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민사 서울민사지법

호봉승급정지처분취소청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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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가합44764

판시사항

1.승급정지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의 이익 2.특정 근로자에 대한 호봉승급정지처분이 사용자와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이나 인사규정에 근거한 것이라는 사유만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1.근로자에 대한 승급정지처분은 그 성질상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계속되는 한 그 처분의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그 기간 중 행해진 승급누락으로 인하여 그만큼 근로자에게 호봉 및 임금상의 불이익과 함께 승진 등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미치게 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불이익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분쟁의 궁극적 해결수단으로서 적절하고, 이와 같이 과거의 법률관계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법원의 공권적 판단에 의해 근로자의 현재의 법적 지위에 관한 불안을 포괄적으로 간명하게 해결할 수 있으므로 그 소의 이익을 긍정함이 옳다. 2.인사문제에 속하는 근로자의 채용, 호봉의 부여, 승진 등 인사고과, 감봉, 해고등 징계와 이들 사항에 관한 규정의 제정은 법령의 다른 정함이 없는 한 사용자의 전권에 속하는 이른바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이에 관하여 노동조합측의 요구가 있다하더라도 사용자는 그러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을 뿐 아니라 사용자나 노동조합으로서도 당해 근로자의 개별적 수권이나 동의가 없이는 다른 근로자와 차별적으로 개별 근로자의 기존권리를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고, 노동조합이라 하더라도 그 구성원이 아닌 근로자의 권리나 법적지위에 관하여 이를 처분할 권한이 없음은 물론,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의 경우에도 사용자와 사이의 노동계약관계에 법적 하자가 없다면 그동안 성실히 근무함으로써 승급할 수 있는 법적 기대권은 설사 절대다수결에 의해서도 노동조합의 집단적 의사에 의한 처분의 대상이 될 수는 없으므로, 그러한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는 아무런 효력이 미칠리 없고, 이를 기초로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개별 근로자에 대하여 호봉승급의 정지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처분이 단체협약이나 인사규정에 근거한 것이라는 사유만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 될 수는 없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원 고】 【피 고】 주식회사 문화방송 【주 문】 1.피고가 1989.12.19. 원고들에 대하여 한 호봉승급정지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사실관계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 갑 제3호증 내지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3호증의 4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피고회사는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을 주 목적으로 하여 1970.11.17.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그 인사관리에 있어서는 종신고용제를 기본으로 하여 정년제와 연공가봉제를 채용하고 있으며, 피고회사의 개정 전 인사규정(갑 제4호증)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직원채용은 원칙적으로 공개 채용에 의하되(제6조, 제9조), 법령 또는 정부의 지시에 의하거나 인사 관리상 특채가 불가피할 때 등의 경우에는 특채에 의하여도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위 특채사유에 관한 규정은 1989년 인사규정 개정시 일부 개정되어 현행인사규정에는 정부의 지시에 의한 특채를 부인하고 있다. 제11조). 원고들은 모두 대학 재학중 학도호국단의 간부를 역임한 자들로서 대학을 졸업하고 아래 경력표 기재와 같이 1983.2.1.부터 1986.2.1.까지 사이에 특채로 피고회사에 입사한 이래 피고회사의 사원으로 근무하여 왔는데, 특채자라는 이유로 과호봉을 부여받거나 승급에 있어서 특별 대우를 받음이 없이 공채 입사자들과 동일한 조건의 처우를 받아 왔다. 원고들 중 원고 김영일, 허연회, 안혜란, 박중환은 피고 회사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었다. 1987년 이른바 6.29선언과 그에 이은 6공화국의 출범을 전후한 정치적, 사회적 전환의 움직임 속에서 활발해진 노동운동의 배경과 함께 1987.12.경 결성 출범한 피고회사의 노동조합은 사장 배척운동 등 일련의 노동운동을 통하여 피고회사 경영측에 대해 사실상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기에 이르자, 제5공화국 통치하에서 행해진 사내의 부정과 비리를 청산하고 민주적인 사내 질서를 확립하고 이른바 인사정의를 실현한다는 명목하에 사내비리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가동하게 되었다. 동 위원회는 1980년 이후의 특채자 가운데 일부가 인사관례나 사규를 무시하고 정실 또는 권력기관의 청탁에 의하여 채용되었거나 특채경위가 불분명하고 채용 당시부터 과호봉을 부여받았거나 지나치게 빠른 승급을 한 자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을 이른바 문제특채자로 분류하여 그 명단은 공개한 바 있었다. 이에 피고회사의 노동조합은 피고회사에 대하여 그 진상의 규명과 함께 문제특채자들에 대한 적정한 처리를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회사에는 1988.4.6. 