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81638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일부인정된죄명:뇌물수수)·뇌물공여
사실관계
피고인 1은 현직 군수로서, 검사는 1999. 11. 29. 피고인 3 등으로부터 피고인 1에게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진술을 확보하였다. 검사의 명을 받은 검찰주사보는 1999. 12. 8. 16:40경 군청 군수실에 도착하였으나 피고인 1이 부재중이었고, 도시행정계장은 군수가 검찰의 소환 사실을 미리 알고 자택 옆 농막에서 수사관을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같은 날 17:30경 검찰주사보는 위 농막으로 가서 그 곳에서 대기하던 피고인 1을 긴급체포하였고, 검사는 1999. 12. 11. 구속영장을 발부받기 전인 같은 달 9.과 10.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였다. 긴급체포서에는 사유로서 "긴급체포치 않으면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있음"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그 근거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한편 증뢰자로 지목된 피고인 3은 별건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고소사건으로 구속·수사 중이었고, 위 검찰진술 후 사문서위조죄 부분만 분리기소되어 검사로부터 보석허가의견을 받기도 하였다.
쟁점
첫째, 현직 군수로서 소재가 분명하고 검찰 소환에 응할 의사를 가진 피고인 1을 농막에서 긴급체포한 것이 [법령:형사소송법/제200조의3] 제1항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그러한 위법한 긴급체포에 의한 유치 중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는지가 문제되었다. 둘째, 수뢰자가 시종 부인하고 물증도 없는 뇌물사건에서 별건으로 구속·수사 중이던 증뢰자의 검찰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그 신빙성 판단의 기준이 쟁점이 되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긴급체포가 영장주의의 예외인 만큼 [법령:형사소송법/제200조의3] 제1항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전제하면서, 그 요건 충족 여부는 사후가 아닌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되 수사주체의 판단에 상당한 재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1은 현직 군수로서 소재 파악이 용이하였고, 증뢰진술 확보 후 약 9일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며, 도주·증거인멸의 의도 없이 수사관을 기다리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긴급체포의 요건이 결여되었음이 명백하므로, 그러한 영장주의 위배의 중대한 위법 상태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수뢰자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금융자료 등 물증이 없는 사건에서 증뢰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을 갖추어야 하고, 진술 내용의 합리성·객관적 상당성·일관성뿐 아니라 진술자의 인간됨, 이해관계, 별건 수사를 이용한 회유·협박 또는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동기의 영향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결과 피고인 3 진술의 일관성 결여, 뇌물 출처 불명, 별건 사건에서의 분리기소 및 보석허가의견 등을 근거로 신빙성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여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형사소송법에 명문화되기 이전 단계에서 영장주의 위반의 중대성을 근거로 위법한 긴급체포 중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선례적 판단으로 의미가 크다. 특히 긴급체포의 적법성 판단 기준을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한 수사주체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었는지"라는 사후심사 기준으로 명확히 제시하여, 수사기관의 재량과 그 한계를 구체화하였다. 또한 본 판결은 뇌물사건에서 증뢰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 자체의 정합성뿐 아니라 별건 수사를 통한 회유 가능성과 진술자의 궁박한 처지에서 비롯된 영합 동기까지 고려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정립함으로써, 이후 [법령:형사소송법/제308조]의 자유심증주의 운용과 자백·진술 평가에 관한 실무에 중요한 지침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법리는 현행 [법령:형사소송법/제308조의2]가 규정하는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의 해석론적 토대가 되었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형사소송법/제200조의3] (긴급체포의 요건)
- [법령:형사소송법/제200조의4] (긴급체포와 영장청구기간)
- [법령:형사소송법/제308조] (자유심증주의)
- [법령:형사소송법/제308조의2]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 [법령:헌법/제12조] (영장주의)
- [법령:형법/제129조] (수뢰, 사전수뢰)
- [법령: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제2조] (뇌물죄의 가중처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