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구합14033
판례내용
【연관판결】서울고등법원,2012누31146,2심-대법원,2013두7230,3심-서울고등법원,2015누488,4심 【주문】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피고가 2011. 10. 13.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이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망 소외1(생략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08. 2. 11. 주식회사 ○○○○○○(주식회사 ○○에게 합병되어 현재 주식회사 ○○○○○○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1. 3. 1. 09:50경 출근한 후 다음날인 2011. 3. 2. 08:20경 소외 회사의 공장에서 목을 매어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나. 원고는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망인에게 우울증이 발병하였고 급기야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1. 10. 13. '업무상의 사유(업무상 부담이나 갈등)로 망인에게 정신적 이상·심신상실 상태가 초래되었고 그로 인해 망인이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근거가 뚜렷하지 않으며, 망인의 사망은 개인적인 성격 등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되어 업무와 사망과의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이하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으로, 소외 회사가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에게 합병된 후 경영진이 ○○측의 인력으로 재배치되면서, 기술연구소장인 망인은 위로부터는 생산차질 및 매출저하로 인한 질책을, 아래로부터는 직원들의 불평 및 퇴직을 겪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의 책임자인 소외2이 2011. 1. 31. 권고사직을 당하자 다음에는 자신의 차례가 될 것이라고 불안해 하였고, 이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급기야 우울증이 발병하였고 그러한 우울증이 심화되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자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보아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경력과 업무수행 가) 망인은 2008. 2. 1.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기술연구소장 겸 공장장으로 근무하면서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용 도료 제품개발 및 생산관리 총괄, 조직 및 인원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망인의 근무시간은 평일 08:00 ~ 17:00 였으나, 보통은 약 20:00경에 퇴근하였고, 1개월에 3일 정도 휴일에 근무하였다. 2)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가) 망인이 입사하고 3개월 후에 소외 회사가 ○○에게 합병되면서 대표이사 및 경영지원팀장 등이 ○○측 인원으로 재배치 되었다. 한편, 망인이 담당한 기술연구소의 기존 직원들은 합병 후 망인이 사망할 무렵까지 약 80% 정도가 퇴사하였다. 나) 기존의 직원들이 퇴사하는 과정에서 기술개발업무의 추진에 애로를 겪게 되었는데, 새로 취임한 대표이사 및 영업팀, 디자인 팀은 원고에게, 기술연구소의 제품개발이 지연되고 기술 수준이 낮아 매출이 부진하다는 질책을 하며 기술연구소에 그 책임을 돌리기도 하였다. 또한 2011. 1.부터 주간 팀장회의가 상시화 되어 대표이사의 매출증대에 대한 요구가 더욱 빈번해졌다. 대표이사는 전체회의시 '연구소가 업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실력이 떨어져 제품을 판매할 수가 없다'는 발언을 하여 공개적으로 기술연구소 측을 질타하기도 하였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연구소의 책임자로서 부하직원들이 퇴직하는 것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게 되었고, 영업팀 등이 당시의 회사설비 및 인력과 기술수준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요구를 한다면서 수차례 애로를 토로하였다. 라) 또한 소외 회사의 중국 현지법인 책임자였던 소외2이 2011. 1. 31.경 권고사직을 당하자 망인은 “다음에는 내 차례다”라고 하면서 불안하고 힘든 심경을 토로 하였고, 소외 희사가 2011. 2.말경 기존에 망인에게 제공하던 회사 차량을 그랜저(2,400cc)에서 SM5(2,000cc)로 교체하자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마) 망인은 2011. 2. 28.경 부하직원들에게 일이 많으니 2011. 3. 1. 출근하자고 하였으나 직원들이 쉬고 싶다고 하자 실망하는 기색을 보였다. 바) 망인은 2011. 3. 1. 09:50경 사무실에 출근한 후 회사 대표, 연구소 직원들, 가족들 앞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자살하였다. [대표님께] (중략) 우선은 회사 일을 전면적으로 다시 파악하셔서 허상과 실상에 대해 눈을 뜨셔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특히 여러 불비한 여건 속에 있는 우리 기술일이 대표팀/영업/디자인의 속도에 미흡 한 점이 많은데 이를 인정치 않고 맞추라 그러시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부 폭발이 있기 전에 저의 일을 계기로 모두가 정신 차려 주셨으면 합니다. 최송합니다만 기술일은 기술자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십시오. 그들은 기꺼이 희생할 것입니다. 영업이나 디자인의 시각으로 기술자들을 평가하시지 말아 주십시오, 그들의 편리한 시각 때문에 기술자들은 피눈물을 홀려야 합니다. [연구소 직원들께] (중략) 주변으로부터 듣게 된 안좋은 소리들은 모두 연구소장인 저의 불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항상 얘기한 영업/디자인, 심지어 대표이사로부터 들어온 연구소를 무시하는 얘기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여러분의 자존심을 세워드렸어야 했는데, 오히려 여러분들께 이해하라, 받아들이자, 참자는 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일을 두고 떠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3) 망인의 성격 및 생활 망인은 업무에 있어서 완벽을 추구하고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 성격이었다. 주변 직원 및 가족들과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였으며, 흡연은 하지 않았고 월 1 ~ 2회 회식시 소주 1병 정도를 마셨다. 