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77635 근로자지위확인
사실관계
피고 현대자동차 주식회사는 자동차 제조공장 내 의장·차체·도장 등 직접생산공정 업무 일부를 사내협력업체에 도급 형식으로 위탁하여 운영하여 왔다. 원고들은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되어 피고의 작업현장에 투입되어 컨베이어 라인 등에서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와 함께 조립작업 등을 수행한 근로자들이다.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배치, 작업량·작업방법·작업순서·작업속도, 근무시간, 휴게시간, 연장·야간근로, 교대제 운영 등을 결정하고, 정규직 결원이 발생할 경우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로 결원을 대체하기도 하였다. 사내협력업체의 현장관리인이 소속 근로자에게 구체적 지시를 하기는 하였으나, 그 지시 내용 상당 부분은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전달하거나 피고의 통제 아래 이루어진 것이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자신들이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쟁점
첫째,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와 도급인인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이다. 둘째, 사내협력업체와 피고 사이의 도급계약이 실질적으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상의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그 판단 기준이다. 셋째,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에 대한 위법한 근로자파견의 경우에도 구 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그 적용 시점은 언제인지가 문제되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려면 원고용주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독립성을 결하여 형식적·명목적 존재에 불과하여야 한다고 보아([판례:2008두4367]), 사내협력업체가 인사권·징계권 등을 독자적으로 행사한 이상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어 도급과 근로자파견의 구별은 계약 명칭이 아니라 ① 도급인의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 여부, ② 도급인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③ 원고용주의 인사·노무관리에 관한 독자적 결정권 행사 여부, ④ 계약 목적의 한정성 및 업무의 전문성·기술성, ⑤ 원고용주의 독립적 기업조직·설비 보유 여부 등을 종합하여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비추어 피고가 작업배치권·변경결정권을 행사하고 작업의 세부사항을 결정한 점, 정규직과 동일 조에 배치되어 결원 대체까지 이루어진 점, 사내협력업체에 고유한 기술·자본 투입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 1~4는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였다. 또한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는 구 파견법 [법령: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5조]에 따라 근로자파견 대상에서 제외되어 위법파견에 해당하나,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은 적법한 파견에 한정되지 않으므로([판례:2007두22320]) 파견 개시일로부터 2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위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 지위를 취득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위법파견이라는 사정만으로 2년 경과 전부터 곧바로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여, 이를 다툰 원고 5~7의 상고는 기각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자동차 제조업체의 사내하도급에 대하여 근로자파견 해당성을 정면으로 인정한 대표적 사례로, 이른바 ‘5대 판단 요소’를 제시하여 이후 사내도급·파견 구별 실무의 기준을 확립하였다. 특히 컨베이어 라인 작업과 같이 도급인이 작업의 흐름과 속도를 통제할 수밖에 없는 직접생산공정에서, 형식상 도급계약의 외관을 갖추었더라도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위법한 근로자파견에도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판례:2007두22320])의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다만 그 효과 발생 시점은 어디까지나 ‘2년 경과 다음 날’임을 명확히 하여 위법파견의 법적 효과 범위에 한계를 설정하였다. 묵시적 근로계약 법리와 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 법리를 명확히 구분하여 적용한 점에서, 사내하도급 분쟁 해결의 이원적 구조를 정리한 의의가 있다. 현행 [법령: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6조의2]는 위법파견에 대하여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를 규정하는 방식으로 개정되었으므로, 본 판결의 법리는 구법 사안의 해석 기준으로 기능한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2조]
- [법령: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5조]
- [법령: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6조의2]
- [법령:근로기준법/제2조]
- [판례:2008두4367]
- [판례:2007두2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