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민사 서울민사지법

손해배상(기)청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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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가합35265

판시사항

가. 신문보도에 의한 명예훼손 성립여부의 판단기준 나. 수사당국의 잘못된 판단에 따른 정보를 인용하여 신문기사가 보도된 경우 그 위법성조각의 요건

판결요지

가. 신문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의 성립여부는 기사의 객관적 내용 뿐만 아니라 일반독자가 신문을 읽는 통상적인 방법을 전제로 기사의 내용, 배치,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하여 기사내용이 독자에게 주는 인상도 그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가 그 발행의 일간신문에 "전대협 수사 박차", "민청련간부 연모씨 추적", "상부지시 따라 자금, 입북지침 전달"이라는 제목 아래 임수경양의 밀입북사건을 수사중인 치안본부는 민청련 성남지역 간사인 연모씨(36, K대졸)가 위 사건에 깊이 관여하였을 것으로 보고 특히 연씨가 위 사건 공개 직후 잠적한 사실을 중시, 국내 공작조직의 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여 그 행적을 쫓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하였다면 위 기사내용 중의 연씨는 비록 그 정확한 나이와 출신대학의 첫머리 글자가 다르다 하더라도 현재 30대의 나이로 서울대학교 재학시 학생운동에 관여한 바 있고 성남지역 노동운동의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희성인 연씨를 성으로 가진 원고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기사제목의 배치와 본문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볼 때 위 신문보도는 경찰수사과정상의 발표내용을 인용하는 형식을 취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원고가 북한 국내공작원의 한 사람으로서 운동권학생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오던중 위 밀입북사건에 깊이 관여하여 상부의 지시에 따라 자금과 입북지침을 전달한 뒤 잠적한 것과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할 것이어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신문기사의 보도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내용의 진실성이 증명되거나 그 기사를 취재한 자가 이를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만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 할 것이므로 수사당국의 잘못된 판단에 기하여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를 그대로 보도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그 정보가 진실하다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보여지지 아니한다면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원 고】 【피 고】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4,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9.7.5.부터 1990.8.17.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4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9.7.5.부터 이 사건 소장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 【이 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명예훼손의 성립여부 피고회사가 발행하는 일간신문인 서울신문 1989.7.5.자 제15면 기사란 중 우측 상단부분에 초호 고딕체 활자의 "전대협배후수사 박차", 특호 고딕체 음각활자의 "민청련 간부 연모씨 추적", 0호 명조체 활자의 "상부지시 따라 자금, 입북지침전달" 이라는 각 제목 아래 "임수경양의 밀입북사건을 수사중인 치안본부는 4일 용인. 성남지역의 대학운동권 출신 재야단체인물들이 임양의 출국과 밀입국과정에서 깊이 간여했을 것으로 보고 최근 행적이 불투명한 용의자를 중심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민청련 성남지역 간사인 연모씨(36. K대졸)가 이번 사건에 깊이 개입됐다는 정보에 따라 신병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운동권출신인 연씨가 용인, 성남지역의 노동현장은 물론 대학가 운동권학생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어 이 지역 평양축전준비위 정책기획실장이었던 임양과도 그동안 여러 차례 접촉을 가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특히 연씨가 임양의 밀입국사건이 공개된 직후 잠적한 사실을 중시, 연씨가 국내공작조직의 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현재 그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통해 연씨의 행적을 쫓고 있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사실은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4호증(판결)의 기재에 증인 이용팔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57.1.2.생으로서 서울대학교 재학시 학생운동에 관여하였고 1988.7.경부터 성남 노동자민주투쟁연합 의장으로, 1989.2.경부터 성남 노동자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 같은 해 6.30.경부터 성남 민주노동자연합의장으로 각 활동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이를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 살피건대, 신문기사에 의한 명예훼손의 성립여부에 관하여는 그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일반의 독자가 통상 신문을 읽는 방법을 전제로 하여 그 기사의 내용, 기사의 배치, 기사의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 부여하는 인상도 그 판단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인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30대로서 대학학생운동에 관여한 바 있고 현재 성남지역의 노동운동에 있어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씨가 희성(稀姓)이라는 점에서 위 기사에서의 "연모씨"는 그 정확한 나이와 출신대학의 첫머리 글자가 상이하지만 객관적으로 원고를 지칭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위 기사가 비록 경찰수사과정상의 발표내용을 인용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기사의 제목배치와 내용, 본문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볼 때 독자들로 하여금 원고가 북한의 국내공작원의 한 사람으로 대학가 운동권학생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던중 소외 임수경과 여러 차례 접촉하면서 소외인의 밀입북사건에 깊이 관여하여 상부의 지시에 따라 자금과 입북지침을 전달하고 위 밀입북사건이 공개된 직후 잠적한 것과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할 것이며 위와 같은 기사가 게재되어 막대한 수의 독자에게 넓게 보도.