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노724
판시사항
피고인이 보험사고를 가장하여 자신의 건물에 방화한 것으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단독으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할 만한 증명력을 가진 직접증거는 없는 사안에서 여러 가지 간접증거 및 정황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자신이 처한 경제적 곤란을 해결하기 위하여 보험사고를 가장하여 자신의 건물에 방화한 것으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164조 , 형사소송법 제308조
판례내용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변호인】 한밭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명을식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1. 11. 23. 선고 2001고합19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79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유】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바 없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화재가 방화인지에 관하여 먼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검토해 볼 때, 이 사건 화재는 우연한 화재가 아니라 누군가가 식당 건물 뒷마당에 있던 가정용 엘피지 가스통 2개를 위 식당 1층 홀에 옮겨놓고 그 밸브를 열어 가스를 유출시킨 뒤, 위 식당 지하 바닥 서너 군데 및 식당 밖의 창고 및 야적장 등에 시너를 뿌리고 불상의 도구로 불을 붙여 저지른 방화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수사기록 제55쪽 내지 제87쪽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회보 및 수사기록 제88쪽 내지 제107쪽의 화재원인조사서, 수사기록 제42쪽 내지 제46쪽의 신영길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등 각 참조). 나. 증거관계에 대한 검토 따라서 이 사건의 유일한 쟁점은 과연 피고인이 이 사건 방화를 저지른 범인인지 여부에 한정되는바, 다음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기록에 나타난 증거들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1)목격자 송재현, 최진영, 김기용의 각 진술:이들은 피고인과 아무런 이해관계 없는 제3자로서 발화 당시 현장에서 범인이라고 추정되는 사람을 목격한 증인들이므로 그 진술은 유력한 증거가 된다. (가)김기용의 진술(수사기록 제190쪽 내지 제198쪽, 제758쪽 내지 제762쪽, 원심 증언):위 김기용은 당일 대리운전을 위하여 용두동에 갔다가 호출한 손님이 없어 되돌아오는 길에 화재가 나는 현장을 보았다. 고개를 내려오는데 창문에 불빛이 보여 처음에는 자동차 전조등 불빛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확 하고 불이 크게 번져 식당 건너편 길가에 주차시키고 차에서 내려 불이 난 곳으로 걸어가며 119에 신고를 하는데 식당 주차장에서 흰색 프린스 승용차가 나오더니 빠른 속력으로 도주하였다. 차량이 흰색 프린스인 것은 확인을 하였으나 차량번호나 운전자의 인상착의는 보지 못하였다. (나) 송재현, 최진영의 진술(송재현은 수사기록 제33쪽 내지 제37쪽, 제129쪽 내지 제134쪽, 제698쪽 내지 제702쪽, 원심 증언, 최진영은 수사기록 제38쪽 내지 제41쪽, 원심 증언):이들은 친구 사이로 같은 친구인 지근길과 함께 '세븐나이'라는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고 세명이 같이 송재현의 집으로 가기 위해 걸어가던 중 식당 건물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쳐다보았던바, 범인이라고 추정되는 사람이 식당 안에서 달려나와 주차장으로 가더니 흰색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는 것을 보았다.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하여는 송재현은 40∼50대의 남자로 키는 170cm 정도, 작고 뚱뚱한 체격, 상의는 흰색 계통의 티셔츠, 하의는 어두운 색 계통의 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최진영은 30대 전후반의 남자로 상의는 흰색 계통의 티셔츠, 하의는 검은색 계통의 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그 이외의 것은 거리가 멀어서 자세히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차량에 관하여는 최진영은 흰색 프린스인 것은 맞지만 번호판은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송재현은 흰색 프린스인 것이 맞고 자신이 번호판을 보려 하였으나 앞번호판은 차량의 전조등 불빛 때문에 못 보았고 뒷번호판의 번호가 "6"자로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였다(기록에 따르면 송재현의 시력이 좌 2.0, 우 1.5이기 때문에 최진영보다 더 잘 볼 수 있었을 듯 하다). 