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구15051
판시사항
농업연구사가 뇌종양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공무원연금법 소정의 공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뇌종양이 발생한 시점 및 그 원인은 분명하지 아니하나 그 자각증세에 비추어 볼 때 1993년 이전에 이미 발병한 상황에서 집중적인 정신노동이 요구되는 농업연구사로서 무리한 출장근무와 시간외 근무를 거듭함으로써 과로가 누적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로 인하여 뇌대사의 과다한 증가, 면역기능 및 저항력의 감소, 적응력의 저하 등을 일으켰으며, 이러한 뇌의 생리적 상태는 기존의 핍지교종을 급속히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에는 뇌부종을 급속도로 진행시켜 결국 직접사인이 된 뇌연수마비를 일으키는 데 간접적으로 작용하였다고 보아, 그 농업연구사의 사망과 공무수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1988. 5. 24. 선고 87누121 판결(공1988, 998), 대법원 1989. 6. 13. 선고 88누1775 판결(공1989, 1086)
판례내용
【원 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한철 외 1인) 【피 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주 문】 피고가 1993. 12. 8.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금지급 청구부결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은 판결(다만 원고는 취소를 구하는 행정처분을 '유족급여부지급처분'으로 표시함) 【이 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2, 3, 12, 을 제1, 2, 3, 5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1의 증언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가. 망 소외 2는 1987. 1. 8. 제9회 농업연구직(농업)특별채용시험에 합격하여 같은 해 2. 14. 농촌진흥청 소속 농업연구사시보로 임용된 이래 농업연구사로서 재직하면서 1992. 1. 1.부터는 농업기술연구소 곤충과에 근무하였는데, 1993. 8. 16. 2일간의 일정으로 '수도해충종합관리 현지포장조사'를 위하여 충남지역에 출장을 나갔다가 같은 날 12:40경 충남 당진읍에 있는 음식점에서 동료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던 중 입에 거품을 문 채 전신에 경련을 일으키며 뒤로 쓰러져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나. 그 당시 함께 있던 일행들이 위 망인에 대하여 허리띠를 풀고 몸을 주무르는 등 응급조치를 하였으나 위 망인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같은 날 12:50경 인근에 있는 ○○내과의원으로 호송되었다가 같은 날 15:30경 의식을 회복한 후 여러 병원을 거쳐 1993. 8. 19.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구로병원에서 최종적으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뇌종양(좌측 두정엽)으로 진단되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 같은 달 28. 위 병원에서 제1차 개두술을 시행하여 3×2.5cm 크기의 핍지교종(일명:之突起膠腫;oligodendroglioma)을 발견하고 우선 그 일부를 절제하였으나 조직검사결과 악성종양임이 밝혀지자 같은 해 9. 24. 제2차 수술을 시행하여 대부분의 종양을 제거하였음에도 수술 후 1주일이 경과하면서부터 급속도로 진행되는 뇌부종이 발생하여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같은 해 10. 10. 중증뇌부종으로 인한 뇌연수마비로 사망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위 망인의 배우자로서 피고에게 공무원연금법 소정의 공무상 질병으로 위 망인이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위 망인이 건강을 해할 우려가 있는 특수한 직무를 수행하였다거나 통상의 업무처리에 요구되는 정도 이상의 심한 정신적·육체적 과로상태가 지속되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사 다소 과로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뇌종양의 발병원인이 불명한 사실에 비추어 적어도 공무수행이 뇌종양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1993. 12. 8.자로 위 급여의 부지급을 결정·통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되는 사실 관계 아래 각 사실은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37, 갑 제5, 6호증,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1, 소외 3의 각 증언 및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위 고려병원장의 회보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1) 위 망인은 임용초기에는 전북에 있는 호남작물시험장에서 근무하다가 1989. 11. 13.부터는 시험국 연구관리과에, 1992. 1. 1.부터는 농업기술연구소 곤충과에서 각 근무하였는데, 연구관리과에서 근무할 때에는 농업진흥청 소속 연구직 공무원 1,000여 명에 대한 교육 및 연수업무를 담당하면서 인력관리를 위한 전산자료를 만들기도 하고 과학기술처와 같은 외부기관을 상대로 창구역할을 담당하는 등의 과다한 업무로 인하여 1990. 11. 및 12.에는 60시간의, 1991. 1.부터 10.까지 사이에는 407시간의 각 시간외 근무를 하는 한편, 1989. 11.부터 같은 해 12.까지 사이에는 5회에 걸쳐 13일 간의, 1990.