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가합3188
판시사항
판결요지
가. 각종 선박의 수리 및 개조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갑 법인에 의하여 수리 및 개조작업중이던, 을,병 양 외국선박이 태풍예보에 따라 외항에 정박중 태풍의 영향으로 표류하다가 발생한 충돌사고 후 을 선박이 소유자가 그 본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미합중국의 법원에 위 충돌사고로 인한 책임면제 또는 유한책임을 청구원인으로 한 민사 및 해상청구소송을 제기하자 관련당사자인 위 갑 법인과 병 선박의 소유자 등이 각기 위 충돌사고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및 구상금청구 등의 소를 제기하여 위 소송이 별도의 미합중국 법원에 계속중이라 하더라도 갑 법인이 병 선박소유자를 상대로 위 충돌사고에 있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하는 소에 대하여 불법행위지를 관할하는 우리나라 법원의 관할권을 부인할 수 없다. 나. 계약당사자 사이에 중재의 합의가 있었던 경우에는 그 중재계약이 무효 또는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그 이행이 불가능할 경우에 한하여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위 제1항 기재 갑 법인과 병 선박소유자 사이에 체결된 선박개조계약서상 위 계약과 관련된 모든 분쟁이 중재인의 중재에 회부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위 계약은 개조선박을 재인도한 때에 종료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하자의 보증기간에 관하여 철구조물이나 용접 등에 관계된 하자는 24개월, 그 이외의 하자에 대하여는 18개월로 하되, 위 보증기간 만료 후 15일이내에 위 하자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그 기간 내에 선박소유자측에서 하자보수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그 의무이행이 종료될 때까지 위 중재약정에 관한 조항을 포함한 관련조항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취지로 보이므로 병 선박이 그 소유자에게 재인도된 날 이후에 선박수리상의 하자 또는 갑 법인의 계약상 의무불이행이 발견되어 문제된 바 없었다면 위 갑 법인과 병 선박소유자 사이의 위 선박개조계약은 완전히 종료되었다 할 것이고 그에 따라 중재약정이 계약의 종료와 함께 소멸되었으므로 일단 소송의 제기가 허용된 이상 그 후 위 계약상의 중재기관 소재지인 영국법원에서 중재기간연장신청이나 중재청구권확인소송을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법원에 유효하게 계속중인 소송을 부적법한 것으로 보는 것은 소송경제나 당사자의 신뢰보호를 위하여 부당하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원 고】 주식회사 현대미포조선소 외 1인 【피 고】 레더리 에이비 소야(Redery AB Soya) 【주 문】 1.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별지기재의 선박충돌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관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쟁점의 개요 원고 현대미포조선소는 대한민국 경남 울산시에 본점을 두고 각종 선박의 수리 및 개조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스웨덴국 스톡홀름에 분점을 두고 "콘써트 익스프레스"(CONCERT EXORESS:종전 선박명 아트란틱 콘써트)호 (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고 한다)를 소유하고 있는 법인인바, 1986.9.12.원고들과 피고사이에 울산시 소재 원고의 조선소에서 피고 소유인 위 선박의 선체길이를 연장하여 컨테이너 및 자동차운반선으로 개조하여 1987.7.20.피고에게 재인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선박개조계약이 체결되었던 사실, 원고 조선소에서 위 선박의 개조작업을 진행하던 1987.7.14. 태풍셀마가 울산지역을 통과한다는 기상예보에 따라 같은 해 7.15. 16:00경 동 선박이 울산항 외항으로 이동하여 묘박지엠 19지점에 정박하였고 위 선박과 같이 원고 조선소에서 수리중이던 예맨국적의 유조선인 사퍼(SAFER)호 역시 울산항 외항으로 피항하여 위 선박과 1마일 정도 떨어진 묘박지 엠 21지점에 정박하여 있었는데 같은 해 7.16. 00:00경 사퍼호가 태풍의 영향에 의하여 표류하기 시작하여 같은 날 01:30경 이 사건 선박과 접촉충돌되어 양 선박의 앵커가 서로 걸려서 함께 표류하던 중 같은 날 01:45경 이 사건 선박의 좌현쪽 앵커체인을 용접기로 절단하여 양 선박이 서로 떨어졌으나 위 사퍼호가 계속 표류하다가 위 선박의 앵커의 날개가 소외 대한석유공사 소유의 해저송유관에 걸려 이를 파손케 한 사실, 그 후 이 사건 선박은 원고 조선소에서 수리 및 개조작업을 계속하여 같은 해 8.2.