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다카1262
판시사항
가. 은행에게 보증인의 이익을 고려하여 채무자에게 대출을 삼가해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는지 여부 나. 약관에 의한 약정의 효력
판결요지
가. 자금을 대출하여 이자수입을 얻는 것은 은행 본래의 영업이고 담보가 보장되는 이상 대출규모를 확장하여 수익을 도모하는 것은 영리기업인 은행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며 인적 담보란 채권의 회수불능에 대비한 은행자신의 보호책이므로, 은행에게는 보증인의 이익을 고려하여 대출을 삼가함으로써 채권회수가 불능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약관에 의한 약정이라 하더라도 계약내용의 일부로 삼은 이상 그것이 일반인 수준 고객의 거래관념에 반하고 그 내용이 불합리하여 그대로 강요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원고, 상 고 인】 중소기업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도 【피고, 피상고인】 이광옥 외 3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정철 【원심판결】 대구고등법원 1986.4.9 선고 85나8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1.3.5 박명길에게전환시설자금 1억원을 대출할 때 피고들이 박명길의 채무를 연대보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들의 보증계약은 박명길이 그 소유의 공장용지 및 그 지상 공장건물과 기계, 기구 등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할 것과 그 담보가치가 충분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한 조건부 계약이었는데 그 조건이 성취되었으므로 피고들의 보충계약은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박명길이 위 공장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물적 담보가 제공되면 피고들의 인적 보증은 해제해 줄 수 있다고 원고은행의 직원이 말한 사실은 엿보이나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근저당권설정과 동시에 자동으로 보증계약이 해제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는 점에 관하여서는 그에 부합하는 증거로서 원심증인 조경현의 증언 뿐이며 이 증인은 보증인란이 모자랐기 때문에 보증인이 되지 못하였을 뿐 피고들과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이고 원고은행원으로서 당시 대출실무담당이었던 원심증인 황한택은 달리 진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약정이 계약내용에 명시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위 조경현의 증언만 가지고 피고들의 보증이 해제조건부 계약이라고 단정한 것은 무리라 아니할 수 없다. 박명길의 물적 담보가 제공되어 피고들의 보증계약해제권이 발생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이 보증계약소멸을 위한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한 이상 보증계약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원심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오인의 과오를 저지른 것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2. 원심은 가정적 판단으로서 피고들의 보증계약이 해제조건부 계약이 아니라 하더라도 원고가 박명길이 제공한 담보물의 가치를 과다하게 평가한 다음 대출과 지급보증을 계속함으로써 채권회수가 곤란한 상태에 이르게 하고 담보물을 처분하여 얻은 대금을 불량채권부터 변제충당한 다음 피고들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고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자금을 대출하여 이자수입을 얻는 것은 은행 본래의 영업이고 담보가 보장되는 이상 대출규모를 확장하여 수익을 도모하는 것은 영리기업인 은행으로서 당연한 일이며 인적 담보란 채권의 회수불능에 대비한 은행자신의 보호책인데 보증인의 이익을 고려하여 대출을 삼가함으로써 채권회수불능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한다는 신의칙상의 의무가 은행에게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대여계약시에 원고와 박명길 및 피고들 사이에 채무의 일부 변제가 있을 경우 원고가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순서, 방법에 의하여 변제충당하기로 약정한 점에 관하여 원심은 위 충당에 관한 피고들의 승인이 있는 계약서의 기재는 단순한 예문에 불과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약관에 의한 약정이라 하더라도 계약내용의 일부로 삼은 이상 그것이 일반인수준 고객의 거래관념에 반하고 그 내용이 불합리하여 그대로 강요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는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며, 이 사건 변제충당의 약정은 채권자에게 충당권을 인정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특히 불합리하거나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유리한 순서와 방법으로 변제충당을 하고 남은 채무에 관하여 보증인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것을 신의칙에 반한다거나 권리남용이라 할 수 없다. 원심판결에는 신의칙과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기승(재판장) 김형기 김달식 박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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