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219973 강제추행
사실관계
피고인은 자신의 처가 운영하는 식당의 지하실에서 종업원인 피해자(35세 기혼 여성) 및 공소외인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어울리고 있었다. 공소외인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피고인은 피해자를 뒤에서 껴안고 블루스를 추면서 피해자의 유방을 만졌다. 검사는 피고인을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하였으나, 원심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강제추행의 범의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이에 검사가 상고하였다.
쟁점
순간적·기습적으로 피해자의 신체를 만진 행위가 [법령:형법/제298조]에서 정한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인 "폭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그러한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평가되어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아울러 그 행위태양과 정황에 비추어 피고인의 추행 범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함께 문제되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으면 충분하고, 그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판례:91도3182], [판례:94도630]). 또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성별·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판례:97도2506]). 이러한 법리에 따라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뒤에서 껴안고 유방을 만진 행위는 비록 순간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유형력의 행사이자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고, 그 행위태양에 비추어 추행의 범의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원심에는 [법령:형법/제298조] 강제추행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의의 및 해설
이 판결은 강제추행죄에서의 폭행 개념을 이른바 '기습추행' 유형으로 확대 적용한 종래의 법리를 재확인한 것으로, 폭행과 추행이 분리되지 않고 추행행위 자체가 곧 폭행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법령:형법/제298조]의 구성요건이 충족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특히 폭행의 정도에 관하여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에 이를 필요가 없고 의사에 반한 유형력 행사이면 강약을 불문한다고 보아, 피해자의 적극적 항거 여부에 매이지 않고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에 초점을 둔다. 추행 해당 여부는 행위 자체의 외형뿐 아니라 당사자 관계, 경위, 정황,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함을 명시함으로써, 사실심의 평가 기준을 구체화한 점에 의의가 있다. 이후 직장 내 회식자리 등 일상적 사회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신체 접촉형 추행 사건의 판단 기준으로 폭넓게 원용되어 왔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형법/제298조] (강제추행)
- [법령: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10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 [판례:91도3182] — 강제추행죄에서 폭행은 의사에 반한 유형력 행사이면 강약을 불문한다는 법리
- [판례:94도630] —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강제추행죄 성립을 인정한 판례
- [판례:97도2506] — 추행 해당 여부의 종합적 판단 기준을 제시한 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