경 모든 작업을 완료하고 피고에게 재인도된 사실은 각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 소송대리인은, 위 선박충돌 당시 위 양 선박은 울산항 외항에서 선장 등의 책임과 통제하에 있었고 태풍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요소와 선장 등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양 선박의 수리계약자인 원고들에게는 위 선박충돌이라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고의 또는 과실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 소송대리인은 뒤에 열거하는 바와 같은 사유를 본안전항변 제기하여 이 사건 소는 각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1) 관할권 부존재의 항변 피고 소송대리인은 먼저, 피고가 외국인으로 우리나라 법제도 및 관습 등에 생소하므로 이 법원의 관할을 인정한다면 당사자간의 공평한 공격 및 방어의 기회보호와 적정, 신속한 재판에 장애가 생길 것으로 판단되고 민사소송의 기본이념인 당사자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및 신속에 반하는 결과가 되며 또한 이 사건 선박충돌사고와 관련하여 분쟁당사자들인 원고들과 피고 및 사퍼호의 선주인 소외 예멘 익스프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 캄파니(이하, 코라고 줄여쓴다)와 소외 대한석유공사 사이의 소송이 현재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법원에 계류중에 있으므로 이 사건 당사자간에도 이중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낭비를 막고, 또 양국간의판결이 모순, 저촉되는 결과를 피하기 위하여 이 법원의 관할권은 부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당사자의 국적이 서로 다른 경우의 재판관할권을 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조약 등의 국제법에 의한 통일적 원칙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국내법에 따라 독자적 입장에서 민사소송법의 기본이념인 조리 즉 당사자의 편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능률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것인바, 이 사건 선박충돌사고가 이 법원의 관할구역 내인 울산항 외항에서 발생한 이상 민사소송법의 기본이념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사정이 없는 한 우리 민사소송법 제1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불법행위지의 관할법원인 이 법원에 관할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외국법인이라고 하더라도 이사건 선박과 승무원들이 수개월간 한국에 머물러 있었고 또한 피고가 한국변호사의조력을 받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이 사건을 이 법원에서 재판하는 것이 당사자간의 공평을 해한다고는 보기 어렵고, 또한 공성부분의 성립에 다툼이 없으므로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을 제1호증의 1 내지 19(그중 을 제1호증이 12, 17은 각 성립에 다툼이 없다)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미합중국 텍사스주법에 의하여 설립되고 텍사스주 달라스에 본점 및 주된 영업소를 두고 있는 법인인 소외 코(YEPCO) 가 위 사퍼호의 소유자로서 1988.1.12. 본점소재지 관할법원인 미합중국 텍사스 북부지방법원 달라스지원에 이 사건 선박충돌사고로 인한 책임면제 또는 유한책임을 청구원인으로 한 민사 및 해사청구소송을 제기한 이래 관련당사자인 소외 대한석유공사 및 피고와 원고들이 각기 손해배상청구 및 구상금 청구위 소 등을 제기하여 현재 위 사건들이 텍사스주 남부지방법원 휴스턴지원에 계속중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나, 그러한 사유만으로 사고발생지를 관할하는 이 법원의 관할권을 부인할 수는 없는 이치이고(또한 국제소송에서 이중제소금지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위에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의 원고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이후인 1989.8.30.위 휴스턴지원에 제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양국간의 판결의 모순, 저촉을 피하기 위하여 이 법원의 이 사건에 관한 관할권의 부인되어야 한다는 피고 대리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대리인의 위 항변은 그 이유없다. (2)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항변 다음 피고 소송대리인은 원고 등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부존재확인의 소는 한국법원의 판결을 미합중국위 휴스턴 법원에 계속중인 피고의 이 사건 사고를 원인으로 한 구상금 청구사건에서 승소판결(이 사건 원고들의 패소판결)이 내려질 경우 그에 대한 집행결을 저지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하거나 위 휴스턴법원에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등의 사실상의 이익을 위하여 제기된 것일 뿐이고 원고 등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익을 얻을 수는 없는 것이므로 결국 확인의 이익을 결한 부적법한 소라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확인의 소에 있어 