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민사 서울지법
95나54753

판시사항

수사기관이 영장 사본의 제시만으로 피의자를 연행한 행위 등에 대하여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자의로 수사기관까지 동행하였더라도 그 동행 목적을 벗어난 사유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 것은 불법구금이고, 수사기관의 공보담당자가 수사 초기단계에 있는 사건으로서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확신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에 전파가능성이 큰 기자들에게 혐의사실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은 불법적인 명예훼손행위이며, 급속하게 연행하여야 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사실 요지의 고지 및 구속영장 정본의 제시 없이 영장표지의 사본 제시만으로 강제연행한 것은 불법연행이고, 압수·수색영장 없이 공항의 보안구역 내 피의자의 수하물을 임의로 개봉·수색한 행위는 비록 그것이 관세청 직원의 입회하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영장주의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이며, 또한 영장 없이 피의자나 그 친구의 예금계좌 입·출금 상황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것은 금융실명거래에관한법률에 위반한 불법행위라는 이유로, 그러한 수사기관의 행위 등에 대하여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750조, 헌법 제1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72조, 제73조, 제113조, 구 금융실명거래에관한법률(1993. 8. 13.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 제16호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경제명령 제15조 제2항에 의하여 폐지) 제5조

판례내용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창국 외 5인) 【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5. 11. 22. 선고 94가단14672 판결 【주 문】 1. 원고 및 피고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인정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27, 32, 35, 갑 제6호증의 6, 7(갑 제6호증의 7 중 뒤에 믿지 않는 부분 제외) 갑 제7호증의 11, 12, 갑 제9, 10, 11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9, 소외 10의 각 증언, 제1심 법원의 김포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장, 주식회사 제일은행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7호증의 5 내지 10, 23, 24, 25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3, 소외 2의 각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 없다. 원고는 (생년월일 생략)으로서, 1988. 9.경부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일명 민가협) 산하 양심수후원회 간사, △△△△△ 사무차장, 한국고문방지위원회 조사부원, UN세계인권대회를 위한 민간단체공동대책위원회 간사 등의 직위를 가지고 주로 미전향 장기수들의 수감생활과 석방 이후의 진로 등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면서, 간첩죄로 수감생활을 하다가 석방된 뒤 일본에 거주하는 소외 20, 대한민국 내의 인권 운동에 관심이 많은 일본국인 소외 21 등과 접촉을 하여 왔는바, (1) 피고 산하 경찰청 보안국(보안4과)에서는 원고가 위와 같은 활동을 하는 데 주목하고 계속적으로 원고의 행적을 추적하던 중 1993. 7. 12.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소외 11로부터 원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수색할 장소가 원고의 주소지 및 서울 관악구 (주소 1 생략)△△△△△ 사무실로 되어 있다)을 발부받아 위 보안4과 소속 경찰관들인 소외 1, 소외 2, 소외 3 등이 원고의 소재를 찾지 못하여 원고가 입회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그 집행을 마친 후 그 다음날 06:00경 서울 종로구 돈의동 (주소 2 생략) 901호에서 취침중인 원고를 발견하고 압수품의 소유자 구분을 위하여 원고의 승낙하에 원고와 함께 용산구 남영동에 있는 경찰청 보안국까지 동행하게 되었으나, 그 곳에서 원고를 간첩죄로 조사를 하면서 같은 달 15. 06:00경까지 경찰청 내 보안국 조사실에 감금하였고, (2) 위와 같이 조사를 하던 중인 같은 달 14. 경찰청 공보담당자는 이 사건에 관한 취재를 맡고 있던 경찰청 출입기자들에게 원고의 혐의사실에 관하여 "원고가 소외 12와 연결된 확실한 물증이 있다. 며칠만 기다리면 확실한 물증을 제시할테니 그 때까지 기다려 달라."라고 밝히고 다만 보도통제를 요청하였고, (3) 또 위 경찰정 보안국은 같은 달 15. 