공표됨으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가 현저하게 훼손되었음이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기사가 게재된 위 서울신문의 발행행위는 원고에 대하여 명예훼손의 불법행위가 성립된다 할 것이다. 나. 귀책사유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 소송대리인은 이 사건 기사는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게재된 것이며 이 사건 기사를 취재한 취재기자로서도 당시 이 사건 기사의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의 성격상 원고가 소외 임수경의 밀입북사건에 관련이 있으리라고 보았고 또한 당시 원고는 국가안전기획부에 구속되어 있는 상태이어서 취재기자로서는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기사는 신속한 보도를 통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신문의 사명에 비추어 적법히 허용된 범위 내에서 게재된 것이어서 불법행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신문기사의 보도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적시된 기사내용의 진실성이 증명되는 한 그 행위의 위법성을 조각하는 것이 되어 불법행위는 성립하지 아니하고 또한 기사의 진실성이 증명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취재행위에 관련된 자에 있어서 그 기사가 진실되다고 믿은 데 관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행위는 귀책사유를 결하여 결국 불법행위는 성립되지 아니하며 여기서 취재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 관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신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에 비추어 그 기사가 단순히 풍문이나 억측에 의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며, 수사당국의 잘못된 판단에 기한 정보를 인용하여 기사를 보도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취재기자로서는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를 그대로 보도하였다고 하여 불법행위의 귀책사유를 결하는 것은 아니고 위와 같이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그 정보가 진실하다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불법행위의 책임을 면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먼저 이 사건 기사의 내용으로 보아 그 기사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보도된 것임은 명백하므로 다음에서는 이 사건 기사가 진실한 내용이거나 그 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하더라도 그 취재과정에서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가의 점에 관하여 보면, 위 갑 제4호증,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2호증(을 제3호증과 같다. 확인서), 을 제1, 2호증(각 신문)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기사를 취재한 피고회사 소속의 기자인 소외인은 1989.7.4. 11:30경 치안본부 대공과 소속의 경찰간부로부터 "원고가 잠적하였는데 그 시기는 소외 임수경의 밀입북사건 보도 직후인 것 같다. 당시 수사방향은 위 임수경의 연고지라 할 수 있는 용인, 성남지역 운동권 재야인사이고 위 임수경이 북한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에서 공작조직이 개입되었을 개연성이 높다. 성남, 용인지역의 재야인사인 원고가 거론되었다"는 정보를 얻고 다른 경찰간부로부터는 "성남의 재야인사가 틀림없이 여비를 포함, 임양의 입북을 도와주었을 것이다"라는 정보를 얻은 후 위 각 정보가 진실한 내용인가를 확인하지도 아니한 채 위 정보를 종합하여 원고가 북한의 국내공작조직의 일원일 것이라고 추측하여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한 사실, 그런데 원고는 북한의 국내공작조직의 일원이 아니고 위 임수경과 접촉하여 방북비용을 전달한 사실도 없으며 1989.7.4. 위 밀입국사건과는 달리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제작, 판매혐의로 국가안전기획부에 구속되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이 진실이 아님을 알 수 있고 또한 그 기사의 취재과정에서 취재기자인 소외인이 기사의 내용이 진실하다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지지도 아니하므로 소외인은 이 사건 기사를 취재하여 신문에 게재되게 함으로써 원고에게 명예훼손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할 것이며 소외인의 사용자인 피고회사로서는 소외인의 위와 같은 직무집행상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2. 손해배상의 범위 이 사건 기사가 게재된 신문이 배포됨으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가 상당히 훼손된 사실은 경험칙상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이를 금전으로나마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사에서 원고의 성명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다만 연모씨로 표시하여 기사를 게재한 사정, 위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사를 보도한 후 피고회사는 서울신문 1989.7.18.자 15면 기사란에 연모씨는 임수경양의 밀입북사건과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었다는 내용의 해명기사를, 서울신문 1990.1.16.자 15면 기사란에 이 사건 기사에서 연모씨로 지적된 원고는 북한의 국내공작원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 임수경과 접촉하여 방북여비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는 정정보도를 게재한 점, 그 밖에 원고의 나이와 직위, 피고회사의 규모와 신문발행부수, 이 사건 기사의 내용과 크기, 그 게재경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나 모든 사정을 참작할 때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금 4,000,000원을 지급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4,000,000원 및 이에 대한 불법행위일로서 이 사건 기사가 실린 신문이 발행된 1989.7.5.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1990.8.17.까지는 민법에 정하여진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하여진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다만, 피고가 이 사건 금전채무의 존부와 그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소장송달일 다음날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 위 특례법에 정하여진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부분은 위 인정범위를 넘어서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를, 가집행의 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99조, 위 특례법 제6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환(재판장) 박재필 이동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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