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가단2963
판시사항
가. 토지에 관한 이행소송에 있어서 등기부상 명의자와 피고가 동일인일 것이 소송요건으로서 법원의 직권심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나.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를 확보하기 의하여 분쟁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꾸며서 의제자백으로 판결을 얻으려고 하거나, 적당히 다투는 척하다가 원고 주장을 인정하게 한다든지 또는 화해를 해버리는 등 재판제도를 악용할 목적이 있는 경우 법원의 직권조사 여부(적극) 다. 토지거래허가제도가 시행된 후 그 시행 전에 매매계약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소송에서 형식상 의제자백의 요건을 갖추었지만 원고가 소장에서 등기명의자로 지정한 피고가 등기부상 소유자와 성명은 같지만 동일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적격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한 사례
판결요지
가. 토지에 관한 이행소송에 있어서 실체적 권리관계와 부합하지 않거나 권리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등기간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이용하여 진정한 권리자인 것처럼 가장하거나 허위주소를 이용하여 의제자백판결을 받아 내는 소송이 비일비재한 현 실태와 토지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재산으로서의 공공적, 개인적 중요성, 또 토지의 경우 한번 판결로서 권리변동이 생겨버리면 나중에 진정한 권리자가 이를 회복시키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등을 고려해 보면, 최소한 등기부상 명의자와 피고가 동일인일 것은 소송요건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당사자가 법원이 만들어 주는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를 확보하기 위하여 분쟁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꾸며서 의제자백으로 판결을 얻거나, 피고와 짜고 적당히 다투는 척하다가 원고 주장을 인정하게 한다든지 또는 화해를 해 버리는 것과 같이 재판제도를 악용할 목적으로 분쟁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것으로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법원이 이에 관하여 직권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참조조문
민사소송법 제139조, 제226조, 제265조
판례내용
【원 고】 김태곤 【피 고】 김두일 【주 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목록 기재 부동산에 대하여 1978.3.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해하라는 판결을 구함. 【이 유】 1. 소송요건의 존부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먼저 피고의 당사자적격에 대하여 본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토지들의 등기부상 소유자는 김해군 상동면 대감리 486에 사는 김두일이고, 원고가 소장에서 등기의무자로 지정한 피고는 김해시 동상동 735의 24에 사는 김두일이다. 세상에는 동명이인이 얼마든지 있고 보면 위 두 사람이 성명이 같다고 해서 동일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일반적인 소송법이론상 이행소송의 피고적격에 대해서는, 원고가 소장에서 피고로 지정한 자이면 피고가 될 수 있고 피고에게 과연 이행의무가 있는가 없는가는 본안에서 심리해 보고 그 결과 이행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하면 청구기각판결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적격을 무조건 본안 심리사항에 흡수시켜 버릴 경우, 본안에 대하여는 자백이나 의제자백이 가능하므로 법원의 심리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런 점을 악용하는 소송을 유인하는 계기가 제공된다. 특히 토지에 대한 소송에 있어서는, 그 동안 공시제도 자체의 미비와 등기에 대한 인식의 부족 등으로 아직도 실제적인 권리관계와 부하바지 않거나 그간의 권리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등기가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이용하여 진정한 권리자인 것처럼 가장하거나 허위주소를 이용하여 (의제)자백판결을 받아 내는 소송이 비일비재한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태이다. 이러한 점에 더하여, 토지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재산으로서의 공공적, 개인적 중요성, 또 토지의 경우 한번 판결로서 권리변동이 생겨버리면 나중에 진정한 권리자가 이를 회복시키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토지에 관한 이행소송에 있어서 최소한 등기부상 명의자와 피고가 동일인물일 것은 소송용건으로서 법원의 직권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나아가서는 토지소송뿐 아니라 당사자적격에 의심이 가는 이행소송 일반에 대하여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 무익하거나 불법적인 소송을 방지할 수 있고, 분쟁의 실질적 해결을 노리는 당사자적격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이 사건에 있어서는 등기부상의 소유자와 피고가 동일인이라는 아무런 입증이 없으므로 피고적격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나. 법률적 분쟁이 실재하는지 본다. 무릇 사법이라 함은 구체적인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 무엇이 법인가를 판단하고 선언함으로써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작용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법에 속하는 모든 재판제도는 구체적인 법적 분쟁의 존재를 당연한 전제로 한다. 헌법 제101조 제1항은 이러한 의미의 사법권을 법원에 부여한 것이고, 법원조직법 제2조 제1항은 법원이 법률상의 쟁송을 심판한다고 규정한 것도 이를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사법과 재판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볼 때, 당사자 사이에 법률적 분쟁이 실제로 존재해야 하는 것은 그 소가 적법한 취급을 받기 위해 구비하지 않으면 안될 사항, 즉 소송요건이라 할 것이다. 소송요건은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다. 다만, 원칙적으로 사실과 증거의 직권탐지까지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입증책임이 있는 당사자에게 입증을 촉구하면 되는 것이다. 본안 판결을 받는 것은 원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직권조사사항인 소송요건의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돌아간다. 통상적으로 분쟁의 존재는 당사자의 대립적인 주장 자체로서 자명하게 드러나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당사자가 법원이 만들어 주는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를 확보하기 의하여 분쟁이 없는 데도 있는 것처럼 꾸며서 의제자백으로 판결을 얻거나 피고와 짜고 적당히 다투는 척하다가 원고 주장을 인정하게 한다든지 또는 화해를 해 버리는 것과 같이, 재판제도를 악용할 목적으로 분쟁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것으로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법원이 이에 관하여 직권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의심이 가는 사건의 한 유형으로서, 토지거래허가제도가 시행된 후로 그 제도의 시행 전에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지 않거나 인정함으로써 의제자백에 의한 판결을 노리는 사건이 있다. 만약 그러한 판결이 내려진다면 토지거래허가제도는 당사자가 통모함으로써 얼마든지 잠탈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법원은 그 동안 이러한 사건도 분쟁이 실재하는 것으로 보고 거의 모두 의제자백으로 판결을 해 주었다. 그러자 그러한 사건이 점점 늘어나 최근에 와서는 이 법원이 접수하는 소의 1할 내지 2할을 차지하게 되었다(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다). 이런 지경에 이르러서는 그 소송들이 토지거래허가제도를 잠탈하려고 분쟁을 가장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도, 목적토지의 소재지가 현재 토지거래허가지역이고 최고 땅값이 급등한 김해군이고, 원고가 16필지가 되는 토지를 14년간이나 등기를 하지 아니한 이유 등에 대하여 위의 의심을 불식할 만한 아무런 설명도 없는 점등에 비추어 법률적 분쟁이 있는 것처럼 가장한 것으로 추정하지 않을 수 없다. 2.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 소는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므로, 본안에 대하여 판단할 것도 없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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