06:00경 원고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일단 귀가시킨 후 같은 날 서울지방검찰청에 원고에 대하여 이적표현물소지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고 동 검찰청 소속 검사 소외 13의 청구에 의하여 서울지방법원 판사 소외 14로부터 발부받은 구속영장에 기하여 원고를 구속하고자 원고의 행적을 찾던 중 원고가 서울 강남구 (주소 2 생략) 창림빌딩 2층 변호사 소외 15의 사무실(○○합동법률사무소)에서 위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보안4과 소속 경찰관 소외 4의 지시에 따라 같은 소속 경찰관인 소외 5가 소외 1, 소외 6을 데리고 그 날 18:00경 위 사무실에 들어가 원고에게 소지하고 있던 구속영장표지만의 사본을 보여주며 함께 경찰청으로 갈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원고와 위 소외 15, 변호사 소외 16이 위 소외 5 등에게 피의사실 요지의 고지 및 구속영장 정본의 제시를 요구하며 원고의 동행을 거부하자 위 소외 5 등은 처음에는 구속영장 정본을 갖고 오겠다고 하다가 곧이어 같은 경찰관들인 소외 7, 소외 2 등과 함께 위 소외 15의 사무실로 따라 들어 온 위 소외 4의 지시에 따라 재차 원고를 연행하려 하였고 그로 인하여 언쟁을 벌이는 한편 서로 밀고 당기고 하다가 급기야는 위 소외 4, 소외 5의 지휘하에 위 소외 7이 원고의 오른팔을, 위 소외 2는 왼팔을, 위 소외 1은 허리춤을 붙잡고 꼼짝못하게 한 다음 원고를 사무실 밖으로 데려가고 위 소외 6은 위 사무실 밖 계단에서 원고의 양손에 수갑을 채우고 승용차에 태워 용산경찰서 유치장으로 인치하여 같은 날 20:30경 구속영장을 집행하였고, (4) 한편 위 경찰청 보안국 소속 경찰인 소외 3, 소외 8 등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원고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중인 1993. 1. 14.경과 같은 해 3. 24.경 원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명목으로 각 김포국제공항 보안구역 안에서 적법한 압수 수색영장 없이, 당시 위 공항에 근무하던 세관공무원인 소외 18, 소외 19에게 일본과 태국으로 출국하는 원고의 수하물을 개봉·수색할 것을 요구한 후 위 세관공무원들의 입회하에 원고의 수하물을 직접 수색하고 그 소지품을 사진촬영하였고, 또 1993. 3. 27.부터 같은 해 5. 사이에 원고가 그 명의 또는 소외 17 명의로 개설한 소외 주식회사 제일은행,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주식회사 한일은행의 예금계좌의 입·출금에 대한 정보의 제공을 요구하였다. 나. 판 단 (1) 일단 자의로 경찰과 수사기관까지 동행한 자라도 그의 의사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비록 원고가 자의로 경찰청 보안국까지 동행하기는 하였으나 위 보안국 소속 경찰들이 당초 수사기관까지 동행한 목적을 벗어나 원고를 간첩죄로 조사하면서 약 48시간 정도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바이고, 다만 피고는 원고를 간첩죄로 긴급구속하였으나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발부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위 경찰청에 도착한 지 47시간 20분만에 일단 귀가조치시킨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에 대하여 긴급구속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결국 위 구속은 불법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 또 경찰청 공보담당자가 수사 초기단계에 있는 사건으로서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확신하지 못한 상태에서(이러한 사실은 수사당국에서 원고를 간첩죄 등 혐의로 오랜 기간 동안 내사를 펼쳐 왔으며 1993. 7. 13.부터 같은 달 15. 석방시까지 이 점에 관하여 집중적으로 추궁하였으나 결국 간첩죄 혐의를 밝히지 못하고 석방한 뒤 이적표현물소지죄로 구속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타에 전파가능성이 큰 기자들에게 원고가 북괴의 수괴인 소외 12로부터 사주를 받는 간첩임을 임시하는 발언을 한 것은 원고에 대한 불법적인 명예훼손행위가 된다 할 것이다. (3) 그리고 사법경찰인 소외 4 등이 같은 달 15. 구속영장 정본의 제시 없이 급속하게 원고를 연행하여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의사실 요지의 고지 및 구속영장 정본의 제시 없이 원고를 강제연행한 것은 형사소송법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불법연행으로서 모두 위법을 면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209조, 제82조에 의하면 구속영장은 수통을 작성하여 사법경찰관리 수인에게 교부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설혹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하더라도 필요한 수만큼 구속영장 정본을 미리 부여받아 그로써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의 집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피고는 위 소외 4 등이 위 소외 15 변호사 사무실에 있는 원고와 눈이 마주쳤는데 당시 위 소외 4 등은 구속영장 정본을 소지하고 있지 아니한 상태였지만 원고가 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을 알고 도주할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제200조, 제85조, 제3항 소정의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따라 원고에게 피의사실의 요지와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음을 고지하고 그를 구속한 것이므로 위 구속은 적법하다고 주장하나, 앞에서 본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이미 같은 달 13. 