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192048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
사실관계
피고인은 1995. 6. 15.경 실시된 서울특별시 ○○○○○○○○조합의 이사장 선거에 출마하여 경쟁 후보자인 피해자와 당선을 다투었다. 피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로 25㎝ 세로 35㎝가량의 일정한 제호가 없는 낱장 인쇄물을 조합원들에게 배포하였고, 그 내용에는 전(前) 이사장이 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당하고 업무상 비리로 구속된 사실, 피해자가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 피해자가 전 이사장과 같은 친목회 소속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였다는 사실, 피고인의 합동유세 제의에 피해자가 선거 임박해서야 반박한 사실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인쇄물 문구 중에는 "탄생시킨 주역", "추종", "저의", "조합원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 등 다소 감정적이고 과격한 표현이 사용되었다. 검사는 피고인을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로 기소하였고, 원심이 무죄 취지로 판단하자 검사가 상고하였다.
쟁점
첫째, [법령:형법/제309조] 제1항의 '기타 출판물'에 제호 없는 낱장 선전 인쇄물이 포함되는지 여부이다. 둘째, 적시된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면서 일부 과장된 표현을 포함한 경우 '진실한 사실'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셋째, 적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 [법령:형법/제309조] 제1항의 '비방할 목적'을 인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법령:형법/제310조]에 의한 위법성 조각이 적용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가 문제된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령:형법/제307조] 및 [법령:형법/제309조]에서 말하는 '진실한 사실'이란 그 내용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는 사실을 의미하므로 세부에서 약간의 차이나 다소의 과장이 있더라도 무방하다고 판시하면서, 이 사건 인쇄물의 적시 사실은 그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법령:형법/제309조] 제1항의 '기타 출판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등록·출판된 제본 인쇄물에 준하는 정도의 높은 전파성·신뢰성·장기 보존가능성을 가지고 사실상 출판물로 유통될 수 있는 외관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 사건 인쇄물은 제호조차 없는 낱장의 광고성 인쇄물에 불과하여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판례:97도133]). 또한 '비방할 목적'은 가해의 의사·목적을 의미하여 공공의 이익을 위한 동기와는 상반되는 관계에 있고, 적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 목적이 부인된다고 보았다. 조합의 목적과 성격, 4만여 명의 조합원, 이사장의 지위와 직선 선출방식, 전 집행부 비리가 쟁점이 된 선거의 경위 등에 비추어 적시 사실은 조합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며, 피고인의 주된 동기도 후보자의 자질·전력 정보를 투표권자에게 제공하려는 공익적 목적이었다고 인정하였다. 따라서 [법령:형법/제309조] 제1항의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아니하고, 가사 [법령:형법/제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법령:형법/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법령:형법/제309조] 제1항의 '기타 출판물' 개념을 형식적·기능적 기준으로 한정하여, 등록 간행물에 준하는 전파성·신뢰성·보존가능성을 갖춘 인쇄물에 한정된다는 법리를 재확인한 데에 의의가 있다. 또한 '비방 목적'과 '공공의 이익'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 측면에서 상반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실 적시인 경우 원칙적으로 비방 목적이 부정되고 결과적으로 [법령:형법/제309조] 제1항의 적용이 배제됨을 명확히 하였다. 나아가 '공공의 이익'에는 국가·사회 일반의 이익뿐만 아니라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도 포함되며([판례:97도88]), 부수적으로 사익적 동기가 혼재되어 있더라도 주된 동기가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법령:형법/제310조]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종래 법리를 선거 국면의 후보자 비판 표현에 적용한 사례이다. 본 판례는 이후 선거·조합 등 자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질·전력에 대한 검증적 표현의 위법성 판단 기준으로 널리 원용되고 있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형법/제307조] (명예훼손)
- [법령:형법/제309조]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 [법령:형법/제310조] (위법성의 조각)
- [판례:97도133]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에서 '기타 출판물'의 의미)
- [판례:97도88] (공공의 이익에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의 이익이 포함된다는 판시)
- [판례:88도899] (주된 동기가 공익이면 부수적 사익 동기가 있어도 [법령:형법/제310조] 적용)
- [판례:94도1942] (공공의 이익 판단 기준)
- [판례:95도1473]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실 적시의 위법성 조각)
- [판례:84도1547] ([법령:형법/제310조]은 [법령:형법/제307조] 제1항에만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