건 횡령행위를 부인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횡령행위를 인정할 자료가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인의 횡령행위를 인정할 자료로는 피해자인 공소외 2, 위 부동산의 매도인인 공소외 1, 그의 사위인 공소외 6, 공소외 2의 채권자인 공소외 5의 경찰 및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과 공소외 2, 공소외 6의 검찰에서의 진술이 남는다고 할 것인 바, 위 각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우선 위 증인들 중 공소외 2, 공소외 1, 공소외 6 3인간의 혈연 관계를 보면 공소외 2는 공소외 6의 이모부이고, 공소외 1은 공소외 6의 장인이며, 따라서 공소외 2와 공소외 1은 사돈지간인 바, 위 증인들의 혈연 관계를 고려할 때 이들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할 것이고, 공소외 5의 진술은 공소외 2에 대한 채권자로서 위 부동산의 일부가 공소외 2의 소유라는 것을 들었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의 이 사건 범죄사실을 좌우할 만한 진술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2) 공소외 2는 피고인이 위 부동산의 공동인수를 제의하면서 잔금 및 등기비용부담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이를 모두 부담하고 나중에 위 부동산을 처분하게 되면 그 때 가서 알아서 생각해 달라고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원심 증인 공소외 6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그러한 요구를 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고(공판기록 549쪽), 제1심 증인 공소외 12, 공소외 10, 공소외 11의 진술에 의하면, 공소외 2가 매매잔대금의 지급당일 그의 몫인 금 2,000,000원을 준비하지 못하자 피고인은 잔금 수령인인 공소외 11을 약속장소에 기다리게 해 놓고 황급히 공소외 10에게 가서 위 금원을 차용하여 지급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만약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잔금 등의 분담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그의 몫의 잔금등도 미리 준비 했었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공소외 2는 위 부동산 인수문제를 공소외 6으로부터 자신이 먼저 제의를 받아 피고인에게 이야기 했으며, 공소외 1과의 매매계약서 작성 전부터 피고인과 위 부동산을 공동으로 인수하기로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 매매계약서의 작성전부터 공동인수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면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위 부동산에 관한 그의 지분을 명의신탁하면서 피고인과 아무런 약정서도 없이, 피고인과 위 공소외 1과의 부동산매매계약서(수사기록 58쪽)나 위 공소외 1의 확인서(수사기록 59,60쪽), 권리양도 통보서(수사기록 154,155,156쪽) 상에 전혀 자기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는데도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례에 속하는 것으로서 납득하기 어렵고, 공소외 2는 이 사건의 피해자로서 피고인을 상대로 피고인의 위 부동산 처분에 따른 청산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터이므로 그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하겠다. (3) 공소외 6은 제1심에서는 위 부동산의 잔대금 지급기일인 1983.3.13. 그 지급장소에 공소외 2가 있었다고 진술하다가(공판기록 88,89쪽) 원심에서는 공소외 2는 없었던 것 같다고 진술을 바꾸고(공판기록 549쪽) 있는 등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으므로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 (4) 공소외 1의 진술은 위 부동산을 피고인과 공소외 2에게 공동으로 인수시키려 하였다는 것이고, 그 당시 부도로 인하여 도피생활을 하고 있어 그의 사위인 공소외 6이 그를 대리하여 일을 처리하였으며, 위 부동산의 잔대금 지급기일에는 그 지급장소에 있지 않았으므로 공소외 2가 위 부동산에 대한 공동인수를 포기하였는지에 대하여는 그의 진술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1은 그가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당시 피고인이 위 부동산을 인수하고도 부도수표 4매를 지급제시 한 것에 대하여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어(수사기록 114,115쪽)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한다. (5) 또한, 기록에 의하면, 위 부동산에 있어서 그 매매잔대금, 공소외 9 주식회사에 대한 근저당채무 등을 모두 피고인이 부담함으로써 결국 위 부동산의 매수대금 전부를 피고인이 부담하였고, 그 이후의 위 부동산에 대한 제세공과금을 피고인이 모두 부담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위 부동산의 임대, 관리등도 전적으로 피고인이 하여 왔으며 공소외 2는 이러한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에 비추어 보아도 위 부동산의 8/33 지분이 피고인에게 명의신탁된 공소외 2의 소유라는 위 증인들의 진술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마.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신빙성이 희박한 피해자측의 증언들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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