위 사법경찰들에게 협조의 의사로 경찰청 보안국까지 임의로 동행하여 장시간 간첩혐의로 집중적인 조사를 받다가 15. 아침에 귀가조치되었고, 위 불법구속 당시에도 변호사 소외 15가 영장 정본의 제시를 요구하면서 원고가 도주하지 아니할 것이며 영장이 제시되면 순순히 구속집행에 응할 것임을 수차 강조하였으며 원고도 뚜렷한 도주의 징후를 보이지 아니하였을뿐 아니라 당시 원고를 체포하기 위하여 위 사무실 부근에 대기하던 사법경찰들이 6명( 소외 4, 소외 5, 소외 1, 소외 7, 소외 2, 소외 6)인 데다가 영장발부기관인 서울형사지방법원이나 청구기관인 서울지방검찰청과 위 사무실의 거리가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체포 당시의 상황이 영장의 정본을 소지하지 아니하고 구속을 집행할 만한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그와 같은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또 수사당국에서 법관으로부터 적법하게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에 기하지 않고 원고의 수하물을 임의로 개봉·수색한 것은 비록 그것이 관세청 직원의 입회하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모든 수사상의 강제처분은 영장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른바 영장주의에 반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개봉·수색은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 또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8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행위라고 주장하거나 또는 세관공무원은 관세법 제137조에 의하여 출입국자의 수하물을 검색할 수 있고, 위 사법경찰들은 세관공무원의 권한행사 범위 내에서 그 협조를 의뢰한 것에 불과하므로 적법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우선 위 각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사 단체에 대한 조회, 또는 현장에 임하여 하는 사실조사는 강제성을 띠지 않고 조회·조사 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는 임의적인 수사를 의미하는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과 같이 강제처분인 압수·수색에까지 위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나아가 관세법 제137조 제3항 및 동법시행령 제124조 제2항에 의하면 세관장은 출국하는 자가 신고를 하지 아니한 물품에 대하여 관세청장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직권으로 이를 검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한편 동법 제174조는 세관 공무원은 관세법에 위반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물품 등을 검사하거나 봉쇄 기타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또 사법경찰관리의직무를행할자와그직무범위에관한법률 제5조 제19호, 제6조 제14호에 의하면 관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관세범의 조사업무에 종사하는 세관공무원은 당해 지역을 관할하는 검사장의 지명에 따라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되 그 직무범위는 그 소속관서 관할구역 안에서 발생하는 관세범, 수출·입물품의 가격조작사범 및 수출·입물품의 통관과 관련된 지적재산권침해사범과 소속관서 관할구역 중 우리 나라와 외국을 왕래하는 항공기 또는 선박이 입·출항하는 공항·항만과 보세구역 안에서 발생하는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 및 외국환관리법 중 지급수단·귀금속 또는 증권의 불법수출·입사범에 한하고 있고, 이상의 규정들을 종합하면 세관공무원은 모든 범죄행위에 대하여 출입국자의 물품을 직권으로 검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위 관세법이나 사법경찰관리의직무를행할자와그직무범위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인정되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위와 같은 검사권한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는 어느 모로 보나 세관공무원에게는 조사권한이 없는 국가보안법 피의사건의 수사를 위하여 경찰청 보안국 소속 경찰들이 세관공무원들로 하여금 그들의 검사권한의 남용을 요구한 것이므로 이는 결국 강제수사에 있어서의 영장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당시 시행되던 금융실명거래에관한법률(법률 제4280호로 개정된 것) 제5조에 의하면 위 경찰청 보안국 소속 경찰들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자에게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의 제공을 요구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동법 제6조는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청 보안국 소속 경찰들이 위 규정을 위반하여 소외 주식회사 제일은행,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 주식회사 한일은행에 개설된 원고 또는 원고의 친구인 소외 17의 예금계좌의 입·출금상황에 대한 정보의 제공을 요구한 것인바, 비록 이와 같은 행위가 임의수사의 형식, 즉 수사기관이 수사의 단서를 발견하기 위하여 법관의 영장이 없이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에 따라 공사단체에 사실조회를 요청한 것과 같은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이 행위는 위 금융실명거래에관한법률에서 명백히 금지하고 있는 것을 행한 것이므로 그 목적 여하 및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 여하에 불구하고 일단 불법행위가 성립됨을 면할 수 없다. 