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두23245
판시사항
군복무중 정신분열증으로 의병전역한 사람이 선임병의 구타로 질병이 발생했다면서 28년여 만에 국가유공자등록을 신청한 사안에서, 군입대 후 정신적으로 별다른 이상증세 없이 생활해 오다가 선임병으로부터 M-16 소총 개머리판으로 왼쪽 귀 뒤 부위를 구타당하여 혼절한 후부터 갑자기 정신분열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사실을 인정하여, 질병의 발생과 선임병의 구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추단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 [별표 1] 제2-11호
판례내용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대구지방보훈청장 【원심판결】 대구고법 2008. 11. 14. 선고 2008누1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1.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공상군경)에서 말하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중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라 함은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중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뜻하므로, 위 규정이 정한 상이가 되기 위하여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이 직접의 원인이 되어 부상 또는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는 물론이고, 기존의 질병이 교육훈련이나 직무수행으로 인한 과로나 무리 등이 겹쳐서 재발 또는 악화된 경우도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부상 등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 판결,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두6379 판결 등 참조). 또한,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그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에 그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두15479 판결 참조). 2.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1976. 11. 30. 육군에 입대한 후 28사단에 배치되어 복무하던 중 1977. 11.경 대화와 행동에 이상을 보여 정신분열증(이하 ‘이 사건 질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받고 1977. 11. 28.부터 대구국군통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1978. 2. 28. 의병 전역한 사실, 전역 이후 원고는 이 사건 질병에 대하여 1978. 3. 6.부터 1979. 2.경까지 경북신경정신과의원에서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그 이후로도 경북신경정신과의원, 대구적십자병원 등에서 간헐적으로 치료를 받아 오다가 2006. 2. 22. 피고에게 ‘군복무 중 선임병의 구타로 이 사건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유공자등록을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질병의 발생과 군 직무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등록신청 불인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 한편 원고는 ○○대학교 재학 중 신체검사에서 정상판정을 받아 입대하였고 군입대 전 정신병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없으며 그 가족 중에 정신병으로 치료받은 사람도 없었던 사실, 제1심법원의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는 이 사건 질병의 발생원인에 관하여 ① 유전적인 원인의 가능성은 낮고, ② 뇌자기공명영상조영술 및 뇌단일양자방출단층촬영술상 원고의 왼쪽 측두엽 및 변연계 등에 뇌손상의 증거가 나타나고 그에 따른 뇌기능 저하의 소견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러한 뇌기능 저하에 의한 생물학적 요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며, ③ 또한 군복무 중 과중한 업무, 구타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심리적 압박감 및 스트레스도 발병의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힌 사실을 인정한 다음, 군입대 후 정상적으로 부대생활을 해 오다가 1977. 10.경 선임병으로부터 구타당하여 이 사건 질병이 발생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원고 형의 진술서인 갑 제9호증의 1, 갑 제14호증의 각 기재와 원고본인신문 결과는 쉽게 믿기 어렵고 을 제2호증의 기재와 위 신체감정촉탁 결과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면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고의 선임병 구타 주장에 관한 원심의 증거판단 및 그에 따른 원심의 결론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본인신문에서 한 원고의 진술 요지는 ‘1977. 10.경 내무반장이 주최한 내무반 회식에서 선임병인 병장 소외인으로부터 춤을 추지 못한다는 이유로 뒤쪽에서 M-16 소총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맞아 혼절한 일이 있었고 그 후부터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하였는데, 갑자기 당한 일이라 누구로부터 어디를 어떻게 맞았는지 몰랐다가 나중에 동료 병사로부터 그 경위에 관하여 이야기를 듣고 또 면회 온 어머니가 왼쪽 귀 뒤에 멍이 들어있다고 해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갑 제9호증의 1과 갑 제14호증에 기재된 원고 형의 진술 요지는 ‘모친과 함께 원고의 면회를 갔는데 원고는 안나오고 어떤 키 작은 군인이 나와 원고가 병장제대 회식 때 춤을 못춘다고 하여 M-16 소총 개머리판으로 귀와 머리를 구타당한 후 잠도 안자고 정신이 이상해져서 야전병원으로 후송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후 재차 면회를 가서 원고를 만나보니 귀쪽에 시커먼 멍자국이 있고 눈빛과 행동, 말이 이상해 외박을 받아 데리고 나와 경북신경정신과의원에서 진찰받은 결과 정신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기록상 ① 이 사건 질병의 발생 직후인 1977. 