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도3295
판시사항
주택수리업자에게 주택수리를 의뢰한 도급인이 공사상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주택수리공사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도급인이 주택수리공사 전문업자에게 주택수리를 의뢰하면서 공사에 관한 관리 감독 업무 또는 공사의 시공에 있어서 분야별 공사업자나 인부들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지시 및 감독 업무를 주택수리업자에게 일임한 경우, 도급인이 공사를 관리하고 감독할 지위에 있다거나 주택수리업자 또는 분야별 공사업자나 인부들에 대하여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감독할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도급인에게 공사상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대구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치호 【원심판결】 대구지법 2000. 6. 29. 선고 99노183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판시 한옥 수리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면서 직접 또는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통하여 공사 진행상황을 관리 감독하던 자로서 제1심 공동피고인 1과 공동하여 1998. 2. 27. 11:30경 위 공사 현장에서 실내장식 목수인 피해자 공소외 1 외 2명의 인부로 하여금 실내 천장 붙임공사를 하도록 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공사를 지시하기 전에 미리 위험상황을 살피고, 벽면에 지주대를 보강하는 등으로 위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붙임공사를 하도록 한 과실로, 때마침 위 건물외벽과 천장이 무너지면서 그 곳에서 붙임공사를 하던 피해자를 덮쳐 피해자로 하여금 약 8주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제3, 4요추골절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제1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1에게 이 사건 공사를 의뢰하면서 그 공사비용에 관해서는 각 분야별 공사에 따른 공사비 견적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하기로 한 사실, 피고인이 피고인의 집에서 공소외 2로부터 철거공사에 따른 공사비 견적서를 제시받고 공소외 2와 협의를 거쳐 공사비를 확정하고 철거공사를 하는 현장으로 가서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통하여 공소외 2에게 공사비를 지급한 사실, 피고인이 공소외 3으로부터 판넬작업에 따르는 공사비 견적서를 제시받고 그 공사비로 판넬작업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여 판넬작업을 하기로 결정한 후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통하여 공소외 3에게 통보하여 판넬작업을 하게 한 다음 현장에서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통하여 공소외 3에게 공사비를 지급한 사실, 피고인과 피고인의 남편인 공소외 4가 위 철거공사 당시 제1심 공동피고인 1과 함께 현장을 돌아보면서 공소외 2에게 철거할 부분을 지시한 사실, 이 사건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피고인이 그 현장을 수회 방문하여 건물의 붕괴에 따른 안전문제에 관한 말을 제1심 공동피고인 1에게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남편 공소외 4가 이 사건 공사에 따르는 각 분야별 공사에 관하여 각 분야를 맡아 시공할 공사업자와 사이에 그 대금을 결정하고 그 작업내용에 관한 지시를 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제1심 공동피고인 1과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공사의 관리·감독업무를 위 제1심 공동피고인 1에게 일임하고 피고인 자신은 위 공사의 관리·감독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 단순히 그 공사대금만을 제1심 공동피고인 1에게 지급하는 지위에 있었다기 보다는 공사 전반에 관하여 직접 또는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통하여 공사 진행상황을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 할 것이고, 피고인이 그와 같은 지위에 있었던 이상 이 사건 공사에 따르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 제1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주택수리공사에 관하여는 아무런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가정주부이고,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대구광역시 수성구(주소 생략)에서 ○○디자인이란 상호 아래 인테리어, 주문주택 건축, 주문가구 제작, 옥외광고물 제작 등을 하면서 주로 아파트 등 주택수리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목수인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1997. 8.경 피고인으로부터 피고인의 아파트 내부 수리공사를 도급받아 공사를 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한옥을 수리하여 한복집을 경영할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피고인에게 자기는 실내장식 등 인테리어 일도 한다면서 한옥수리공사를 맡겠다고 제의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판시 한옥을 임차하여 제1심 공동피고인 1에게 이 사건 공사를 의뢰하였는데, 당시 공사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대략 금 4,600만 원 정도가 들겠지만 IMF 사태로 하루가 다르게 자재값이 폭등하여 공사비를 특정하여 공사를 맡을 수는 없으니 가능한 한 위 금액 범위 내에서 공사를 하되 공사비를 특정하지 말고 공사의 진척상황에 따라 수시로 공사비를 정산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자고 제의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과 제1심 공동피고인 1 사이에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제1심 공동피고인 1에게 맡겨 설계 및 시공, 시공에 필요한 인부 및 자재의 조달 등 이 사건 공사의 시공 일체를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맡아서 하고, 공사비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선정하거나 조달한 분야별 공사업자 또는 인부와 직접 교섭하여 분야별 공사비 또는 노임을 정한 다음 공사 도중에 수시로 지급하며, 공사가 완료되면 제1심 공동피고인 1과 공사비를 정산하기로 약정한 사실, 위 약정에 따라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이 사건 공사 중 철거부분 공사를 철거업자인 공소외 2에게, 판넬공사 부분을 판넬공사업자인 공소외 3에게 각 의뢰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2, 공소외 3을 만나 교섭을 거쳐 공사비를 확정하였고, 위 각 공사 도중 또는 공사 완료 후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통하여 공사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급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위 철거공사 등 외에도 공소외 5 등 내장목수 2명을 불러 내부 준비공사를 시키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위 공소외 1 등 내장목수 3명을 불러 실내 천장 붙임공사를 시켰는데,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위 내장목수들이 아침에 공사현장에 출근하면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하고, 목수들로부터 작업완료 사실을 보고받아 이를 피고인에게 전달하면 피고인이 제1심 공동피고인 1이 입회한 가운데 목수들에게 노임을 직접 지급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합판 등 재료를 구입함에 있어 판매업자로 하여금 공급받는 자를 제1심 공동피고인 1로 한 계산서를 작성하게 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인 1은 피고인과 이 사건공사가 완료되면 공사비를 정산하기로 약정한 외에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도중에 별도로 일당을 지급받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관리 감독 업무 또는 이 사건 공사의 시공에 있어서 분야별 공사업자나 인부들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지시 및 감독 업무는 제1심 공동피고인 1에게 일임되어 있다 할 것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관리하고 감독할 지위에 있다거나 제1심 공동피고인 1 또는 분야별 공사업자나 인부들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감독할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원심 판시 기재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공소외 2에게 철거할 부분을 지시하였다거나 이 사건 공사를 함에 있어서 직접 분야별 공사업자와 교섭하여 분야별 공사비를 정한 사실 또는 이 사건 공사 도중에 수차례 현장을 방문하여 제1심 공동피고인 1과 건물의 붕괴에 따른 안전문제에 관하여 이야기를 한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사실만으로 피고인에게 원심 판시 기재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형법 제26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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