다. 원고의 주장 중 인정되지 아니하는 사실 원고는 위에서 인정한 불법행위 외에도 다음과 같은 피고의 불법행위를 더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살핀다. (1) 원고는 경찰청 보안국 소속 경찰인 소외 3 등이 1993. 7. 13. 06:00경 서울 종로구 돈의동 (주소 2 생략) 901호에서 원고에게 1993. 7. 12.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소외 11이 발부한 원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마치 원고에 대한 구속영장인 것처럼 제시하여 원고를 속인 후 피의사실의 요지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에 대하여 고지하지 아니한 채 강제로 경찰청으로 연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6호증의 7, 갑 제11호증의 각 기재과 제1심 증인 소외 9의 증언은 아래 인정 사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오히려 갑 제10호증(증인신문조서, 94가단42189호 사건에서 원고가 증언한 것이다)의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3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경찰청 보안국 소속 경찰들이 이미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을 그 집행장소에서 원고가 참여하지 아니한 채 집행을 마친 후 7. 13.경 06:00경 위 낙원동 오피스텔에서 원고를 발견하고 그 영장을 원고와 함께 있던 소외 22에게 그 영장을 보여주었는데 위 소외 22가 그 영장을 받아본 후 원고에게 "경찰관들과 함께 가야겠다."고 말하며 증인에게 제시했던 영장사본을 반환하였고, 위 소외 3도 원고에게 원고가 속해있던 △△△△△와 원고의 주거지를 압수수색에 의해서 집행하였음을 알리면서 그 영장집행에 의해서 압수된 압수물의 소유자 등을 구분하기 위하여 협조해 달라고 하자 원고가 경찰관들에게 "좋습니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면서 당시 원고가 소지하고 있던 소형가방을 들고 경찰청까지 따라간 사실이 인정되고 그 밖에 원고가 경찰청에 강제연행된 것이라고 볼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2) 원고는 1993. 7. 13. 구금되어 같은 달 15. 석방될 때까지, 그 날 오후 다시 구금되어 검찰수사가 끝난 같은 해 8. 6.까지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동안 조사 경찰관이나 검사로부터 진술거부권의 고지가 없었고 오히려 허위자백을 강요당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6호증의 7의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10의 증언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원고는 또, 위 경찰청 보안국 소속 경찰들이 소외 주식회사 데이콤을 통하여 원고과 소외 23 사이의 컴퓨터통신내용을 탐지하였고, 피고 산하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아무런 근거 없이 1994. 7. 23. 소외 주식회사 제일은행 창신동지점에 개설된 원고 명의 예금계좌에 관하여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위 은행이 이에 따라 그날부터 같은 해 11. 17.까지 원고의 계좌에 대하여 지급정지조치를 취하여 원고 또는 원고의 대리인이 위 예금계좌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우선 위 경찰청 보안국 소속 경찰들이 소외 주식회사 데이콤을 통하여 원고와 소외 23 사이의 컴퓨터통신내용을 탐지하였다는 주장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요청에 따라 위 은행이 원고가 주장하는 위 기간 동안 원고의 계좌에 대하여 지급정지조치를 한 것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갑 제1호증의 1의 기재 및 제1심의 위 은행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1993. 7. 12.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소외 11로부터 원고에 대한 국가보안법위반 피의사실에 관하여 범죄행위에 이용된 원고의 물건 및 자금에 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고, 이에 기하여 위 은행에 개설된 원고 명의의 (계좌번호 생략) 종합예금통장과 그 예금에 대한 압수처분으로 위와 같은 지급정지를 의뢰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는 법관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행한 것으로서 적법한 것이라 할 것이다. (4) 원고는 또, 서울지방법원에서 1993. 10. 20. 10:30경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관하여 집행유예판결을 선고받아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되었음에도 검찰에서는 원고를 즉시 석방하지 아니하고 원고를 수갑을 채우고 포승으로 묶은 채 교도소까지 다시 호송한 후 같은 날 23:00경에야 석방조치를 취하였으므로 이는 불법구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고에게 집행유예판결이 선고되었음에도 다시 원고에게 수갑을 채우고 포승으로 묶어 교도소까지 호송한 후 그날 23:00경에야 비로소 원고를 석방하였음은 피고도 이를 다투지 아니하는 바이다. 