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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대규모 주식회사에 대하여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에 따른 기각을 하여서는 아니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화의개시 결정을 한 사례
판결요지
현행 재건형 도산절차는 회사정리절차와 화의절차로 이원화되어 있으면서 주식회사의 경우 신청 단계에서 두 제도 사이의 선택권이 인정되고 있으며, 두 제도 사이의 전환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 화의절차에서는 경영권이 채무자 회사의 현재의 경영진에게 남아 있는 반면에 회사정리절차에서는 반드시 관리인이 선임되어 관리인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대규모 기업이라도 업종이나 회사의 현황에 따라서 현재의 경영진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사업을 계속 행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도 현재의 경영진이 경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에 따른 기각을 하여서는 아니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대규모 기업의 경우에도 화의절차를 이용하여 현재의 경영진이 계속하여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상당하다.
참조조문
화의법 제12조, 제19조의2 제2호
판례내용
【신청인 겸 채무자】 만도기계 주식회사 (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6인)
【주 문】 1. 채무자 만도기계 주식회사에 대하여 화의절차를 개시한다. 2. 성남시 (주소 생략) 거주 신청외 1을 채무자 회사의 화의관재인으로 선임한다. 3. 화의채권 신고기간을 1998. 6. 15.까지로 한다. 4. 화의채권자집회의 기일 및 장소를 1998. 7. 10. 14:00 수원지방법원 제210호 법정으로 한다.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이 사건 기록에 첨부된 각 소명자료와 정리위원이 1998. 3. 18. 및 같은 해 3. 30. 이 법원에 제출한 조사보고서 및 추가 조사보고서의 각 기재에 심문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가. 채무자 회사는 각종 자동차부품 및 계량기의 제조·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상장법인으로서 1997. 12. 31. 현재 자본금은 407억 여 원, 자산 총계는 2조 2,830억 원, 부채 총계는 2조 2,728억 원이고 임직원수는 7,894명이며 한라 그룹의 주력업체이다. 채무자 회사의 부채 현황은 별제권자로 분류되는 담보채권자인 14개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가 금 3,806억 원이고, 화의채권자에 대한 채무가 금 1조 7,674억 원인데, 화의채권자 중 금융기관 채권자수가 64개, 금융기관 외의 상거래 채권자수가 3,875개, 계열회사가 2개이며, 그 밖에 부도가 발생하여 회사정리 또는 화의절차를 신청중인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급보증채무가 금 1조 7,196억 원, 정상운영중인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급보증채무가 금 2,498억에 이른다(청산 진행중인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급보증채무도 위 화의채권액에 포함되었다).
나. 채무자 회사는 계열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가 과다한 데다가 자금 사정이 어려운 계열회사들에 대하여 금융기관 차입을 통하여 단기간에 무리한 자금 지원을 함으로써 금융비용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채무의 지급이 곤란한 사정에 처하여 1997. 12. 10. 이 법원에 화의조건을 제공하여(1998. 3. 23. 당원의 허가를 받아 화의조건을 변경하였고, 변경된 화의조건은 별지 기재와 같음) 화의 개시 신청을 하였다. 이 법원은 변호사 신청외 2를 정리위원으로 선임하여 화의원인의 존부, 화의조건의 당부 및 이행가능성 등을 조사하게 하고 화의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게 하였는데, 위 정리위원은 채무자 회사가 제시한 화의조건이 채권자들로부터 법정 요건에 해당하는 동의를 얻을 것이 예상되고,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급보증채무가 채권자들의 이행청구로 인하여 현실화되지 않고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자산의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의 자구계획이 실현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채무자 회사의 영업 현황에 비추어 그 이행 가능성도 있어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화의 절차를 개시함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이 법원에 제시하였다.
다. 은행감독원은 금융기관감독규정 제32조에 근거하여 1996년말 현재 전체 금융기관 여신(대출금 및 지급보증) 잔액이 금 2,500억 원 이상인 계열기업군(주거래계열) 63개를 선정하였는데, 채무자 회사를 포함한 19개의 계열회사들로 구성된 기업집단인 한라 그룹은 1996년말 현재 전체 금융기관 여신 잔액 순위가 10위이고, 1997. 12. 31. 현재 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금 6조 4,764억 원이다(은행감독원이 1997년말 기준으로 선정한 주거래계열에서는 화의절차가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한라계열기업군은 제외되었다).
