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08449 증여세등부과처분취소
사실관계
원고는 1988년경 서울 종로구 소재 대지 214.9㎡를 증여받았고, 피고 서초세무서장은 이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피고는 수증일로부터 약 4개월 20일이 경과한 1988. 12. 19.자 감정가격을 증여 당시의 시가로 보아 과세표준을 산정하였다. 원고가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자, 피고는 원심 변론과정에서 위 감정가격이 시가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여 한국감정원이 1990. 5. 8. 증여일을 기준시점으로 소급하여 평가한 감정가격(을 제9호증의 1 내지 7)도 시가로 보아야 한다고 예비적으로 주장하였다. 원심은 두 감정가격 모두 증여 당시 시가로 인정하지 않고 과세처분 전부를 취소하였으며, 이에 피고가 상고하였다.
쟁점
첫째, 수증일로부터 상당 기간이 경과한 시점의 감정가격을 [법령:상속세 및 증여세법/제60조]상 증여 당시 시가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 문제된다. 둘째, 증여일을 기준시점으로 한 소급감정가격이 증여재산의 시가 평가자료로 적법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과세처분취소소송에서 법원이 정당세액을 산정하지 않은 채 처분 전부를 취소하는 것이 타당한지가 쟁점이 된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령:상속세 및 증여세법/제60조]에서 말하는 시가는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뿐 아니라 객관적·합리적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포함하므로,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 역시 시가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판례:90누4761]). 다만 수증일로부터 4개월 20일이 경과한 시점의 감정가격을 증여 당시 시가로 의제하기 위해서는, 그 사이 당해 토지의 가격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과세관청이 주장·입증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상속세기본통칙은 국세행정기관 내부의 업무처리지침에 불과하여 법원이나 일반국민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판례:88누48]), 통칙이 정한 기간 내의 감정가격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증여 당시 시가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편 대법원은 소급감정에 의한 감정가격이라 하더라도 객관적·합리적 평가방법에 의한 것인 한 시가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보아([판례:84누72]), 원심이 소급감정이라는 사유만으로 을 제9호증의 1 내지 7을 배척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과세처분취소소송에서 처분의 적법 여부는 과세액이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지에 따라 판단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제출된 자료에 의하여 정당세액이 산출되는 경우 그 초과 부분만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증여재산의 시가 산정에 있어 감정가격의 활용범위와 그 한계를 명확히 한 사례이다. [법령:상속세 및 증여세법/제60조] 제2항이 정하는 시가는 형식적인 거래가격에 한정되지 않고 객관적·합리적 평가방법에 의한 가액을 포함하므로, 거래사례가 없는 부동산의 경우에도 공신력 있는 감정가격이 시가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재확인하였다. 다만 평가기준일과 감정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가격변동의 부존재에 관한 입증책임이 과세관청에 있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두텁게 보호하였다. 또한 본 판결은 소급감정가격도 평가의 적정성이 인정되는 한 증거가치가 부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평가시점이 아닌 평가방법의 객관성·합리성을 시가 판단의 핵심기준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더 나아가 과세처분취소소송의 심판대상이 처분 자체가 아닌 정당세액의 객관적 존부에 있다는 총액주의의 입장에서, 법원은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정당세액을 산정하여 초과부분만을 일부 취소하여야 한다는 [법령:행정소송법/제27조]의 운용원리를 재확인한 점에서도 중요한 선례적 가치를 가진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상속세 및 증여세법/제60조] (평가의 원칙 등)
- [법령:행정소송법/제27조] (재량처분의 취소)
- [법령:행정소송법/제8조] (법적용예)
- [판례:90누4761]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도 시가로 볼 수 있다는 법리)
- [판례:88누48] (국세청 기본통칙의 법적 구속력 부정)
- [판례:84누72] (소급감정가격의 시가성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