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237175 국가보안법위반·현주건조물방화치상·현주건조물방화예비·계엄법위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특수공무집행방해·범인은닉·범인도피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학내 의식화 학습 모임을 결성한 후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활동을 하고, 현주건조물에 방화하여 사상의 결과를 발생시켰으며, 일부 피고인은 계엄법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은닉·도피 등의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수사 단계에서 검사는 피고인들을 여러 차례 신문하여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였고, 신문 시마다 진술거부권을 고지한 후 작성된 조서의 내용을 낭독하고 진술자에게 오기·증감 변경 여부를 확인받아 간인 및 서명·무인을 받는 절차를 거쳤다. 1심 및 원심(대구고등법원 1982.12.13. 선고 82노1399 판결)은 위 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하였고,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진술의 임의성과 특신상태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상고하였다.
쟁점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 임의성을 다툴 때 그 임의성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이 검사 또는 피고인 어느 쪽에 분배되는가, 진술의 임의성이 추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그리고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에 있다. 또한 [법령:형사소송법/제312조] 및 [법령:형사소송법/제313조]가 규정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특신상태)의 판단방법도 함께 문제되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령:헌법/제12조]가 신체의 자유와 진술거부권, 영장주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자백배제법칙을 선언하고 있고, [법령:형사소송법/제309조]가 고문·폭행·협박·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성이 없다고 의심할 만한 자백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법령:형사소송법/제317조]에 의하여 임의로 된 것이 아닌 진술은 증거로 할 수 없고, [법령:형사소송법/제312조] 및 [법령:형사소송법/제313조]에 의한 조서·진술기재서류의 증거능력은 성립의 진정과 특신상태의 충족을 요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진술의 임의성이란 임의성을 잃게 하는 사정이 없다는 소극적 사실로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비추어 임의성 결여는 오히려 이례에 속하므로 진술의 임의성은 추정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임의성을 다투더라도 검사 또는 피고인 어느 일방에게 임의성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이 분배되는 것이 아니며, 법원은 조서의 형식·내용, 진술거부권 고지 여부, 낭독·확인·서명·무인 등 작성절차, 진술자의 신분·사회적 지위·학력·지능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자유심증에 의하여 판정하면 족하다고 판시하였다. 특신상태의 판단 또한 같은 법리에 의한다고 보아 원심이 위 조서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조치를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 부정이라는 원칙을 천명하면서도, 진술의 임의성에 대해서는 입증책임 분배론을 배척하고 "임의성 추정설"을 명시적으로 채택한 대표적 선례이다. 당사자주의를 관철할 경우 검사가 조서를 제출한 이상 그 임의성에 관한 입증책임을 진다는 견해도 가능하나, 대법원은 임의성 결여 사유가 사회통념상 예외적·이례적 사정인 점을 근거로 하여 자유심증주의([법령:형사소송법/제308조]) 위에서 법원이 제반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절충적 입장을 취하였다. 다만 임의성 추정은 어디까지나 작성절차의 적법성과 진술 정황 전반이 정상적인 경우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면 [법령:형사소송법/제309조]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점에서 무제한적 추정이 아님에 유의하여야 한다. 본 판결은 이후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임의성 및 특신상태 판단 기준에 관한 실무의 출발점이 되었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헌법/제12조] (신체의 자유, 진술거부권, 자백배제법칙)
- [법령:형사소송법/제308조] (자유심증주의)
- [법령:형사소송법/제309조] (강제 등 자백의 증거능력)
- [법령:형사소송법/제312조]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 [법령:형사소송법/제313조] (진술서 등)
- [법령:형사소송법/제317조] (진술의 임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