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도286
판시사항
가. 다수의견: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인정한 사례 나. 소수의견:심리미진이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원심이 본건 공소사실에 대한 심리를 좀 더 하였더라면 원심판결과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중핵적 행위부분에 부합하는 적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본건 공소사실을 배척한 조처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계만기 【변호인(사선)】 변호사 김제형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72.12.30. 선고 72노1034 판결 【주 문】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계만기의 상고이유 (2)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이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이유 설시를 보면 제1심 판시사실의 피고인의 행위 중 중핵적 부분을 이루는 것을 (1) 피고인이 강간할 목적으로 (2) 피해자 공소외 1을 끌어안아 침대에 눕히고 (3) 동녀를 잭크 나이프로 좌측 서계부를 1회 찌르고 (4) 목을 양손으로 힘껏 눌러 가사상태에 빠지자 (5) 이를 창밖으로 밀어내어 던졌다는 사실로 파악하고 이러한 사실들에 부합하는 증거로서 (가)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 심문조서의 기재 (나) 원심의 감정인 공소외 2 작성의 감정서 및 동인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다) 압수된 콜셋 1개의 현존사실과 위 공소외 2의 환송전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등이 있는데 (ㄱ) 피고인이 강간하려고 피해자를 침대에 눕혀 입을 맞추려 하고 팬티를 벗기려 한데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찔러 억압할 정도로 피해자가 완강히 저항하였다면 침대의 시이트는 난잡하게 흐트러질 것으로 보는 것이 경험칙상 타당할 것인데 시이트가 구김살이 갈 정도로 밖에 흐트러지지 않은 점 (ㄴ) 법의학상 일반적으로 잭크 나이프 같은 예기에 의한 손상은 절창 또는 자상을 형성한다는 것인데 위 공소외 2 작성의 감정서 기재와 동인의 제1심 및 환송전 원심에서의 진술은 피해자의 좌측 서계부 창상의 창연이 불규칙한 열창이라고 하는 점, 우리의 경험칙상 잭크 나이프에 의한 손상에서는 다소간의 출혈이 있을 터인데 방실 어느 곳에서도 혈흔이 발견되지 못하였고 압수된 콜셋의 위 창상 부위에 부합하는 부분에 형성된 파손흔에는 타부분에서 보이는 골반골절에 의한 출혈, 월경혈등의 혈흔과 같은 혈흔이 보이지 않는 점, 위 콜셋에 형성된 위 파손흔의 모양이 " ㄱ" 자형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 ㄴ" 자 형으로도 보인다)을 이루고 그 변연은 불규칙하고 그 길이도 위 창상의 길이보다 월등하게 짧은 점으로 보아 칼에 의한 손상으로 보기 어려운 점, 피해자의 애정을 얻어 결혼할 것을 목적으로 한 피고인이 설사 강간의 동기는 수긍이 간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저항을 억압하기 위하여 하필이면 외음부에 접근한 서계부를 찔렀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운 점, 범행에 사용되었다는 잭크나이프가 끝내 발견되지 않은 점 (ㄷ) 환송 후 원심 감정인인 공소외 3 작성의 감정서 기재에 의하면 위 공소외 2 작성의 위 감정서 기재에 보이는 부검기록의 압흔 정도로는 사람이 가사 상태에 이르지 않는다고 하는 점,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는 것을 제지할 목적이라면 입을 틀어막는 것이 우리 인간의 순간적으로 당황한 경우에 예상되는 행위인데 피고인은 피해자의 목을 두손으로 눌르고 그 정도로 가사 상태에 빠질 정도로 눌렀다고 함은 수긍하기 어려운 점, 피고인과 피해자가 제1심 판시사실과 같은 관계에 있었다면 가사상태에 빠진 피해자에 대한 처치방법으로는 제1심 판시사실이나 주 청구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에 나아가기보다는 인공호흡이나 기타의 구급방법을 시도하려고 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점 (ㄹ) 위 부검기록에 의하면 피해자의 머리는 후두부에 피하출혈이 있을 뿐 다른 손상이 없는 대신 위 감정서 등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가 지면에 추락하는 순간 엉덩이와 좌측상 하지쪽이 거의 동시에 충격된 것으로 인정되고 제1심 및 환송전 원심증인 공소외 2, 공소외 4의 각 증언에 의하면 사람이 의식적으로 추락하면 발이 먼저 지면에 닿게 되나 의식없이 머리를 밑으로 하여 추락하기 시작하면 그대로 떨어져 머리가 먼저 지면에 충격되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가사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머리를 먼저 창밖으로 내밀고 두 다리를 잡아 밀어서 추락시켰다면 머리가 먼저 지면에 닿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점 (마) 환송후 원심 감정인 공소외 3 작성의 감정서 기재에 의하면 외상성 쇽크사의 개념과 원심 감정인 공소외 2 작성의 감정서 기재의 부검기록에 비추어 보아 피해자의 사인이 외상성 쇽크사라고 한 것은 부당하고 또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은 열상 및 가사상태 등에 대한 위 공소외 2 작성의 감정서 기재에 보이는 감정결과 등이 부당하다고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앞에 열거한 (가) 내지 (다)의 증거들은 모순투성이로서 쉽사리 믿을 수 없고 그 밖에 위에서 말한 이사건 피고인의 중핵적 행위부분에 부합하는 적법한 증거는 없으며 그 밖에 주변적 사실인 기록상 인정되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호텔 17층 방실에 유인 감금한 사실, 피해자가 동 방실에서 12층이나 밑에 있는 5층 베란다에 추락하여 사망한 사실과 기타의 희미한 간접증거만으로는 제1심 판결이나 검사의 주 청구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못된다고 하는데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1심 및 원심법정에서 진술한 바에만 의하더라도 (1) 피고인이 공소외 5로부터 피해자가 다른 남자와 같이 피고인이 경영하는 양장점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말을 듣고 고민하다가 1971.6.30 위 공소외 5로 하여금 ○○○호텔 20층에 있는 나이트클럽으로 피해자를 유인하게 한 