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67148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사기·종합금융회사에관한법률위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재산국외도피)·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외국환거래법위반
사실관계
피고인 1과 피고인 2는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적자 상태이던 보성인터내셔날의 1997 회계연도 재무제표 등을 흑자인 것처럼 분식회계한 후, 1999년 3월경 영남종합금융으로부터 합계 200억 원을 신용대출 형식으로 차입하였다. 또한 피고인 1과 피고인 3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적자인 닉스의 1998 회계연도 재무제표 등을 분식한 후 같은 해 4월 및 5월경 영남종합금융으로부터 합계 60억 원을 차입하였다. 위 각 대출은 모두 영남종합금융이 BIS비율 8%를 맞추기 위해 시급히 추진하던 8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보성그룹 계열사가 참여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약정상 보성그룹 5개사에 대한 회사별 대출금액은 자금 수요를 감안하여 여신 한도 범위 내에서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검사는 위 각 분식 재무제표 제출행위를 기망행위로 보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으로 기소하였고, 원심은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쟁점
분식회계로 작성된 재무제표 등을 종합금융회사에 제출하여 신용대출을 받은 행위에 대하여, 해당 재무제표가 실제로 제출·심사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대출의 실질적 동기가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반대급부였던 경우에도,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종래의 법리를 재확인하였다([법령:형법/제347조], [판례:2000도1155]). 먼저 영남종합금융에 허위 재무제표가 제출되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공소외 3의 진술은 추측에 불과하거나 애매하여 일관성이 없고, 공소외 4는 채권관리업무 담당자로서 해당 대출 자체를 직접 담당하지 아니하였으며, 그가 검찰에 제출한 대출 관련 서류 중에도 재무제표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위 각 진술만으로는 재무제표 등의 제출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나아가 가사 재무제표 등이 제출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위 각 대출은 통상의 신용대출이 아니라 BIS비율 충족을 위해 유상증자 파트너가 절실하던 영남종합금융이 보성그룹을 유상증자 참여자로 확보하기 위하여 그 참여 액수의 3배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출해 주기로 한 사전 약정의 이행에 불과한 것으로서, 보성 각 계열사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산정된 여신 한도에 따라 실행된 것이 아니라는 공소외 3의 진술 등에 비추어, 분식 재무제표의 제출과 대출 실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기죄의 기망행위 및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분식회계 재무제표가 금융기관에 제출된 외관이 있다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을 위해서는 그 기망행위가 처분행위의 실질적 동기로 작용하였다는 인과관계가 별도로 입증되어야 함을 분명히 한 사례이다([법령:형법/제347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3조]). 특히 대출이 금융기관 자신의 자본확충(BIS비율 충족 등) 목적에서 비롯된 유상증자 약정의 반대급부로서 사전에 액수와 배수가 정해져 있었던 경우에는, 형식상 신용대출의 외형을 갖추고 있고 분식 재무제표가 첨부되었다고 하더라도, 금융기관의 처분행위가 재무 분석 결과에 좌우된 것이 아닌 이상 기망과 처분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있다. 이는 형식적 기망행위의 존재만으로 사기죄를 인정해 온 일부 실무 경향에 대한 통제 법리로 작용하며, 거래의 실질과 처분행위자의 진정한 동기를 면밀히 심리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본 판결은 관련 진술 증거의 신빙성과 객관적 자료의 부재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기망행위 자체의 인정에도 신중을 기하여야 함을 보여 준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형법/제347조] (사기)
- [법령:상법/제446조의2] (재무제표의 작성)
- [판례:2000도1155] (사기죄에 있어 기망·착오·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