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602165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사실관계
원고 세왕진흥기업주식회사는 국회 청사의 미화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던 회사로, 소속 위생관리노동조합과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장기간 진행하였다. 노동조합은 단체교섭과 병행하여 국회 미화원들의 신분을 국회 고용직 공무원으로 환원해 달라는 진정을 대통령·국회·정당·언론기관 등에 제출하고, 쟁의기간 중 "고용직으로 환원하라"는 리본을 착용하기도 하였다. 원고 회사는 노동조합 활동을 주도한 조합 간부 참가인 등 5명을 재계약 포기의 방법으로 해고하였고, 근로계약상 근무장소가 국회 현장으로 특정되어 있던 참가인 박종만에 대해서는 노사 분규가 한창이던 시기에 다른 곳으로의 전직명령을 한 후 이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해고하였다.
쟁점
첫째, 노동조합이 근로조건 개선 외에 고용직 공무원으로의 신분 환원이라는 부수적 목적을 함께 추구한 경우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이 부정되는지 여부이다. 둘째, 근로계약상 근무장소가 특정된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전직명령이 인사권 남용 또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며, 이를 거부한 데 따른 해고의 정당성도 함께 문제된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쟁의행위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목적·시기·절차·방법 모두가 [법령: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37조]가 정하는 정당한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는 종전 법리([판례:90누4006])를 재확인하였다. 하나의 쟁의행위가 여러 목적을 가진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였더라도 쟁의행위에 나아갔을 것으로 인정되는 한 그 정당성은 유지된다고 보았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고용직 공무원 환원 운동은 대외적 활동 또는 부차적 목적에 불과하고 직접적·주된 목적은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이었으므로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근로계약상 근무장소가 국회 현장으로 특정된 참가인 박종만에 대한 전직명령은 그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법령:근로기준법/제23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를 결한 인사권 남용에 해당하며, 노사분규가 한창인 시점에 조합활동을 봉쇄할 의도로 행해진 점에서 [법령: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81조]가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판례:90다카27389] 참조). 따라서 위 전직명령을 거부한 것을 이유로 한 해고 또한 정당성을 갖지 못하므로, 원고의 해고를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쟁의행위에 복수의 목적이 혼재된 경우 그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주된 목적설"을 명확히 한 데에 의의가 있다. 노동조합이 사용자가 처분 권한을 갖지 못하는 사항이나 정치적 성격을 띠는 요구를 부수적으로 제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쟁의행위 전체가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고, 단체교섭 단계에서 과다한 요구가 있더라도 이는 교섭으로 조정할 문제이지 곧바로 쟁의 목적의 부당성으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근로계약에서 근무장소가 특정된 경우 이를 변경하는 전직명령에는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노동쟁의 시기에 조합 활동가에 대해 행해진 전직명령의 부당노동행위성을 인정함으로써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가 노동3권을 침해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견제하였다. 이 법리는 이후 쟁의행위 정당성 판단과 전직명령의 적법성 심사에서 일관되게 원용되고 있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37조] (쟁의행위의 기본원칙)
- [법령: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81조] (부당노동행위)
- [법령:근로기준법/제23조] (해고 등의 제한)
- [판례:90누4006] (쟁의행위 정당성 판단 기준)
- [판례:90다카27389] (전직·전보명령의 권리남용 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