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17603 손해배상(기)
사실관계
선정자 1은 경찰관에 의해 영장 없이 경찰서 보호실에 유치되어 일정 시간 동안 신체의 자유를 제한당하였다. 당시 보호실 유치는 정신착란자·주취자·자살기도자 등 응급 구호를 요하는 자에 대한 보호조치 목적이 아니라, 영장집행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으며 긴급구속의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다. 이에 선정자 1과 그 부모인 선정자 2 및 원고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위 불법구금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과 원심은 이 사건 보호실 유치를 영장주의에 반하는 불법구금으로 보아 선정자 1뿐 아니라 그 부모에 대하여도 위자료 청구를 인정하였고, 이에 원고는 상고를, 피고 대한민국은 부대상고를 각 제기하였다.
쟁점
첫째, 영장이나 긴급구속절차 없이 영장집행의 편의를 위해 피의자를 경찰서 보호실에 유치한 행위가 영장주의에 반하는 불법구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둘째, 생명침해가 아닌 불법행위의 경우에 피해자의 부모가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즉 [법령:민법/제752조]가 한정적 열거규정인지 예시적 열거규정인지가 문제된다. 셋째, 사실심 법원이 산정한 위자료 액수의 적정성에 관한 심사 범위가 쟁점이 된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경찰서 보호실은 통상 철창으로 된 방으로서 그 안에 대기하는 사람의 출입이 제한되어 사실상 그 의사에 반하여 일정 장소에 구금되는 결과가 되므로, [법령:경찰관 직무집행법/제4조] 제1항 및 제7항에 따른 응급구호 대상자의 24시간 이내 보호조치 시설로 운영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장 없이 피의자를 그곳에 유치하는 것은 영장주의에 반하는 위법한 구금이라고 판시하였다([판례:94다37226], [판례:93도958] 참조). 따라서 긴급구속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영장집행의 편의를 위하여 보호실에 유치한 행위는 불법구금에 해당하며, 그로써 신체의 자유를 박탈당한 실질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법령:헌법/제12조]의 영장주의 및 [법령:헌법/제29조], [법령:국가배상법/제2조]에 따른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다. 또한 [법령:민법/제752조]는 생명침해의 경우 위자료 청구권자를 열거하고 있으나 이는 예시적 열거규정이므로, 생명침해가 아닌 불법행위에서도 피해자의 부모는 정신적 고통을 입증함으로써 [법령:민법/제750조] 및 [법령:민법/제751조]의 일반원칙에 의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판례:65다292], [판례:77다1942] 참조). 나아가 타인의 불법행위로 부당하게 신체를 구금당한 피해자의 직계존속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상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선정자 1의 부모인 선정자 2와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인용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하였다.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직권에 속하는 재량으로 확정할 수 있다는 종전 법리([판례:87다카57])에 따라 원심의 산정이 상당하다고 보고 상고와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의의 및 해설
이 판결은 경찰서 내 보호실 유치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하여, 응급구호 대상자에 대한 [법령:경찰관 직무집행법/제4조]상 보호조치를 제외한 영장 없는 보호실 유치는 그 명목이 무엇이든 영장주의에 반하는 불법구금임을 재확인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특히 영장집행의 편의나 사건 처리의 효율성을 이유로 한 임의적 유치 관행에 대해 [법령:헌법/제12조]가 천명한 신체의 자유와 영장주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함으로써, 수사기관의 신체 구속 절차에 대한 사법적 통제 기준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법령:민법/제752조]를 예시적 열거규정으로 보는 종전 입장을 유지하면서, 불법구금과 같이 생명침해에 이르지 않는 인격권 침해 사안에서도 직계존속이 [법령:민법/제750조], [법령:민법/제751조]에 기하여 고유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위자료 청구권자의 범위에 관한 실무 기준을 재확인하였다. 위자료 액수의 산정이 사실심 법원의 재량사항이라는 법리도 함께 확인되어, 상고심에서의 심사 범위가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헌법/제12조]
- [법령:헌법/제29조]
- [법령:경찰관 직무집행법/제4조]
- [법령:국가배상법/제2조]
- [법령:민법/제750조]
- [법령:민법/제751조]
- [법령:민법/제752조]
- [판례:94다37226]
- [판례:93도958]
- [판례:65다292]
- [판례:77다1942]
- [판례:87다카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