11. 18. 원고의 정신분열증을 최초로 진단하였고 원고의 전역 직후인 1978. 3. 6.부터 약 1년간 원고를 집중적으로 치료하였으며 그 후 2004. 10.경 폐원할 때까지 원고를 간헐적으로 치료해 온 경북신경정신과의원이 1994. 11. 16. 발급한 진단서(갑 제6호증의 1)에는 원고의 발병경위에 관하여 ‘군복무 중 상사로부터 두부를 구타당한 이후 횡설수설, 엉뚱한 소리 및 행동을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가 위 진단서 발급일로부터 11년 이상 경과한 2006. 2. 22. 비로소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고 그 이전에는 그러한 신청을 하였다는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 이 사건에서 위 진단서의 발병경위에 관한 기재는 위와 같이 오래 동안 원고를 진찰·치료해 온 경북신경정신과의원에서 당초부터 원고와 그 가족으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그대로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제1심법원의 위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예전의 군대생활이 생각나면 그게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잠들기 어렵고, 자다가 군대에서 기합을 받거나 쫓기는 꿈을 자주 꾸는데 잠에서 깨면 다시는 잠들 수 없고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하며 침대에서 일어나 왔다갔다 하기도 하는 수면장애의 증상이 있고(기록 136면), 군대시절의 사건들과 그로 인한 사회적 낙인(정신과적 병력으로 사회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 등으로 분노감이 매우 높은 심리적 상태를 보이고 있는 점(기록 142면), ③ 위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나타나는 원고의 뇌손상 부위는 원고가 구타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왼쪽 귀 주변의 바로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위 주장의 구타가 사실이라면 이로 인하여 위 뇌손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가능성을 배제할만한 다른 원인은 찾기 어려운 점, ④ 대구국군통합병원의 병상일지(갑 제7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군입대 후에도 정신적으로 특별한 문제없이 생활해오다 1997. 11. 초부터 갑자기 정신분열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였는데, 대구국군통합병원은 1977. 11. 25. 원고에 대한 진찰 및 그 모친과의 면담만 거친 후 별다른 원인규명 없이 그 다음날 바로 이 사건 질병을 공상으로 인정해 준 점, ⑤ 위 병상일지에는 원고의 모친이 1977. 11. 25. 대구국군통합병원의 의사와 면담하면서 ‘1977. 11. 초에 면회를 가니 원고가 야전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하는 바람에 원고를 만나지 못하고 대신 원고가 밤에 잠을 안자고 배회하며 횡설수설하여 야전병원으로 후송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원고 퇴원 후 2일만인 1977. 11. 9. 다시 부대로 가서 원고를 만나니 원고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 형의 위 진술서 기재와 같이 적어도 원고의 모친과 형이 원고를 면회 가서 원고는 만나지 못하고 다른 병사로부터 원고가 갑자기 정신병적 이상증세를 보여 야전병원으로 후송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사실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그러한 이상증세가 나타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물어보아 이를 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선임병의 구타는 사실일 개연성이 높으므로, 갑 제9호증의 1, 갑 제14호증의 각 기재와 원고본인신문 결과는 이를 신빙할 수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갑 제9호증의 1, 갑 제14호증의 각 기재와 원고본인신문 결과에 앞서 본 갑 제6호증의 1, 갑 제7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법원의 신체감정촉탁 결과를 종합해 보면, 원고는 군입대 후 정신적으로 별다른 이상증세 없이 생활해 오던 중 1977. 10.경 내무반장이 주최하는 내무반 전체 회식 자리에서 춤을 못춘다는 이유로 선임병으로부터 뒤에서 M-16 소총 개머리판으로 왼쪽 귀 뒤 부위를 구타당하여 혼절하였고 그 뒤부터 갑자기 정신분열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원심판결이 확정한 앞서의 사실관계를 더해 보면, 이 사건 질병의 발생과 위 선임병의 구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충분히 추단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선임병의 구타로 인하여 이 사건 질병이 발생하게 된 원고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1항의 [별표 1] 제2-11호에 규정된 ‘소속 상관 지휘하의 직장행사 또는 사기진작 등의 단체행동 중 사고로 상이를 입은 자’로서 위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공상군경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원심의 판단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한 증거판단의 위법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영란(주심) 이홍훈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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