평소 등산과 야구관람 등의 취미활동을 하였으며, 건강검진 내역상 특기할 만한 사항은 없다. 4) 망인의 정신과적 상태 가) 망인은 2010. 8. 26.부터 2010. 10. 12.까지 ○○○대 ○○병원에서 귀가 울리는 이명증상으로 진료를 받았으나 정상판정을 받았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망인이 당시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명증세를 느끼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나) 망인은 2011. 2. 17. 소외 회사의 정기 보건관리상태 진단을 받았는데 그 보고서에 망인에 관하여 '스트레스 -> 정신보건센터 안내'로 기재되어 있다. 당시의 면담 상황 설명서에 의하면 망인은 “50이 넘어도 해놓은 것도 없고 사는게 힘들다. 한달 정도 잠을 못자서 피곤하다. 희사일도 그렇고 가정도 그렇다”고 진술하였고, 간호사는 망인에게 신경정신과나 보건소 등에 가서 상담을 받아 보기를 권유하였으나 망인이 그 후 상담을 받은 내역은 없다. 5) 피고측 자문의 소견서 망인은 완벽지향적 성격(일명 강박성 성격)인 것으로 추정되며, 회사의 일들에 대해 실적 부진으로 책임감을 많이 느꼈고 자책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서 모든 일의 총 책임자로 자꾸 빠져나가는 직원관리, 상사와의 갈등, 실적부진 등 스트레스가 컸을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원고는 완벽지향적 성격으로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는 성격이나 스트레스 자체가 매우 컸을 가능성이 있다. 업무와 관련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 갑 제13, 1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는바, 그 인과관계 유무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로써 판단되어야 하므로, 근로자가 업무로 인하여 질병이 발생하거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이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러한 질병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지만(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3797 판결,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 판결 등 참조), 자살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발생하였고 그 우울증이 자살의 동기 내지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곧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있다고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되며,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및 직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살자에게 가한 긴장도 내지 중압감의 정도와 지속시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황과 자살자를 둘러싼 주위상황, 우울증의 발병과 자살행위의 시기 기타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기존 정신질환의 유무 및 가족력 등에 비추어 그 자살이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에 기인한 것이 아닌 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기술연구소장으로서 소외 회사가 ○○에게 합병된 후 매출부진에 대한 질책으로 인하여 가중된 업무부담과 연이은 부하직원들의 사직 및 자신의 퇴직에 대한 불안감으로 어느 정도의 정신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고 상사와의 관계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망인이 느끼는 우울감이 평균적인 근로자로서 감수하고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중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었고, 나아가 그 우울증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락 상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결국 망인의 업무와 자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 한다고 볼 수 없다. 가) 망인은 정상적인 근무시간보다 약 2 ~ 3시간 정도를 초과근무하여 08:00 경부터 20:00경까지 근무하였고, 휴일에 월 3회 정도 출근하여 근무하였는데, 망인의 직책상 주로 부하직원들의 격려 내지는 지휘 감독이 주된 업무였을 것으로 보인다. 나) 비록 소의 회사가 ○○에게 합병된 후 대표진이 변경되고 변경된 대표진으로부터 매출부진에 대한 책임을 붇는 질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대표이사는 원고에게 인격적으로 대하였던 점(갑 제7호증의 1 소외3의 문답서)에 미루어 직장생활에서 통상 있을 수 있는 정도로 보이고, 모욕적인 발언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다) 망인과 부하직원 및 상급자와의 관계 등 주위 상황도 망인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하였다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비록 망인이 속한 부서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정이 없음에도 매출부진으로 질책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러한 상황은 직장생활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어서 그러한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두고 자살을 감행할 정도로 감수하고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라) 망인이 소외 회사에 입사한지 3개월 후 경영진이 교체된 이래 망인의 사망시까지 망인의 입무내용이나 업무환경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대폭적인 변경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 망인이 자살하기 전에 회사 대표, 직원들, 가족 앞으로 유서를 작성하였던 점에 미루어 망인은 자살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망인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1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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