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83385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보험업법위반
사실관계
피고인 1은 1993. 8. 25.부터 1996. 8. 13.까지 보증보험회사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공소외 1 회사의 영업지침은 보험계약 인수 전 대상 업체의 재무·비재무상황을 평점화하여 심사등급을 분류하고, 등급별로 차등화된 인수조건(담보율, 연대보증 요건 등)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피고인 1은 재무부 근무 시절 상사이던 공소외 3의 부탁을 받고, 매출실적이 전혀 없어 심사평점 산출조차 어려운 신설법인 7개 업체에 대한 69억 6,700만 원의 기술개발자금 지급보증을 인수하면서, 심사등급 D급(평점 37점)에 불과한 공소외 2 회사를 우대업체(C군)로 부당 선정하여 연대보증인으로 세운 뒤 B급 인수조건으로 보증을 해 주었다. 또한 1995. 10. 16.에는 부채비율 878.1%에 3년 연속 적자로 우대업체 선정이 취소되었던 공소외 6 회사의 회사채 78억 4,700만 원에 대하여, 임·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친분관계를 이유로 다시 우대업체(B군)로 재선정한 후 물적 담보 없이 부실업체인 공소외 10 회사를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지급보증을 인수하였다. 위 두 건의 보증의뢰업체와 연대보증인은 모두 부도처리되어 회사에 동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쟁점
보증보험회사 대표이사가 사내 영업지침이 정한 심사등급·인수조건을 위반하여 부실업체에 대한 지급보증을 인수한 행위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배임죄의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어 배임의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는지가 쟁점이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업무상배임죄는 [법령:형법/제356조] 및 [법령:형법/제355조] 제2항에 따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여야 성립하는바, 회사의 이사 등이 법령의 규정이나 계약상 의무에 위반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 그 손해가 통상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예견되는 때에는 임무위배의 점이 인정된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므로, 이사가 합리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한 경우에는, 사후적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임무위배행위로 평가하여서는 아니 된다([판례:2002도4229] 등 참조). 다만 그러한 경영판단의 원칙도 이사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정보수집과 충실한 검토 없이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유로 사내 심사기준을 잠탈하고 부실 우려가 명백한 업체에 대하여 담보 없이 보증을 인수한 행위는 그 보호범위에 포섭될 수 없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 1의 일부 행위에 대한 임무위배 및 고의 인정에는 수긍할 부분이 있으나, 원심이 개별 보증인수 건의 손해액 산정 및 공범관계 판단에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보아 사건을 환송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보증보험회사 대표이사의 부실보증 인수에 관하여 업무상배임죄의 성립 요건과 경영판단 원칙의 한계를 명확히 한 사례이다. 회사의 영업지침은 [법령:상법/제382조의3]이 규정한 이사의 충실의무와 [법령:상법/제399조]상의 책임을 구체화한 사내규범으로 기능하며, 그 위반이 곧바로 형사책임으로 귀결되지는 않더라도 임무위배 여부 판단의 중요한 표지가 된다. 특히 보증보험업은 보험계약자의 신용위험을 인수하는 업무로서, 「보험업법」([법령:보험업법/제2조])이 규율하는 보험사업의 일환이므로 인수심사의 합리성·객관성 확보는 회사 자산의 건전성과 직결된다. 대법원은 이른바 경영판단의 원칙을 형사책임 영역에서도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도, 정보수집과 검토 자체가 형해화되거나 사적 친분이 의사결정의 결정적 동기로 작동한 경우에는 그 보호를 받을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판례:2002도4229]). 이 판결은 이후 금융기관 임원의 부실대출·부실보증 사건에서 임무위배와 고의 판단의 기준 판례로 원용되어 왔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형법/제355조]
- [법령:형법/제356조]
- [법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제3조]
- [법령:상법/제382조의3]
- [법령:상법/제399조]
- [법령:보험업법/제2조]
- [판례:2002도4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