두 사람 모두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그 당시 그들이 목격한 범인인지 여부에 관하여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진술하였다. (다)판단:위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방화를 저지른 범인이 당시 이들이 목격한 "차량번호가 6으로 시작되는 흰색 프린스를 운전하는 남자"라고 인정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발생 당시 만 49세로 키는 160cm, 비교적 작고 뚱뚱한 체격이며 흰색 프린스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었는바, 인상착의나 차량의 특징 등이 위 목격자들의 진술에 부합되는 점이 있다. (2) 피고인의 누나인 공소외 1(수사기록 제27쪽 내지 제32쪽, 제297쪽 내지 제334쪽, 제538쪽 내지 제562쪽, 제564쪽 내지 제568쪽, 제740쪽 내지 제757쪽), 피고인의 딸인 공소외 2(수사기록 제336쪽 내지 제352쪽), 식당 종업원인 김영관(수사기록 제160쪽 내지 제188쪽, 원심 증언), 오선순(수사기록 제116쪽 내지 제128쪽, 제772쪽 내지 제776쪽), 최미숙(수사기록 제219쪽 내지 제231쪽), 전영자(수사기록 제238쪽 내지 제248쪽), 원유명(수사기록 제23쪽 내지 제26쪽, 제202쪽 내지 제217쪽)의 각 진술:이들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두 가지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가)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위 식당의 운영이 극히 부진했다는 점:이들의 진술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위 식당이 광우병과 구제역 파동으로 말미암아 그 운영이 극히 부진하여 거래처에 일부 외상대금이 밀려 있었고, 일부 종업원에 대하여는 임금도 체불하고 있었다는 것인바, 이같은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은 후술하는 토지주와의 분쟁으로 이 사건 식당 건물이 철거될 형편에 처해 있었다는 사실과 결부되어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가정할 경우 이 사건 범행의 동기를 설명해 주는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 (나)범인은 아마도 식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일 것이라는 점:더욱 주목할 사실은 이들의 진술과 앞서 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회보를 종합해 보면 범인은 아마도 식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일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이 사건 식당 건물에는 평소에는 피고인이 1층 홀에서, 공소외 1과 피고인의 자녀들이 2층 살림집에서 각 상주하고 있어서 외부인으로서는 이들의 눈에 띄지 않고 범행을 저지르기 어려웠는데, 사건 당일에는 우연히도 피고인은 애인인 공소외 3을 만나서 그녀가 거주하는 여관 207호실에서 잠을 잤다는 것이고, 피고인의 누나인 공소외 1과 피고인의 딸인 공소외 2는 갑천교회에 철야예배를 보러 갔으며(철야예배는 매일 있는 것이 아니라 매주 금요일에만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피고인의 아들인 공소외 4는 대천으로 엠티(M.T.)를 갔다는 것이므로, 범인은 내부인이거나 만약 외부인이라면 위와 같이 사건 당일 이 사건 건물에 아무도 없다는 사정을 알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범행 수법으로 보아도 범인은 가스통이 식당 뒷마당에 위치해 있고, 위 식당 정문은 잠겨 있으나 뒷문은 평소에 잠궈두지 않아 힘껏 밀면 열린다는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있고, 게다가 사건 당일에는 이 사건 건물에 비록 사람은 없었으나 피고인이 키우는 송아지만한 개가 있었는데 개가 짖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기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점 등도 범인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이 점 역시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황이 된다. (3)윤재철의 진술(수사기록 제481쪽 내지 제486쪽, 제764쪽 내지 제768쪽):위 윤재철은 토지주의 대리인으로서 그의 진술과 수사기록 제254쪽에 편철된 건축물철거명령 사본, 수사기록 제261쪽 내지 제272쪽에 편철된 공소외 1에 대한 건축법위반 피의사건기록 사본, 수사기록 제487쪽 내지 제489쪽에 편철된 준비서면 사본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1은 토지주 옹장우로부터 이 사건 건물이 위치한 대지를 임차한 후 그들의 전재산을 투자하여 위 식당 건물을 지었는데, 위 옹장우의 승낙 없이 임의로 건축허가신청을 받고 건축하였다가 위 옹장우와 분쟁이 생겨 결국 건축허가가 취소되고 2000. 11. 30.경 대전 중구청장으로부터 건물철거명령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위 옹장우는 2001. 3. 15. 