라. 한라 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및 동시행령의 관련 규정에 의하여 1997. 4. 1. 기준으로 지정한 30대 대규모기업집단 중 자산총액의 합계액의 순위가 12위이고, 1997. 12. 31. 현재 한라 그룹의 부채총액은 약 9조 1,439억 원이며, 임직원수는 18,347명에 이른다. 2. 화의개시 신청 기각 사유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채무자 회사는 현재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다고 할 것이고, 화의법 제18조 및 제19조의 각 호, 제19조의2 제1호에 정한 화의 개시 신청 기각 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만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에 의하면 법원은 주식회사의 화의신청이 "채무자의 자산·부채의 규모가 크거나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수가 많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화의절차에 의함이 부적합한 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을 들어 이를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채무자 회사는 한라 그룹의 계열회사로서, 한라 그룹의 금융기관 여신규모, 자산·부채의 규모, 채권자나 이해관계인의 수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일단 화의절차에 부적합한 때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위 조항은 자산 규모·부채액이 크고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수가 다수인 대기업의 도산사건에 대하여는 회사정리절차에서 법원 등의 엄격한 감독하에 신중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하에 경영자가 경영권을 유지할 목적으로 화의절차를 이용하려는 것을 방지하여 회사정리절차로 이행할 것을 유도할 실제적인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신설된 것으로서, 그 입법취지는 화의절차를 통하여는 대기업에 대한 경제성 판단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점, 경영권을 보장받는 화의절차를 회사정리절차에 대한 선택으로 본다면 건실하게 경영하여 오다가 금융위기 상황에서 부득이 고금리를 부담하면서 어렵게 버텨나가는 우량기업보다 부실경영 및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파탄에 이르게 된 부실기업이 혜택을 받게 되는 이른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게 된다는 점, 절차적인 면에서 볼 때에도 화의제도는 채권액이나 채권자수가 많은 대규모 기업의 재건절차로는 부적합하다는 점에 있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현행 재건형 도산절차는 회사정리절차와 화의절차로 이원화되어 있으면서 주식회사의 경우 신청 단계에서 두 제도 사이의 선택권이 인정되고 있으며, 두 제도 사이의 전환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 화의절차에서는 경영권이 채무자 회사의 현재의 경영진에게 남아 있는 반면에 회사정리절차에서는 반드시 관리인이 선임되어 관리인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대규모 기업이라도 업종이나 회사의 현황에 따라서 현재의 경영진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사업을 계속 행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도 현재의 경영진이 경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에 따른 기각을 하여서는 아니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대규모 기업의 경우에도 화의절차를 이용하여 현재의 경영진이 계속하여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상당하다고 보여진다. 3. 특별한 사정 유무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소명자료에 비추어 채무자 회사의 경우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에 따른 기각을 하여서는 아니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채무자 회사는 높은 기술 경쟁력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부품별로 5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로서 세계 유수업체들과 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하여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유럽, 중국, 동남아 등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함으로써 해외 신시장을 개척하고 기술 이전에 앞장서는 등으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화의신청 후 한라 그룹 차원에서 해외 자본을 유치하여 채무자 회사의 재무구조를 견실히 함으로써 회사를 정상화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여 왔다. 한라 그룹은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1998. 3. 23. 미국의 투자금융회사인 로스차일드사와 사이에 한라 그룹이 로스차일드사를 통하여 브리지 론(Bridge loans) 형식으로 10억 불 상당의 자금을 차입하여 채무자 회사를 비롯한 한라 그룹의 계열회사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기본 약정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로스차일드사는 한라 그룹에 확약서('highly confidential' letter)를 발급하였다. 