소송요건으로 요구되는 확인의 이익은 소송물인 법률관계의 존부가 당사자간에 불명확하여 그 관계가 즉시 확정됨으로써 원고의 법률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정이 제거될 수 있는 경우에 그 존재가 인정된다고 할 것인바, 피고가 이 사건 선박충돌사고에 관하여 원고들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무(계약상의 채무를 포함하여)가 있음을 주장하고 제(1)항변에서 본 바와 같이 외국법원에 구상금 청구소송까지 제기하여 이를 강력히 다투고 있음이 명백한 이상 원고들로서는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무의 존부확인을 청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고, 대한민국 법원에서 이 사건에 관한 확정판결이 내려진 후에 그것이 미합중국 소재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혹은 그 판결의 집행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에서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되어질 수 있는 사항이 되지 아니한다고 볼 것이므로 피고 대리인의 위 항변은 그 이유없다고 할 것이다. (3) 중재항변 피고 소송대리인은 또한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선박개조계약을 체결할 때 위 계약과 관련된 분쟁은 중재에 회부하여 해결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계약서 제15조 제2항) 원고 등이 위 중재합의를 위반하고 제기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들 소송대리인은 피고가 약정중재신청기한이 도과하도록 중재신청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위 중재합의는 그 효력이 소멸되었다고 다투고 있다.(그 밖에 원고들 대리인은 이 사건 사고와 같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무의 존부에 관한 분쟁은 중재합의의 대상에 속하지 아니한다고도 주장하나 이 법원은 중재약정의 효력유무에 관하여 우선적으로 판단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개조계약서), 갑 제9호증(심판청구서), 갑 제10호증(선서진술서), 을 제2호증의 3(중재통보서), 공성부분의 성립에 다툼이 없으므로 문서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을 제2호증의 1(선서진술서)의 각 기재(단 을 제2호증의 1의 기재내용 중 뒤에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와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선박개조계약서 제15조 제2항에는 "이 계약서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계약과 관련된 모든 분쟁은 3인의중재인의 중재에 회부된다"라고, 같은 조 제5항에는 "동 중재는 런던에서 하고 그 절차는 1950~1982년의 중재법규들 또는 그 당시 유효한 수정 및 재제정된 실정법상의 규칙 및 준거법에 따라 진행 및 통제된다"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 계약서 제20조에는 "이 계약은 계약서 제8조의 규정에 따라 개조선박을 재인도한 때에 종료하되, 보증기간의 만료와 관련조항에 따른 모든 의무를 이행한때에 종료되는 제10조, 제12조, 제15조와 제19조는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며, 한편 제10조에는 하자의 보증기간에 관하여 철구조물인 용접 등에 관계된 하자는 24개월, 그 이외의 하자에 대하여는 18개월(단 하도급업자의 사정에 따라 18개월 이상 또는 12개월)로 하되, 위 보증기간 만료 후 15일 이내에 위 하자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제12조는 계약금액의 지급조건에 관하여 5차로 분할하여 지급하되 5차 분할금은 개조선예정 재인도일 2 은행업부일 이전에 전신환예치토록 규정하며, 제19조에는 계약과 관련한 통지나 의사표시의 방법과 장소, 그리고 발효일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선박이 피고에게 재인도된 1987.8.2. 이후에 선박수리상의하자가 발견되었다거나 원고 등의 계약상의 의무불이행이 발견되어 문제된 적은 없었던 사실, 피고가 1990.4.12.중재인으로 영국 변호사 리차드 스토운을 선임하고 같은 해 5.18. 런던의 고등법원에 위 중재제기가 이 사건 계약 제15조 소정의 합의에 기한 시기에 늦지 아니한 것이라는 확인과 아울러 1950년 영국 중재법 제27조에 기하여 위 계약상의 중재제기를 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하여 줄 것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그 재판의 기일소환장이 원고등에게 송달된 사실, 영국법상 통상의 제소기간은 6년이며 영국의 1950년 중재법 제27조에 "중재기간에 관하여 합의가 있은 경우에 그 기간이 도과되었더라도 고등법원은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부당한 곤란(UNDUE HARDSHIPS)이 발생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적절한 기간만큼 이를 연장하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다른 반증이 없다. 