위 식당 건물 명의자인 공소외 1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건물철거 및 대지인도를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피고인으로서는 위 옹장우와 원만하게 합의하지 못할 경우 이 사건 건물을 철거당할 형편에 처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인의 식당 영업이 극히 부진한 사정과 결부되어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가정할 경우 이 사건 범행의 동기를 설명해 주는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 (4)권선필의 진술(수사기록 제447쪽 내지 제453쪽, 제694쪽 내지 제697쪽, 원심 증언):위 권선필은 페인트대리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화재 발생 3일 전에 피고인에게 시너를 5통 판매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초기에는 종업원들이 피고인의 식당에서는 시너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진술함으로써 피고인이 평소에 식당에서 사용하지도 않는 시너를 화재 발생 3일 전에 5통이나 구입하였다는 사실이 피고인이 범인임을 추단할 수 있는 강력한 정황으로 작용하였으나, 그 후 피고인이 연료값을 아끼기 위하여 자신의 프린스 승용차 등에 시너를 연료로 사용하여 왔다고 진술하고 종업원들도 진술을 바꾸어 이를 뒷받침함으로써 위 권선필의 진술은 피고인이 범인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그다지 큰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다. (5)피고인의 알리바이:형사재판에 있어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알리바이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것만으로 피고인에게 유죄가 입증되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 사건과 같이 간접증거 또는 정황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해야 하는 사건에 있어서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알리바이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여부는 실체 판단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가) 피고인의 진술(경찰, 검찰, 원심, 당심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함):사건 전날인 금요일에 애인인 공소외 3이 운영하는 호프집에서 조명 다는 일을 도와준 후 저녁에 공소외 3, 임순희(용석이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 박점순( 공소외 3이 묵고 있는 여관 주인) 등과 맥주를 마셨다. 그러다가 박점순이 먼저 일어나고, 피고인도 저녁 11시경에 먼저 나왔는데 몹시 취한 상태였고, 바로 여관 207호실에 들어가서 잠을 잤다. 그 후 새벽 2시경 공소외 3이 방에 들어와서 할 말이 있다고 하기에 다시 위 호프집으로 나가서 공소외 3과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의 내용은 공소외 3이 전에 만났던 이철규라는 남자에 관한 것이었다. 따라서 피고인은 화재가 발생한 새벽 01:54경에는 여관 207호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나) 공소외 3의 진술(수사기록 제429쪽 내지 제435쪽, 제436쪽 내지 제440쪽, 제441쪽 내지 제446쪽, 제734쪽 내지 제739쪽, 원심 증언): 공소외 3은 피고인과 1년 넘게 애인 관계를 유지해 오는 여자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알리바이와 대체로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다만, 피고인이 저녁 11시경에 먼저 나갔을 당시 피고인은 별로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이 피고인의 진술과 다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공소외 3이 새벽 2시경에 여관으로 들어가면서 "여관 카운터에 있던 박점순에게 '언니, 나여'라고 말을 하고 카운터 문을 열고 문턱에 앉아 위 박점순과 그날 제가 운영하는 호프집에 전에 사귀던 이철규라는 사람이 찾아온 얘기를 짧게 하고 올라갔다(수사기록 제442쪽)."고 진술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아래에서 보는 박점순의 진술과 명백히 상반되는 것으로서 피고인의 알리바이의 진실성 여부를 의심하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피고인은 자신의 알리바이 주장이 아래에서 보는 박점순의 진술과 배치되자 원심 및 당심에서 그 당시 박점순이 잠을 자고 있었기에 피고인이 여관에 들어가는 것이나 공소외 3이 '언니, 나여' 하는 인사말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으나, 공소외 3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단순히 인사만 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이 카운터 문을 열고 들어가서 위 박점순과 이철규에 관해 직접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이므로 위 변명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박점순의 진술(수사기록 제454쪽 내지 제458쪽, 제688쪽 내지 제693쪽):위 박점순은 여관을 운영하는 여자인데, 피고인의 알리바이에 관하여 피고인과 공소외 3과 배치되는 진술을 하고 있다. 즉, 위 박점순은 당시 피고인, 공소외 3 등과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저녁 10시경 먼저 일어나서 여관으로 돌아온 후 밤 12시경에야 잠이 들었는데 잠이 들 때까지 피고인이 들어오는 것을 보지 못했으며, 새벽 2시경에 공소외 3이 들어오는 것도 보지 못하였고, 그녀와 이철규에 관해 대화를 나눈 사실도 없다고 진술했다. 