위 약정에 따른 계획이 실현될 경우 채무자 회사의 금융기관 화의채권자에 대한 채무가 조기에 변제되고 계열회사에 대한 이행보증이 해소되어 화의채권자들에게 유리할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사로서도 그룹 차원의 전체적인 구조조정을 통하여 독립적인 영업 및 자금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채무자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은 현재의 경영진이 계속하여 사업을 경영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로스차일드사에서도 현재의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기관투자자들에게 채무자 회사의 현 재정 상황이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외부적인 경제 요인과 결합된, 유동성과 지나친 단기 차입에 기인한다는 점을 설득하는 데 불가결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채무자 회사에서도 주된 거래처의 특성상 현재의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무자 회사가 대규모 기업에 해당된다는 이유만으로 화의개시 신청을 기각하고 회사정리절차로 이행하도록 한다면, 채무자 회사에 관리인이 선임됨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투자 유치 계획의 실현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사의 투자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현행 회사정리법상 관리인을 선임함에 있어 현재의 경영진이 반드시 배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법과 달리 미국 연방파산법상으로는 파산관재인과 관리인 사이에 명칭의 구별이 없고('trustee'로 통칭된다) 우리의 회사정리절차와 유사한 제11장 재건(Reorganization) 절차에서도 원칙적으로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고 채무자가 '경영을 계속하는 채무자(debtor in possession)'로서 권한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대외적으로 관리인이 회사를 대표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전망에 관하여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화의 신청 후에도 채무자 회사는 정상적인 영업 활동 및 일부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하여 마련한 자금으로 회사의 운전자금을 충당할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사의 부도로 연쇄부도의 위기에 처한 450여 개의 협력업체에 대한 상거래 화의채무의 조기 변제에 주력하여 현재까지 1,000억 여 원 이상을 변제하였고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화의인가시까지 상거래 화의채무의 상당 부분이 변제되어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수가 크게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 한편 이 법원이 1998. 3. 24. 채무자 회사의 채권자협의회에 대하여 화의법 제19조의2의 규정에 따라 화의신청기각에 관하여 의견을 조회한 결과에 의하면 채권자협의회 구성원 전원이 기각에 반대하고 있고, 이 법원의 1998. 4. 11. 화의관재인 후보 추천 의뢰 및 화의조건에 의한 관리처분권 제한에 관한 의견 조회에 대하여는 채권자협의회의 대표채권자가 관재인 후보를 추천하고 화의조건에 제한조항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화의인가 후에도 채무자 회사가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 사전에 채권자협의회의 승인을 받거나 사후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제한조항 설치에 관하여는 채무자 회사도 원칙적으로 이를 수용하되 화의절차 진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화의조건 변경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위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면, 채무자 회사의 경우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의 요건에 해당하는 회사이기는 하나 위 조항에 따른 기각을 하여서는 아니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또한 화의절차에 의하더라도 화의인가 전에는 채권자협의회에서 추천한 화의관재인의 통상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회사의 행위에 대한 동의라는 방법 등을 통하여, 화의인가후에는 이행확보를 위한 화의조건상의 제한조항 등을 통하여 사후 감독 장치가 보장됨으로써 회사정리절차에 비하여 법원의 엄격한 감독 장치가 미약한 화의절차의 단점이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화의 절차를 개시함이 상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권남혁(재판장) 홍대식 장준현
【주 문】 1. 채무자 만도기계 주식회사에 대하여 화의절차를 개시한다. 2. 성남시 (주소 생략) 거주 신청외 1을 채무자 회사의 화의관재인으로 선임한다. 3. 화의채권 신고기간을 1998. 6. 15.까지로 한다. 4. 화의채권자집회의 기일 및 장소를 1998. 7. 10. 14:00 수원지방법원 제210호 법정으로 한다.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이 사건 기록에 첨부된 각 소명자료와 정리위원이 1998. 3. 18. 및 같은 해 3. 30. 이 법원에 제출한 조사보고서 및 추가 조사보고서의 각 기재에 심문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가. 채무자 회사는 각종 자동차부품 및 계량기의 제조·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상장법인으로서 1997. 12. 31. 현재 자본금은 407억 여 원, 자산 총계는 2조 2,830억 원, 부채 총계는 2조 2,728억 원이고 임직원수는 7,894명이며 한라 그룹의 주력업체이다. 채무자 회사의 부채 현황은 별제권자로 분류되는 담보채권자인 14개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가 금 3,806억 원이고, 화의채권자에 대한 채무가 금 1조 7,674억 원인데, 화의채권자 중 금융기관 채권자수가 64개, 금융기관 외의 상거래 채권자수가 3,875개, 계열회사가 2개이며, 그 밖에 부도가 발생하여 회사정리 또는 화의절차를 신청중인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급보증채무가 금 1조 7,196억 원, 정상운영중인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급보증채무가 금 2,498억에 이른다(청산 진행중인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급보증채무도 위 화의채권액에 포함되었다).
