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39744 국가보안법위반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정부 당국의 승인 없이 북한을 방문한 행위 등으로 국가보안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 제1심 제7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은 당시 통일원장관이었던 자를 증인으로 신청하였고, 법원은 그 증언이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방청인을 피고인들의 가족 3인씩으로 제한하기로 결정·고지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은 당시 아무런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였다. 제8회 공판기일에서는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이 일부 제한되었고, 구속기간 만료를 약 24일 앞둔 시점에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이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을 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소송진행을 정지하지 아니하고 절차를 진행하였다. 원심은 필요적 변호사건임에도 변호인 부재 상태로 진행된 제1심 제8회 공판기일의 증거조사 절차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이 판결하였다.
쟁점
첫째, 증인신문 시 방청인을 제한한 조치가 헌법상 공개재판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둘째, 재판장이 소송지휘권에 기하여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일부 제한한 조치의 적법성이 다투어졌다. 셋째, 구속기간 만료가 임박한 사정이 기피신청에도 불구하고 소송진행을 정지하지 아니할 수 있는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넷째,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성립의 진정이 인정된 경우 진술의 임의성을 다투는 피고인에 대한 증거능력 판단의 기준이 문제되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헌법 제109조 및 [법령:법원조직법/제57조]에 따라 국가의 안전보장 등을 위하여 법원이 결정으로 심리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고, 법정의 규모와 질서유지 등을 고려하여 방청권 발행 등의 방법으로 방청인 수를 제한하는 것은 공개재판주의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법령:형사소송법/제299조]에 따라 재판장은 중복되거나 소송에 관계없는 신문을 본질적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제한할 수 있으므로, 이미 충분히 진술된 사항이나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사항에 대한 반대신문 제한은 적법하다고 보았다. 기피신청에 관하여는 [법령:형사소송법/제22조]의 단서에 따라 소송진행 정지의 예외인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법령:형사소송법/제92조] 및 [법령:형사소송법/제306조]에 비추어 기피신청으로 소송진행이 정지되더라도 구속기간의 진행은 정지되지 아니하므로, 구속기간 만료가 임박한 경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끝으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공판정에서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면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있고, 피고인이 임의성을 다투는 경우 법원은 조서의 형식·내용, 피고인의 학력·경력·지위·지능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 [판례:82도3248] 등을 인용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공개재판주의의 적용 범위와 그 합리적 제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점에서 의미가 있다. 헌법상 재판공개의 원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안전보장·안녕질서·선량한 풍속 등의 사유와 법정 공간의 물리적 제약에 따라 합리적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또한 본 판결은 소송지휘권에 기한 반대신문 제한의 한계로 「본질적 권리의 침해 여부」라는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형사소송 실무상 중요한 지침이 된다. 기피신청과 구속기간의 관계에 관하여는, 기피신청에 의한 절차정지가 구속기간 진행을 정지시키지 아니한다는 해석을 토대로 구속기간 만료 임박을 「급속을 요하는 경우」로 인정함으로써, 기피제도가 구속기간 도과를 노린 절차지연 수단으로 남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적 의의를 갖는다. 나아가 본 판결은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임의성 판단에 관한 종래의 자유심증주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그 판단요소를 구체화하였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법원조직법/제56조]
- [법령:법원조직법/제57조]
- [법령:형사소송법/제22조]
- [법령:형사소송법/제92조]
- [법령:형사소송법/제275조]
- [법령:형사소송법/제299조]
- [법령:형사소송법/제306조]
- [법령:국가보안법/제6조]
- [판례:82도3248]
- [판례:86도1429]
- [판례:83도1718]
- [판례:87도929]
- [판례:87도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