또한, 자신이 들어올 때는 피고인의 흰색 프린스 차량이 여관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보니 위 차량이 위 호프집에 주차되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피고인의 알리바이를 배척하는 증거가 될 뿐 아니라 나아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시간대에 피고인의 승용차를 운행한 사실을 추단할 수 있게 함으로써 피고인이 범인일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증거가 된다(피고인은 차량의 주차 위치가 바뀌었다는 위 박점순의 진술에 대하여 수사기관에서는 당일 차량을 운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였으나, 당심 항소이유서에서는 "밤 11시경까지 술을 먹었기에 주차장에 세워 놓았던 제 차를 꺼내어 평상시에 주차하는 공소외 3의 가게 옆에 주차해 놓고 여관으로 들어갔습니다(당심 항소이유서 두 번째 장)."라고 썼는바, 그 이유에 관하여 피고인은 토요일 오후면 위 여관 주차장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미리 차를 빼놓은 것이라고 변명하나, 당시 술에 몹시 취해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생각해 보면 다음날 아침에 빼놓으면 될 차를 왜 하필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빼놓았다는 건지 잘 납득이 가지 아니한다). (6) 피고인의 사건 이후의 행적:또한, 피고인이 범인이 아니라면 이 사건 화재로 말미암아 자신의 전재산을 잃게 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재가 났다는 연락을 받는 즉시 현장에 달려가 피해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사리에 맞고, 더구나 이 사건에서와 같이 누군가의 방화로 인한 화재임이 분명한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라면 수사기관의 수사진행상황에 관심을 갖고 이에 적극 협력하면서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피고인은 사건 당일 새벽 3시경 피고인의 누나인 공소외 1로부터 휴대폰을 통해 식당 건물에 화재가 났다는 말을 듣고서도 그 즉시 현장에 가지 아니하고 공소외 3과 택시를 타고 공소외 1이 치료를 받고 있는 선병원 응급실로 찾아갔으며(설사 그 당시에는 공소외 1의 상태가 염려되어 병원을 먼저 갔다고 이해할지라도, 병원에서 공소외 1의 상태가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에는 바로 현장을 찾았어야 할 것이다), 화재 발생 다음날에는 공소외 1의 생일파티를 하였고, 그 후에도 화재현장에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에서 계속하여 피고인의 소재를 탐문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연락처조차 알려주지 아니하면서 한동안 수사기관에 출두하지 아니하고, 수사기관에 화재원인 및 처리경과 등에 관하여 문의한 바도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경험칙상 피고인이 단지 이 사건 화재의 피해자일 뿐이라면 쉽게 수긍할 수 없는 행동양식이다. 다. 소 결 (1)무릇 형사재판에 있어서 범죄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할지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증명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되는 한 간접증거로도 할 수 있으며,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가지지 못할지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하여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그 단독으로는 가지지 못하는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하여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2)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에서는 비록 단독으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할 만한 증명력을 가진 직접증거는 없다고 하겠으나, 앞서 검토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가지 사실들, 즉 이 사건 화재는 단순한 실화가 아니라 누군가가 저지른 방화인 점, 그 범인은 차량번호가 6으로 시작되는 흰색 프린스 승용차를 운전하는 남자라는 점, 범행 수법이나 범행 당일의 피고인 및 그 가족들의 행적에 비추어 보아 범인은 내부인이거나 만약 외부인이라면 식당 내부 사정에 아주 정통한 사람이라는 점, 피고인은 당시 식당 운영이 극히 부진하고 전재산을 투자하여 건축한 건물이 철거될 형편에 처해 있었는바, 마침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면서 엘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와 피고인의 누나인 공소외 1을 보험계약자 및 수익자로 하여 보험금 6억 원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여 위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면 위와 같이 경제적으로 곤궁한 처지를 일시에 벗어날 수 