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99632 업무상횡령ㆍ업무상횡령방조ㆍ배임증재ㆍ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ㆍ조세범처벌법위반ㆍ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ㆍ뇌물수수ㆍ뇌물공여ㆍ건축법위반ㆍ관광사업법위반ㆍ자연공원법위반ㆍ산림법위반ㆍ부정수표단속법위반
사실관계
피고인 김철호는 콘도미니엄·골프장·관광호텔 등 관광휴양업을 영위하는 명성그룹의 회장이고, 피고인 김동겸은 한국상업은행 혜화동지점 당좌담당 대리로 근무하던 자이다. 1979년 4월경 김동겸은 사채중개업자를 통하여 사채이자 보상조건으로 예금을 유치한 후, 예금주가 교부한 금원을 정상 입금처리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착복하거나, 거래신청서의 금액을 축소 기재하여 차액을 횡령하거나, 예금주의 인감을 몰래 도용하여 백지 예금지급청구서를 미리 작성·보관하였다가 임의로 인출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하였다. 김철호는 김동겸으로부터 이러한 부정인출 사실을 고지받고도 사업자금 조달을 위하여 4~5회에 걸쳐 합계 2억원을 교부받았고, 그 후에도 사업확장을 명목으로 부정인출 자금의 계속적 공급을 요청하였다. 1980년 4월경에는 원심공동피고인을 명성그룹 간부로 파견하여 소요자금의 판단·연락·감시 및 자금전달 역할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3자 사이의 조직적 분담체계가 구축되었다. 그 결과 1979년 4월경부터 1983년 7월말경까지 사이에 한국상업은행이 보관 관리하던 예금 합계 약 1,066억원이 횡령되었으며, 이와 함께 콘도미니엄 입회금 등에 관한 조세포탈, 건축법·관광사업법·자연공원법·산림법 위반,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 다수의 범죄사실이 병합기소되었다.
쟁점
은행원이 예금주로부터 교부받아 은행을 위하여 보관·관리하게 된 예금을 임의로 인출·착복한 행위가 [법령:형법/제356조]의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하는지, 그리고 은행원이 아닌 외부인이 그러한 부정인출 사실을 인식하고 자금을 교부받아 사용한 경우 신분 없는 자에 대하여도 업무상횡령의 공동정범이 성립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또한 장기간 반복된 다수의 부정인출 행위를 포괄일죄로 의율할 수 있는지, 콘도미니엄 입회금의 익금산입 시기와 미완성공사 원가·집기비품·설계비·노임 등의 손금 인정 범위에 관한 [법령:조세범 처벌법/제3조] 적용의 당부,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 및 그 추징의 법리도 다투어졌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은행원이 예금주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아 은행을 위하여 보관·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이상 그 예금은 은행의 소유에 속하고 은행원은 그 보관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이를 임의로 착복하거나 부정인출하는 행위는 [법령:형법/제356조] 소정의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신분관계 없는 김철호에 대하여는 [법령:형법/제33조]에 의하여 신분 있는 김동겸과의 공동가공 의사 및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는 한 업무상횡령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다수의 부정인출 행위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동일한 방법으로 동종 피해법익을 침해한 이상 포괄일죄로 의율함이 정당하다고 보았으며, 공소사실의 특정에도 흠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콘도미니엄 입회금의 성격, 미완성공사 원가·집기비품 구입대금·설계비·노임의 손금 산입 여부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법령적용에 위법이 없다고 보았고, 뇌물수수·공여 부분에 대하여도 직무관련성 및 추징액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의의 및 해설
본 판결은 은행 예금의 소유권 귀속과 은행원의 보관자 지위를 전제로, 예금주로부터 정상적으로 교부받은 금원을 임의 인출·착복한 행위가 단순한 배임이 아니라 업무상횡령에 해당함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법령:형법/제33조]의 적용에 있어 비신분자라도 신분자의 업무상 임무위배에 본질적으로 가공한 경우 업무상횡령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른바 명성사건과 같이 외부 자금수요자와 내부 은행원이 결합한 대규모 금융비리에 대한 형사처벌의 법리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동일 범의 하에 반복된 다수의 부정인출 행위를 포괄일죄로 평가한 부분은 장기간·다수회에 걸친 금융기관 내부범죄의 처리방식에 관한 선례로서 [판례:82도2829] 등 후속 판례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아울러 조세포탈, 인허가 관련 행정형벌, 뇌물공여 등을 함께 단죄함으로써 사업자금 조달의 위법성이 자금사용 단계의 행정·조세·뇌물 범죄로 확산되는 양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의미도 크다.
관련 법령·판례
- [법령:형법/제355조] (횡령·배임)
- [법령:형법/제356조]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 [법령:형법/제33조] (공범과 신분)
- [법령:형법/제30조] (공동정범)
- [법령:형법/제129조] (수뢰, 사전수뢰)
- [법령:형법/제133조] (뇌물공여등)
- [법령:조세범 처벌법/제3조] (조세 포탈 등)
- [법령: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2조] (뇌물죄의 가중처벌)
- [법령: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8조] (조세 포탈의 가중처벌)
- [법령:부정수표 단속법/제2조] (부정수표 발행인의 형사책임)
- [판례:82도2829]
- [판례:81도2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