에는 31회에 걸쳐 47일 간의, 1991.에는 36회에 걸쳐 56일 간의 각 출장을 나가 서울·경기·전남·북, 경남·북 일원을 순회하였다. (2) 위 망인이 농업기술연구소 곤충과로 전보된 후에는 '종합방제를 위한 수도군락 내 곤충상 조사'라는 연구과제를 받아 1992.에는 전북, 전남, 경남에 있는 각 농촌진흥원의 시험포장에서, 1993.에는 전국 8개 시험포장에서 벼농사에 대한 주요 해충의 밀도변동과 천적류의 종류 및 밀도를 조사하였고, 또한 농촌진흥청의 주요 사업인 '수도해충종합관리(IPM)사업'의 기획·연락·예산집행 등의 책임을 맡아 이를 추진함과 동시에 국내외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기 위하여 동분서주하였다. 특히 1993.에 이르러서는 본래의 연구사업 이외에도 국제개발계획(UNDP), 국제식량기구(FAO/ICP)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협력사업인 '병해충종합관리 기술개발 및 훈련사업'을 담당하여 외국인 전문가와 공조연구를 하기도 하고 해외연수자를 인솔하고 필리핀을 다녀오는 등 한층 그 업무가 가중되었다. 이러한 여러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위 망인은 1992.에는 30회 걸쳐 총 89일간의, 1993.에는 발병 전까지 18회에 걸쳐 총 54일간의 각 출장근무를 하였는데, 출장시마다 대부분 이리, 광주, 진주와 같은 먼 행선지까지 자신이 직접 승용차를 운전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피로가 가중되었고, 내근하는 경우에도 자료정리를 위하여 수시로 시간외 근무를 하여 1992.에는 324시간의, 1993.에는 210시간의 각 초과근무를 하였다. (3) 뇌종양은 일부 유전인자나 발암물질 등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원인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일단 종양세포가 생겨나면 그 성질에 따라 진행속도나 발병부위 및 전이 등의 병태생리학적 양상이 다르고 뇌대사나 면역상태와 같은 뇌의 생리학적 상태에 따라 종양 크기가 변화하고 종양주위의 정상 뇌조직의 상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뇌종양의 증세는 일반증세로 두통, 구토, 경련발작 등이 나타나고 그 중에서도 두통은 환자의 80%에게 일찍부터 나타나며, 국소증세로 운동마비, 지각마비, 언어장애, 시력장애, 평형장애, 기억력장애 등이 나타난다. 또한 뇌종양 중 위 망인에게 나타난 핍지교종은 통상 그 성장이 느려 위 망인의 경우처럼 3×2.5cm의 크기로 자라는 데 약 8.75년 내지 17.5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이다. (4) 한편 정신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에 비하여 두뇌 및 신경계에 과부하가 주어져 뇌혈류 및 뇌대사가 증가하고 뇌신경 및 자율신경계에도 긴장상태를 유발하며, 이 때 과로나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뇌 및 신경에 적절한 휴식과 영양공급이 결여되게 되어 결과적으로 뇌혈액순환장애, 신경기능의 불균형 및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신체상의 이상은 임상적으로 고혈압, 뇌졸증, 긴장성 두통, 소화불량, 스트레스성 정신기능장애 등의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만성적인 경우 면역기능의 장애 및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력 저하 등을 동반할 수 있다. (5) 위 망인은 1993. 초부터 쉽게 피로를 느끼고 두통을 앓는 때가 많았으며 오른손에 운동마비가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그 밖에 언어장애와 기억력 감소 등의 증세가 있었으며, 초진 당시 약간의 뇌부종이 있는 정도였으나 제2차 수술 후 특별한 의학적 원인이 없이 적극적인 치료가 행하여졌음에도 급속도로 심한 뇌부종이 발생하여 수술 후 불과 16일만에 사망하였다. 이에 대하여 담당의사는, 핍지교종의 경우 일반적으로 뇌종양의 적출술 후 평균 생존기간은 4 내지 7년 정도이고 종양부위의 부종도 심하지 아니하며 혈관분포도 많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하여, 위 망인에 있어서는 장기적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뇌혈류와 대사의 과다한 증가, 면역기능 및 저항력의 감소, 적응력 저하 등이 초래되었고 그로 인하여 정상적인 뇌항상성(homeostasis)의 변화가 수술 후 뇌부종의 급속한 진행 및 악화에 간접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나. 판 단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위 망인에게 있어서 뇌종양이 발생한 시점 및 그 원인은 분명하지 아니하나 그 자각증세에 비추어 볼 때 1993. 이전에 이미 발병하였다고 볼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집중적인 정신노동이 요구되는 농업연구사로서 무리한 출장근무와 시간외 근무를 거듭함으로써 과로가 누적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뇌대사의 과다한 증가, 면역기능 및 저항력의 감소, 적응력의 저하 등을 일으켰으며 이러한 뇌의 생리적 상태는 기존의 핍지교종을 급속히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에는 뇌부종을 급속도로 진행시켜 결국 직접사인이 된 뇌연수마비를 일으키는 데 간접적으로 작용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망인의 사망과 공무수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반대의 입장에서 위 망인의 사망과 공무수행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성(재판장) 박시환 곽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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