그러나 행형법시행령 제46조에 의하면 호송중인 재소자에 대하여 수갑과 포승을 사용하도륵 규정하고 있는데, 재소자의 신분이 언제 종료되는지에 대하여는 이론의 여지가 있기는 하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 나라 행형법상 구속된 자의 석방에 관하여 법으로 절차를 규정하고 있고 그 절차의 준수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됨을 피할 수 없는 이상 구속영장이 효력이 상실된 뒤라도 석방절차가 종료되어 현실적으로 석방될 때까지는 재소자의 신분이 유지된다고 볼 수밖에 없고, 이와 같이 재소자의 신분이 유지되는 이상 교도관들이 원고에 대하여 호송중에 수갑과 포승을 사용하는 것은 위 행형법시행령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행형법 제53조는 구속된 자의 석방은 사면, 형기종료 또는 권한 있는 자의 명령에 의하여 교도소장 등이 관계 서류를 조사한 후 시행하도록 규정하는 등 재소자의 수용 및 석방지휘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엄격한 서면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한편 당시 시행 중이던 법원사무규칙(대법원규칙 제1214호로 개정된 것) 제32조에 의하면 형사판결이 있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판결 결과를 검찰청에 통지하여야 하고,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05조에 의하면 검사는 구속영장이 형사소송법 제331조(집행유예판결 등의 선고에 의한 구속영장의 실효)의 규정에 의하여 실효된 때에는 판결이 선고된 날에 지체 없이 피고인을 석방하여야 하되, 검찰청사건사무담당 직원은 법원사무관으로부터 재판결과 통지를 송부받은 때에는 당일 구속감독부에 소정의 사항을 기재하고 석방지휘서를 작성하여 검사의 서명·날인을 받아 피고인이 재소하고 있는 구치소 또는 교도소의 장에게 송부하여야 하며, 제1심 법원의 서울 구치소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석방지휘서를 송부받은 교도소측으로서는 피고인을 석방하기 전에 피고인이 교도소측에 영치시킨 금전이나 물품을 피고인에게 다시 교부하고, 피고인에게 지급한 피복 및 식기 등 대여품의 반납받는 등의 절차가 필요함이 인정되는바, 이처럼 석방지휘서 등 관계 서류의 작성 및 결재, 관련기관의 문서수발, 출감준비 등의 석방절차를 취함에 있어 상당한 시간이 불가피하게 소요되리라는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판결 선고시부터 위 절차를 취함에 소요되는 다소의 시간이 경과한 뒤 석방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불법구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고는 법원사무규칙, 검찰사건사무규칙은 법원과 검찰의 사무처리절차를 정한 규칙에 불과하고, 국민의 자유과 권리에 관한 내용을 정한 법률은 아니므로 위 규칙에 의하여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형사절차상 국민의 기본권이 변경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 규칙들은 국가의 재판사무와 형벌권의 행사의 적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각각 법원조직법 및 검찰청법으로부터 적법하게 위임받아 제정된 것으로서 이 규칙들이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가사 국민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폐지되거나 변경되지 않는 한 교도관들이나 공무원들이 그 규칙에 규정된대로 절차를 준수한 것을 가지고 관계 공무원들이 고의·과실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손해배상액의 결정 위에서 불법행위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산하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경찰관들의 위 인정과 같은 불법행위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경찰관들의 사용자로서 위 경찰관들이 위 공무집행상의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원고에게 가한 정신적 고통을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위 불법행위는 수사기관이 원고에 대한 국가보안법위반 피의사실을 수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각각의 행위를 따로 평가하여 행위마다 그 배상액수를 정하기보다는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그 손해배상총액을 정함이 상당하다고 보여지는바, 앞서 본 원고의 연령, 직업, 성행 기타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피고는 위자료로서 원고에게 금 5,000,000원을 지급함이 적당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의 익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4. 2.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익일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 및 피고의 항소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현순도(재판장) 김성수 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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