관리이사 소외 김창제 외 10명으로 80년 이후 특채자경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진상의 규명에 착수한 결과 80년 이후의 특채자 가운데 원고들을 포함한 96명을 정실 또는 권력기관의 청탁에 의한 특채자, 채용 당시 과호봉 부여자, 고속 승진자, 특채경위가 불명한 자 등의 유형으로 분류하여 이들을 문제특채자로 확정하고, 각 유형별로 권고사직, 직급박탈, 호봉삭감, 승진보류 등의 향후 처리방안까지 제시하게 되었다. 위 조사위원회는 원고들이 대학의 학도호국단 간부를 역임한 자들로서 국무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특채되었다고 주장된 자들인데 국무총리실에 조회한 결과 관련 자료가 폐기되어 그 지시근거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특채의 경위가 불명하다 하여 문제특채자에 포함시키게 되었다. 이에 피고회사는 그 노동조합과 사이에 위와 같이 확정된 문제특채자들의 처리에 관하여 의견의 절충을 시도하다가 결국 위 특채자경위조사위원회가 제시한 처리 방안은 당시 시행중인 단체협약과 인사규정상 불가능하므로 먼저 단체협약과 인사규정을 개정하고 이에 따라 인사위원회가 위 특채자경위조사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하여 적정하게 처리하기로 하고, 1989.11.1. 단체협약을 개정하여(을 제2호증) 그 부칙에 문제특채자들에 대하여는 기존의 단체협약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별도의 규정을 제정하여 이들을 처리하기로 하는 규정을 신설하고(제102조), 같은 날 인사규정도 개정하여(을 제1호증) 그 부칙에 위 특채자경위조사위원회가 확정한 문제특채자에 대하여는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3년을 한도로 승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규정(부칙 제2조)을 신설하였다. 그 후 피고회사는 1989.12.22.부터 같은 달 27.까지 사이에 위 문제 특채자들의 처리를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학도호국단 간부 출신의 특채자로서 특채경위가 불명하다는 이유로 향후 1년간 호봉의 승급을 정지하기로 의결하고 1989.12.29.원고들에게 그 결의 내용에 따른 처분을 통보하였다. 피고회사의 현행 인사규정은 직원의 승급을 정기승급과 특별승급으로 구별하여 특별승급은 업무 수행중 순직한 자, 근무성적이 뛰어나고 직무수행의 자질과 능력이 탁월한 자 등에 대하여 소속 국장의 추천과 소속 부문 임원의 확인을 받아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하지만(제46조), 정기승급은 직전 정기승급일로부터 1년(다만 24호봉 이상자는 2년)이 경과하면 그 기간 중 휴직중에 있었던 경우(다만 법률이 정한 국민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휴직은 제외)를 제외하고는 매년 5.1.과 11.1. 연 2회에 걸쳐 당연히 시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제44조). 그런데 피고회사는 위 규정에 따른 정기승급일인 1990.5.1. 여타 직원들에 대한 정기승급을 시행하면서 원고들에 대하여는 그들이 위와 같이 문제특채자로 분류되어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년간 호봉승급정지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정기승급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위 호봉승급정지처분의 무효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에 대하여 가사 위 처분이 무효라 하더라도 원고들은 위 처분의 무효를 주장하여 정기승급분에 해당하는 임금의 지급을 구하면 족할 뿐, 과거의 법률관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분쟁의 종국적 해결 수단이 될 수 없고 따라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승급정지처분은 그 성질상 원고들이 피고회사와 사이의 근로관계를 계속하는 한 그 처분의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그 기간 중 행해진 승급 누락으로 인하여 그 만큼 원고들에게 호봉 및 임금상의 불이익과 함께 승진 등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미치게 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불이익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위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분쟁의 궁극적 해결 수단으로서 적절하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이 과거의 법률관계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법원의 공권적 판단에 의해 원고들의 현재의 법적 지위에 관한 불안을 포괄적으로 간명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소의 이익은 이를 긍정함이 옳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피고는 또한 피고회사의 인사규정 제51조에 의하면 회사의 인사결정에 이의가 있는 직원은 그 인사결정이 통보된 날부터 7일 이내에 인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그 기간 내에 이의서의 제출이 없는 경우에는 그 인사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 이성호는 위 처분의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그 처분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어 위 처분에 도의한 것으로 볼 것이므로 같은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사규정 조항의 취지는 인사결정을 받은 직원이 당해결정에 대하여 소정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권리를 상실하여 당해 결정이 종국적 처분으로서 확정된다는 것일 뿐 그것이 당연무효인 경우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권리까지를 상실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므로 