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600623 자동차운행정지가처분취소등
사실관계
원고는 개인택시 운송사업자로서 승차거부행위를 하였다는 사유로 처분청인 서울특별시 노원구청장으로부터 1993. 11. 15.부터 15일간 자동차 운행정지처분을, 같은 사유로 10일간의 택시운전자격 정지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위 각 제재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제재기간은 원심 변론종결일인 1994. 9. 6. 이전에 이미 모두 경과하였다.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이 별도로 정지된 사정은 없었으며, 다만 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등 규칙상 처분기준에서 위반횟수에 따라 가중처분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원심은 본안에 들어가 심리·판단하여 청구를 배척하였고, 이에 원고가 상고하였다.
쟁점
제재적 행정처분의 제재기간이 이미 경과한 후에도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령:행정소송법/제12조] 후문상의 “회복되는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 특히 부령인 시행규칙이나 지방자치단체 규칙에서 위반횟수에 따른 가중처분 기준을 두고 있는 경우 그 가중처분의 위험이 위 법률상 이익에 해당하는지가 다투어졌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령:행정소송법/제12조] 후문의 “법률상 이익”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구체적 이익을 의미하며, 간접적·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에 그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종래의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부령 형식의 시행규칙이나 지방자치단체 규칙으로 정한 행정처분의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그 규칙상 위반횟수에 따른 가중처분 규정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제재기간 경과 후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가중된 후행처분의 적법 여부는 법원이 규칙에 구속됨이 없이 근거 법률의 취지에 따라 독자적으로 심리·판단할 수 있으므로 그 단계에서 선행처분의 사실관계도 다툴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종전 입장과 배치되는 [판례:93누12572] 및 [판례:93누21255] 판결을 폐기하고, 본안에 나아간 원심판결을 파기한 뒤 자판으로 소를 각하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제재적 행정처분의 제재기간 경과 후 협의의 소의 이익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을 전원합의체 형식으로 재정비한 사안이다. 핵심은 두 가지 법리, 즉 ① “법률상 이익”의 협의설적 이해와 ② 부령·자치규칙상 처분기준의 행정규칙적 성질론을 결합하여, 규칙상 가중처분 기준이 후행처분에서 야기할 불이익을 단순한 사실상의 불이익으로 평가한 점에 있다. 결과적으로 제재기간이 도과한 처분에 대하여는 별도의 법률상 이익 침해사정이 없는 한 소를 각하하여야 하며, 가중처분의 위험은 후행처분 단계에서 다투면 족하다는 구조를 취한 것이다. 다만 6인의 반대의견은 규칙상 가중처분 기준이 행정실무를 사실상 강하게 구속하므로 권리구제의 실효성 측면에서 소의 이익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보아 다수의견과 첨예하게 대립하였고, 이러한 논의는 이후 대법원 2006. 6. 22. 선고 2003두1684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가중처분 기준이 부령으로 규정된 경우 소의 이익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판례가 변경되는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사적(史的) 의의가 크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행정소송법/제12조] (원고적격 및 협의의 소의 이익)
- [법령: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제85조] (구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에 대응하는 현행 면허취소·사업정지 등 처분 근거)
- [법령: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제87조] (구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3조의4에 대응하는 운전자격 취소·정지 근거)
- [판례:81누243] (규칙상 가중처분 규정과 법률상 이익의 부정)
- [판례:92누3625] (제재기간 경과 후 소의 이익 부정)
- [판례:95누4087] (동일 취지의 종전 판례)
- [판례:93누12572] (본 판결로 폐기)
- [판례:93누21255] (본 판결로 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