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21945 손해배상(기)
사실관계
캐나다에서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는 캐나다 내 판매를 목적으로 피고 주식회사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한 후 캐나다에서 위 물품을 인도받았다. 그러나 인도받은 면제품은 세탁 시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캐나다 시장에서 판매가 불가능하게 되었고, 이에 원고는 위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매매대금의 반환과 함께 법률비용, 판매사원 고용비, 일실이익 등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매매대금 반환은 인용하였으나 판매사원 고용비 및 일실이익 부분은 특별손해로 보아 피고의 예견가능성과 손해액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두 배척하였다.
쟁점
첫째,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가 특별손해에 해당하는 경우 채무자의 예견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둘째, 일실이익에 대한 채권자의 손해액 입증이 불충분한 때에 법원이 곧바로 청구를 배척할 수 있는지, 아니면 석명권을 행사하여 입증을 촉구하여야 하는지가 다투어진다. 셋째, 계약상대방의 이행을 신뢰하여 지출한 판매사원 고용비 등 신뢰이익 상당의 비용을 일실이익과 함께 청구할 수 있는지 및 그 범위가 쟁점이다. 넷째, 계약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의무와 손해배상의무 상호간에 동시이행의 관계가 인정되는지가 문제된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하면서, 원고가 이 사건 면제품을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수입한다는 사정을 피고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채무불이행이 있을 경우 원고가 판매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는 사정 역시 피고가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채무자가 손해배상책임을 지기 위하여 채권자가 확실히 이익을 얻을 것이라거나 그 액수까지 알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그 이익이 통상적인 범위를 초과하는 과다한 것일 때에는 통상이익의 범위로 한정될 뿐이라고 설시하였다. 손해액 입증이 불충분하더라도 채무불이행과 특별사정의 예견가능성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석명권을 적극 행사하여 입증을 촉구하여야 하고, 장래 일실이익의 증명도는 과거 사실의 증명도보다 경감되어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의 상당한 개연성 있는 이익의 증명으로 족하다고 보았다. 한편 상대방의 이행을 신뢰하여 지출한 판매사원 고용비 등 신뢰비용도 채무자가 그 지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통상의 비용 범위에 속하면 이행이익의 한도에서 배상청구가 가능하되, 일실이익과 중복배상을 막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으로 한정된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법령:민법/제549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법령:민법/제536조]에 따른 동시이행의 채권·채무에는 원상회복의무뿐만 아니라 손해배상의무까지 포함된다고 명확히 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법령:민법/제393조]가 정한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구별 및 채무자의 예견가능성 법리를 국제 매매 사안에 적용하여, 매수인이 전매(轉賣)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을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일실이익 손해의 예견가능성을 비교적 폭넓게 인정한 사례로서 의의가 있다. 특히 장래의 일실이익에 관하여 증명도를 경감하여 "상당한 개연성 있는 이익의 증명"으로 족하다고 본 점은 [판례:85다카538], [판례:86다카1453]의 법리를 재확인·정착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신뢰이익(지출비용) 손해와 이행이익(일실이익) 손해의 병존적 청구를 인정하면서도 중복배상 방지를 위해 일실이익을 순이익에 한정한 점은 손해배상 산정의 실무적 기준을 제시하였다. 동시이행관계의 범위를 원상회복의무에 한정하지 않고 손해배상의무까지 확장한 부분 역시 [법령:민법/제549조]의 해석론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본 판례는 이후 채무불이행에 따른 일실이익 입증 정도와 석명권 행사 의무에 관한 선례로 널리 원용되고 있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민법/제390조]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 [법령:민법/제393조] (손해배상의 범위 —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 [법령:민법/제536조] (동시이행의 항변권)
- [법령:민법/제548조] (해제의 효과, 원상회복의무)
- [법령:민법/제549조] (원상회복의무와 동시이행)
- [법령:민사소송법/제136조] (석명권·석명의무)
- [판례:67다466] (전매목적 인식과 일실이익에 대한 예견가능성)
- [판례:81다1045] (손해액 입증 불충분 시 석명권 행사 의무)
- [판례:85다카538] (장래 일실이익의 증명도 경감)
- [판례:86다카1453] (상당한 개연성 있는 이익의 증명으로 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