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26155 손해배상(기)
사실관계
원고들은 피고 대우전자 주식회사(이하 ‘피고 대우전자’)의 주식을 취득한 일반 투자자들로, 피고 대우전자가 제27기 및 제28기 사업연도에 걸쳐 분식회계를 통해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사업보고서에 기재하여 공시하였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피고 1 회계법인이 합병한 회계법인은 위 두 사업연도의 외부감사를 수행하면서 재무제표상의 부정과 오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는 다수의 사정을 발견하였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적정의견 또는 한정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작성·공표하였다. 원고들은 2000. 10. 24. 피고 대우전자, 그 이사들 및 피고 1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법령:증권거래법/제186조의5], [법령:증권거래법/제14조], [법령:증권거래법/제197조] 및 [법령: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제17조]에 근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피고들은 청구권자가 ‘당해 사실을 안 날’부터 1년의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는 항변과 부실감사·분식회계와 주식 취득 사이의 인과관계 부존재 등을 다투었다.
쟁점
[법령:증권거래법/제16조]에 정한 ‘당해 사실을 안 날’의 의미와 제척기간 기산점이 문제되었다. 또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와 주식 취득 사이의 거래 인과관계, 그리고 [법령:증권거래법/제15조] 제2항이 정한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책임 및 그 입증 방법이 쟁점이 되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령:증권거래법/제16조]가 정한 ‘당해 사실을 안 날’이란 청구권자가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나 기재누락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때를 의미하며, 일반인이 그러한 사실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권자도 현실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판례:96다41991]). 이를 바탕으로 원고들이 소 제기일인 2000. 10. 24.부터 1년 전인 1999. 10. 24. 이전에 분식회계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또한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주가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일반 투자자는 그러한 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거래 인과관계를 인정하였다([판례:96다41991]). 나아가 [법령:증권거래법/제15조] 제2항의 입증책임 전환 법리에 따라, 주식 취득자는 허위기재와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필요가 없고, 주권상장법인 등이 그 인과관계 부존재를 입증하여야 한다고 보았다([판례:2002다38521]).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은 당해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손해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 또는 부분적 영향에 그쳤다는 사실, 혹은 다른 요인이 손해를 야기하였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입증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의의 및 해설
이 판결은 분식회계와 부실감사로 인한 증권관련 집단소송의 중요 쟁점인 제척기간, 거래 인과관계, 손해 인과관계의 입증책임 분배에 관한 법리를 종합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당해 사실을 안 날’을 현실적 인식 시점으로 엄격히 해석함으로써 일반 투자자의 권리행사 기회를 두텁게 보장하였고, 일반 투자자가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주식을 거래하였다는 ‘신뢰의 추정’을 실질적으로 인정함으로써 거래 인과관계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였다. 또한 [법령:증권거래법/제15조] 제2항을 매개로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책임을 발행회사·임원·외부감사인에게 전가시킨 입법취지를 강조하면서,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 입증의 구체적 방법을 직접·간접 두 가지 방식으로 정리하였다. 현행 법제에서는 위 법리가 [법령: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162조] 및 [법령: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170조]를 통하여 그대로 승계되어 적용되고 있으며, 외부감사인의 책임에 관하여는 [법령: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제31조]가 동일한 입증책임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162조]
- [법령: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170조]
- [법령: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제31조]
- [판례:96다41991]
- [판례:2002다38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