다음 그 클럽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같이 맥주를 마시면서 위 공소외 5로 하여금 그 호텔 17층에 있는 호텔방 2개를 미리 예약하게 한 사실 (2) 피고인이 피해자와 함께 위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시면서 피해자에게 애인이 생겼다고 하는데 그 애인보다도 피해자를 훨씬 더 사랑하며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하였으나 피해자가 피고인을 그때까지 오빠이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으며 애인이라는 그 사람과 피해자가 약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전연 애정을 느끼고 있지 않음을 알면서도 피해자를 그 호텔 17층에 있는 1713호실로 강제로 끌고 들어간 사실 (3) 피고인이 피해자를 1713호실로 납치한 후 안으로 문을 잠그고 그 방 창문 옆에 있는 탁자의 의자에 피해자와 마주 앉았는데 피해자가 집에 가려고 일어설 때마다 피해자의 양어깨를 피고인의 양손으로 짚어 내려 앉히고 앞에 있던 탁자를 발로 차면서(그때 탁자가 약간 부서짐) 집으로 돌려 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피해자에게 절대로 돌려 보낼 수 없으며 피해자와 하룻밤을 같이 새고 그 다음날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빠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또 피해자의 애인에게는 피해자가 피고인과 하룻밤을 같이 지내고 이미 몸도 피고인에게 바쳤으니 포기하라고 말하겠다고 피해자에게 말한 사실 (4) 피고인이 피해자를 감금한 방실의 바로 앞에 있는 1709호실에다가 피고인이 위 공소외 5, 공소외 6을 잠자지 말고 대기하게 하여 위 1713호실에 다른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망보게 한 사실과 (5) 피해자가 위 호텔 17층에서 12층이나 밑에 있는 5층 베란다로 추락 사망한 사실이 명백하니 원심이 좀 더 본건 공소사실에 대한 심리를 하였더라면 원심판결과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피고인의 중핵적 행위부분에 부합하는 적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본건 공소사실을 배척한 조처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이점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따라서 다른 논점에 대한 판단을 기다릴 필요없이 원판결은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원판사 홍순엽, 이영섭을 제외한 관여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판사 홍순엽, 이영섭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은 그가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1)(2)(3)(4)(5)의 각 사실이 명백한 바이므로 원심이 좀더 본건 공소사실에 대한 심리를 하였더라면 원심판결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가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피고인의 중핵적 행위부분에 부합하는 적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본건 공소사실을 인정치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나 원래 심리미진은 사실오인 양형부당 이유 명시의 불비에 관련되는 문제이어서 이 심리미진이 독립하여 상고이유가 될 수 있느냐의 논이 없지도 아니 하지만 이를 법령위반의 "카테고리"에 드는 것으로 전제하여도 이 심리미진이라는 관념은 본시 직권주의를 채택한 형사소송 제도에 친근한 것이어서 당사자주의가 다분히 채택된 우리의 형사소송하에서는 이 심리미진을 광범위하게 아무런 제한없이 전가의 보도 모양 마음 내키는 대로 내 휘두를 수는 없을 것이다. 일건 기록상 증거능력 있는 증거가 있어 용이하게 이를 조사할 수 있음에도 이를 조사하지 아니하였다던가 부당하게 증거조사 청구를 배척하였다던가 한걸음 더 나아가 재판을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심리가 그치고 말았다는 등 사유가 있어 구체적으로 재판을 할 수 없을 단계에서 재판을 하였다고 비난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적어도 심리미진이 법령위반이라는 "카테고리"에 드는 것으로 보아 상고이유가 된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다수의견은 본건에 있어 어떠한 점이 심리미진이라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아무런 지적도 없이 좀 더 본건 공소사실에 대한 심리를 하였더라면 원판결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 바 이는 즉 좀 더 심리를 하였더라면 유죄 판결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표현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러한 추상적인 표현으로서 원판결에 법령위반이 있다고 하여 원판결을 파기할 수 있을런지 수긍하기 어려움을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 다시 중복하여 말하거니와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 대한 심리가 없어 재판할 수 없는 단계에서 재판을 하였다고 비난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는 것인지 다수설은 이에 대한 아무런 설시도 없이 좀더 본건 공소사실에 대한 심리를 하였더라면 판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는 표현은 좀더 심리를 하였더라면 유죄의 판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여 원판결에 사실오인이 있다는 것을 정면으로 표현한데 불과하다는 것이 명백하다.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의 규정에 의하여 본건은 사실오인을 상고이유로 할 수 없는 것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사법권 행사에 한계가 있어 자제가 있어야 하듯이 상고심의 사후 심사에도 한계가 있어 자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결론으로 삼고자 한다. 1973. 4. 27. 대법관 민복기(재판장) 홍순엽 이영섭 주재황 김영세 민문기 양병호 이병호 한환진 임항준 안병수 김윤행 이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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