위 원고가 위 인사규정의 소정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신의칙에 반하는 부적법한 소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원고들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위 호봉승급정지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앞서 본 호봉승급정지처분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처분임이 명백한 이상 피고는 그 처분에 이른 정당한 이유를 주장, 입증하지 못하는 한 이는 무효라 할 것이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호봉승급정지처분을 한 정당한 이유로서 첫째로 원고들은 정당한 공개경쟁시험에 의한 입사절차를 거침이 없이 학도호국단의 간부를 역임하였다는 이유로 피고회사에 특채입사한 자들로서 80년 이후 특채자경위조사위원회에 의하여 문제특채자로 분류된 자들이기 때문이며, 둘째로 피고회사는 단지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1989.11.1.자로 개정, 체결된 단체협약에 의해 인사규정을 개정하고 그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다른 문제특채자들과 함께 위와 같은 처분을 내린 것이므로 위 처분은 결국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먼저 피고가 주장하는 첫째 이유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회사가 원고들을 특채의 절차로 채용한 이상 원고들의 행태에 있어서 피고의 기업질서 유지에 어떠한 저해행위가 있었다는 주장, 입증이 없이 단지 피고자신이 선택한 원고들의 채용절차 여하를 내세워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신의칙에도 부합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첫 번째 주장은 이유없다. 다음 피고의 두 번째 주장사유에 관하여 살핀다. 원래 인사 문제에 속하는 근로자의 채용, 호봉의 부여, 승진 등 인사고과, 감봉, 해고 등 징계와 이들 사항에 관한 규정의 제정은 법령에 다른 정함이 없는 한 사용자의 전권에 속하는 이른바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이다. 경영의 영역에 속하는 이러한 사항들에 관하여 노동조합측으로부터의 요구가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는 그러한 단체교섭요구에 응할 의무는 없다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사용자나 노동조합으로서도 당해 근로자의 개별적 수권이나 동의가 없이는 여타 근로자와 차별적으로 개별 근로자의 기존 권리를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노동조합이라 하더라도 그 구성원이 아닌 원고들의 권리나 법적 지위에 관하여 이를 처분할 권한이 없음은 물론이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원고들의 경우에도 그들이 이미 피고회사에 채용되어 그 근로계약관계에 법적 하자가 없다면 그동안 성실히 근무함으로써 승급할 수 있는 법적 기대권은 설사 절대다수결에 의해서도 노동조합의 집단적 의사에 의한 처분의 대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원고들에 대하여는 아무런 효력이 미칠 리 없고, 이를 기초로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개별 근로자에 대하여 호봉승급의 정지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처분이 단체협약이나 인사규정에 근거한 것이라는 사유만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 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들은 대학의 학도호국단 간부 출신들로서 피고회사의 개정 전 인사규정에 의하여 특채로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각각 3년에서 7년 이상을 공채입사자들과 동일한 조건하에 근무하여 오던 중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1988.4.6. 발족된 80년 이후 특채자경위조사위원회에 의하여 특채경위가 불명하다는 이유로 문제특채자로 분류되어 피고 회사가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기존 단체협약과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불이익한 처분을 내린 것이므로(위 단체협약의 본문 제31조에는 "회사는 징계나 인사고과 등을 이유로 조합원의 승급을 누락시키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고, 원래의 인사규정(제34조)에는 징계를 받은 자에게만 승급보류라는 제도가 규정되어 있을 뿐 승급정지라는 제도는 없었고 오로지 위에서 본 이유로 원고들을 제재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위와 같이 단체협약과 인사규정이 개정된 것이다) 위 처분이 개정된 단체협약과 인사규정에 근거한 것이라거나 원고들이 특채입사자들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위 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그 밖에 달리 위 처분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아무런 주장, 입증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결국 이유없음에 돌아간다 할 것이다. 피고는 원고 2의 경우에는 재직중 업무와 관련하여 2회에 걸쳐 징계처분을 받은 외에 광고 불방송 건으로 1회의 주의각서 처분과 주택조합 업무와 관련하여 정직 3월의 중징계까지 받은 사실이 있으므로 위 처분은 적어도 위 원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위 호봉승급 정지처분은 정당한 이유없는 것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므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원고들 경력표 생략] 판사 박용상(재판장) 김선우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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