나. 채무자 회사는 계열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가 과다한 데다가 자금 사정이 어려운 계열회사들에 대하여 금융기관 차입을 통하여 단기간에 무리한 자금 지원을 함으로써 금융비용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채무의 지급이 곤란한 사정에 처하여 1997. 12. 10. 이 법원에 화의조건을 제공하여(1998. 3. 23. 당원의 허가를 받아 화의조건을 변경하였고, 변경된 화의조건은 별지 기재와 같음) 화의 개시 신청을 하였다. 이 법원은 변호사 신청외 2를 정리위원으로 선임하여 화의원인의 존부, 화의조건의 당부 및 이행가능성 등을 조사하게 하고 화의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게 하였는데, 위 정리위원은 채무자 회사가 제시한 화의조건이 채권자들로부터 법정 요건에 해당하는 동의를 얻을 것이 예상되고,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급보증채무가 채권자들의 이행청구로 인하여 현실화되지 않고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자산의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의 자구계획이 실현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채무자 회사의 영업 현황에 비추어 그 이행 가능성도 있어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화의 절차를 개시함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이 법원에 제시하였다.
다. 은행감독원은 금융기관감독규정 제32조에 근거하여 1996년말 현재 전체 금융기관 여신(대출금 및 지급보증) 잔액이 금 2,500억 원 이상인 계열기업군(주거래계열) 63개를 선정하였는데, 채무자 회사를 포함한 19개의 계열회사들로 구성된 기업집단인 한라 그룹은 1996년말 현재 전체 금융기관 여신 잔액 순위가 10위이고, 1997. 12. 31. 현재 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금 6조 4,764억 원이다(은행감독원이 1997년말 기준으로 선정한 주거래계열에서는 화의절차가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한라계열기업군은 제외되었다).
라. 한라 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및 동시행령의 관련 규정에 의하여 1997. 4. 1. 기준으로 지정한 30대 대규모기업집단 중 자산총액의 합계액의 순위가 12위이고, 1997. 12. 31. 현재 한라 그룹의 부채총액은 약 9조 1,439억 원이며, 임직원수는 18,347명에 이른다. 2. 화의개시 신청 기각 사유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채무자 회사는 현재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다고 할 것이고, 화의법 제18조 및 제19조의 각 호, 제19조의2 제1호에 정한 화의 개시 신청 기각 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만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에 의하면 법원은 주식회사의 화의신청이 "채무자의 자산·부채의 규모가 크거나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수가 많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화의절차에 의함이 부적합한 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을 들어 이를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채무자 회사는 한라 그룹의 계열회사로서, 한라 그룹의 금융기관 여신규모, 자산·부채의 규모, 채권자나 이해관계인의 수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일단 화의절차에 부적합한 때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위 조항은 자산 규모·부채액이 크고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수가 다수인 대기업의 도산사건에 대하여는 회사정리절차에서 법원 등의 엄격한 감독하에 신중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하에 경영자가 경영권을 유지할 목적으로 화의절차를 이용하려는 것을 방지하여 회사정리절차로 이행할 것을 유도할 실제적인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신설된 것으로서, 그 입법취지는 화의절차를 통하여는 대기업에 대한 경제성 판단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점, 경영권을 보장받는 화의절차를 회사정리절차에 대한 선택으로 본다면 건실하게 경영하여 오다가 금융위기 상황에서 부득이 고금리를 부담하면서 어렵게 버텨나가는 우량기업보다 부실경영 및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파탄에 이르게 된 부실기업이 혜택을 받게 되는 이른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게 된다는 점, 절차적인 면에서 볼 때에도 화의제도는 채권액이나 채권자수가 많은 대규모 기업의 재건절차로는 부적합하다는 점에 있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현행 재건형 도산절차는 회사정리절차와 화의절차로 이원화되어 있으면서 주식회사의 경우 신청 단계에서 두 제도 사이의 선택권이 인정되고 있으며, 두 제도 사이의 전환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 화의절차에서는 경영권이 채무자 회사의 현재의 경영진에게 남아 있는 반면에 회사정리절차에서는 반드시 관리인이 선임되어 관리인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대규모 기업이라도 업종이나 회사의 현황에 따라서 현재의 경영진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사업을 계속 행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도 현재의 경영진이 경영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에 따른 기각을 하여서는 아니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대규모 기업의 경우에도 화의절차를 이용하여 현재의 경영진이 계속하여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상당하다고 보여진다. 3. 