계약당사자간에 중재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에 직접 제소하는 것은 금지되고 다만 중재계약이 무효이거나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이행이 불능일 때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중재법 제3조 참조) 이 사건 계약서의 각 규정들을 검토하여 보면 이 사건 선박의 하자보증기간은 최장기간이 24개월 15일로 되어 있고 그 기간내에 선주측에서 하자보수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그 의무의 이행이 끝날때까지 관련조항들(중재약정에 관한 제15조를 포함하여)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취지임을 알 수있고, 따라서 선주측의 하자보수청구가 있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 원고 등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선박개조계약은 완전히 종료하였다고 해석함이 이 사건 계약의 종료에 관하여 따로 규정을 두고 있는 계약서의 규정취지에 부합된다고 할 것이다. 피고 대리인은 이에 대하여 중재제기기간에 관하여 명백히 규정된 바가 없으므로 중재제기기간은 계약해석의 준거법인 영국법에 따라 6년이라고 보아야 하고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현재 영국 소재 고등법원에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중재청구권의 존재확인 및 중재제기기간 연장신청사건이 계속중이므로 그 판결이 내려지기까지는 한국법원에서 중재계약의 존속 여부에 관한 판단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다투나 을 제2호증의 1(단 위에서 믿은 부분 제외), 을 제3호증의 1 내지 4(각 선서진술서)에 기재된 각 영국 변호사들의 진술내용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중재약정이 계약의 종료와 함께 소멸된 이상 당사자들이 분쟁의 해결을 위하여 관할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금지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일단 소송의 제기가 허용된 이상 그 후에 영국법원에서 중재기간의 연장신청이나 중재청구권확인 소송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유효하게 이 법원에 계속중인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한 것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은 소송경제나 당사자의 신뢰보호를 위하여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것이므로 반대의 견해에 선 피고대리인의 위 주장은 배척되어야 할 것이니, 결국 피고 대리인의 본안전항변은 어느 모로 보나 그 이유없다고 할 것이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나아가 본안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5호증의1(불기소사건 기록표지), 4(의견서), 5, 6, 9(각 진술조서), 7(해난사고경위조사),8(보고서),갑 제6호증의 1, 2(각 텔렉스), 3(서신)의 각 기재, 증인 이윤혁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선박이나 선박충돌사고를 야기한 사퍼호는 모두 선박개조수리작업이 거의 완료된 상태에 있었고 감항능력도 갖추었던 사실, 원고 조선소에서 태풍의 내습에 대비하여 선주측과 사전에 협의하여 위 선박들을 외항으로 피항케하는 것이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을 얻고 각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들이 위 선박들을 울산항 외항으로 이동시켜 울산항 항만당국이 지정한 묘박지에 각 정박하였던 사실, 그런데 당시 태풍의 위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여 위 사퍼호가 이를 지탱하지 못하고 표류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던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다른 반증이 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태풍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재난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 할 것이고 달리 원고들이나 그 종업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거나 계약상의 주의의무위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한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다. 그렇다면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선박충돌사고에 관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니 그 채무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세빈(재판장) 정원태 박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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