있는 점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충분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던 점, 피고인의 알리바이가 석연치 아니한 점, 이 사건 화재로 피고인의 전재산이 소실되었음에도 정작 당사자인 피고인은 화재 발생 이후 현장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아니하였고, 그 후 수사기관에서 계속하여 피고인의 소재를 탐문하였음에도 한동안 수사기관에 출두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에 화재원인 및 처리경과 등에 관하여 문의한 사실도 없는 점, 피고인의 인상착의가 목격자들이 본 당시 범인의 인상착의와 비슷하고, 피고인이 운전하는 차량이 흰색 프린스 승용차로 목격자들이 본 범행 당시 차량의 특징과 부합하며, 게다가 사건 당일 밤에 피고인이 위 승용차를 운전하였을 것으로 추단되는 사정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3)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이유는 이유 없다. 3. 직권판단 가.다만, 직권으로 살피건대, 당심에서 제출된 검찰주사보 김종현 작성의 수사보고서(확정일자 확인)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인은 2001. 6. 21. 대전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500,000원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같은 달 29.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판시 각 죄는 이미 확정된 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법령을 적용함에 있어서 이를 간과하였으니,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나.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1. 6. 21. 대전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500,000원을 선고받아 같은 달 29. 위 판결이 확정된 자인바, 1999.경 대전 중구 용두동 188 소재 옹장우 소유의 대지를 임차하여 그 위에 건물을 짓고 식당을 경영하여 오던 중, 2000. 6.경 위 건물이 화재로 전소되자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 약 2억 원을 지급받아 같은 해 7.경 다시 위 대지에 건평 200평 크기의 지하 1층, 지상 2층 슬래브 건물을 건축하여 같은 상호로 식당을 계속 경영하였으나, 광우병과 구제역 파동 등으로 식당 영업이 극히 부진한 데다가 토지주인 위 옹장우의 승낙을 받지 않고 임의로 건물을 신축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해 11. 30.경 대전 중구청장으로부터 건물철거명령을 받는 한편, 2001. 3. 15.경 위 옹장우로부터 건물철거 및 대지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당하여 위 건물을 철거해야 할 형편에 처하게 되자, 마침 위 건물이 엘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보험계약자 및 수익자는 피고인의 누나인 공소외 1, 보험금은 6억 원으로 한 '무배당들면안심종합Ⅱ보험'에 가입되어 있음을 기화로 위 건물을 방화한 후 이를 숨긴 채 보험금을 청구하여 이를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공소외 1과 공모하여, 1.2001. 3. 24. 01:54경 위 식당 건물에서, 피고인은 식당 뒷마당에 있던 가정용 엘피지 가스통 2개를 위 식당 1층 홀에 옮겨놓고 그 밸브를 열어 가스를 유출시킨 뒤, 위 식당 지하 바닥 서너 군데 및 식당 밖의 창고 및 야적장 등에 시너를 뿌리고 불상의 도구로 불을 붙여 그 불길이 위 식당 건물 전체에 번지게 하여 피고인의 자녀인 공소외 2, 공소외 5 등이 함께 주거로 사용하는 위 건물을 모두 태워 이를 소훼하고, 2.같은 해 4. 18.경 대전 중구 대흥동 소재 피해자 엘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대전지점 고객센타 사무실에서, 피고인은 공소외 1과 함께 찾아가 전항과 같이 피고인이 고의로 방화를 하였음에도 그 사실을 숨긴 채 위 고객센타 재물보상 담당 직원인 김병우에게 보험금 청구서를 작성 제출하여 화재보험금 6억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려 하였으나, 화재원인을 의심한 피해회사로부터 위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증거의 요지 "검찰주사보 김종현 작성의 수사보고서(확정일자 확인)"를 추가하는 이외에는 원심판결의 해당란에 기재된 바와 같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164조 제1항, 제352조, 제347조 제1항, 제30조 1. 형의 선택 판시 현주건조물방화죄에 대하여는 유기징역형을, 판시 사기미수죄에 대하여는 징역형을 각 선택 1. 경합범의 처리 가.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판시 각 죄에 대하여 따로 형을 정한다) 나.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판시 현주건조물방화죄의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미결구금일수 산입 형법 제57조 판사 민일영(재판장) 금덕희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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