특별한 사정 유무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소명자료에 비추어 채무자 회사의 경우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에 따른 기각을 하여서는 아니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채무자 회사는 높은 기술 경쟁력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부품별로 5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로서 세계 유수업체들과 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하여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유럽, 중국, 동남아 등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함으로써 해외 신시장을 개척하고 기술 이전에 앞장서는 등으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화의신청 후 한라 그룹 차원에서 해외 자본을 유치하여 채무자 회사의 재무구조를 견실히 함으로써 회사를 정상화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여 왔다. 한라 그룹은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1998. 3. 23. 미국의 투자금융회사인 로스차일드사와 사이에 한라 그룹이 로스차일드사를 통하여 브리지 론(Bridge loans) 형식으로 10억 불 상당의 자금을 차입하여 채무자 회사를 비롯한 한라 그룹의 계열회사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기본 약정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로스차일드사는 한라 그룹에 확약서('highly confidential' letter)를 발급하였다. 위 약정에 따른 계획이 실현될 경우 채무자 회사의 금융기관 화의채권자에 대한 채무가 조기에 변제되고 계열회사에 대한 이행보증이 해소되어 화의채권자들에게 유리할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사로서도 그룹 차원의 전체적인 구조조정을 통하여 독립적인 영업 및 자금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채무자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은 현재의 경영진이 계속하여 사업을 경영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로스차일드사에서도 현재의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기관투자자들에게 채무자 회사의 현 재정 상황이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외부적인 경제 요인과 결합된, 유동성과 지나친 단기 차입에 기인한다는 점을 설득하는 데 불가결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채무자 회사에서도 주된 거래처의 특성상 현재의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무자 회사가 대규모 기업에 해당된다는 이유만으로 화의개시 신청을 기각하고 회사정리절차로 이행하도록 한다면, 채무자 회사에 관리인이 선임됨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투자 유치 계획의 실현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사의 투자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현행 회사정리법상 관리인을 선임함에 있어 현재의 경영진이 반드시 배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법과 달리 미국 연방파산법상으로는 파산관재인과 관리인 사이에 명칭의 구별이 없고('trustee'로 통칭된다) 우리의 회사정리절차와 유사한 제11장 재건(Reorganization) 절차에서도 원칙적으로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고 채무자가 '경영을 계속하는 채무자(debtor in possession)'로서 권한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대외적으로 관리인이 회사를 대표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전망에 관하여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화의 신청 후에도 채무자 회사는 정상적인 영업 활동 및 일부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하여 마련한 자금으로 회사의 운전자금을 충당할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사의 부도로 연쇄부도의 위기에 처한 450여 개의 협력업체에 대한 상거래 화의채무의 조기 변제에 주력하여 현재까지 1,000억 여 원 이상을 변제하였고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화의인가시까지 상거래 화의채무의 상당 부분이 변제되어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수가 크게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 한편 이 법원이 1998. 3. 24. 채무자 회사의 채권자협의회에 대하여 화의법 제19조의2의 규정에 따라 화의신청기각에 관하여 의견을 조회한 결과에 의하면 채권자협의회 구성원 전원이 기각에 반대하고 있고, 이 법원의 1998. 4. 11. 화의관재인 후보 추천 의뢰 및 화의조건에 의한 관리처분권 제한에 관한 의견 조회에 대하여는 채권자협의회의 대표채권자가 관재인 후보를 추천하고 화의조건에 제한조항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화의인가 후에도 채무자 회사가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 사전에 채권자협의회의 승인을 받거나 사후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제한조항 설치에 관하여는 채무자 회사도 원칙적으로 이를 수용하되 화의절차 진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 화의조건 변경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위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면, 채무자 회사의 경우 화의법 제19조의2 제2호의 요건에 해당하는 회사이기는 하나 위 조항에 따른 기각을 하여서는 아니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또한 화의절차에 의하더라도 화의인가 전에는 채권자협의회에서 추천한 화의관재인의 통상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회사의 행위에 대한 동의라는 방법 등을 통하여, 화의인가후에는 이행확보를 위한 화의조건상의 제한조항 등을 통하여 사후 감독 장치가 보장됨으로써 회사정리절차에 비하여 법원의 엄격한 감독 장치가 미약한 화의절차의 단점이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화의 절차를 개시함이 상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권남혁(재판장) 홍대식 장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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