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누20268
판례내용
【원고, 항소인】
【피고, 피항소인】 외교통상부장관(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하나 담당변호사 최종우)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8. 9. 선고 2006구합3858 판결
【변론종결】2007. 3. 22.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6. 1. 16. 원고에 대하여 한 여권발급거부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주문과 같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북한에서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 겸 노동당중앙위원회 자료연구실 부실장을 지내다가 1997. 2.경 소외 1 노동당 국제담당비서와 함께 대한민국에 망명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03. 7. 21. 미국 허드슨연구소로부터 초청을 받고 2004. 6. 4. 여권발급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여권을 발급해 주지도 않고 여권발급을 거부하는 의사도 명시하지 안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4. 7. 20. 피고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부작위위법확인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2005. 11. 25.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원고의 2004. 6. 4.자 여권발급신청에 관한 피고의 부작위는 위법임을 확인한다”는 원고 승소판결( 2005누1826호)을 받았으며, 그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다. 한편 원고는 2005. 2.경 국가인권위원회에 피고의 여권발급거부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국가인권위원회는 2005. 10. 6.경 “피고가 원고의 여권을 발급하되, 미국이 원고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신변안전대책을 강구할 때까지 국가인권위원회가 여권 원본을 보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조정안을 말로 제시하였으나, 원고가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정 노력은 무산되었다.
라. 피고는 2006. 1. 16. 신원조회 관계당국이 원고에 대하여 미국 초청자나 관계기관의 신변안전 대책이 강구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여권발급을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신원조사 결과를 피고에게 통보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2004. 6. 4.자 여권발급신청서를 반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16호증,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거부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의 요지 (1)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 여부와 원고의 방미 중의 신변안전보장의 문제는 관계가 없으며, 신변안전보장의 문제는 여권이 발급된 이후 출국의 단계 또는 미국 측에서 비자를 발급할 단계에서 비로소 논의할 수 있는 문제이다. (2) 미국무부 켈리 아태담당 차관보 명의의 신변안전보장각서는 일반적인 신변안전보장각서로 소외 1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원고도 그 이전에 미국 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았으므로 원고에게도 해당한다. (3) 대한민국 국민에게 여권을 발급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인데, 피고는 어떠한 사유로 여권의 발급을 거부하는 것인지 아무런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시 아니하고 있으며, 함께 북한을 탈출한 바 있는 소외 1에게 여권이 발급된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4) 대한민국의 국민이 된 원고에게도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의 거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침해이며, 소외 1과 비교하여 원고에 대한 차별취급이기도 하다. (5) 그러므로 방미 중의 신변안전보장을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03. 2. 5. 미국 방위포럼재단(DFF : Defense Forum Foundation)으로부터 미국 방문 초청을 받았고, 허드슨연구소로부터 2003. 7. 21.과 2004. 6. 24.에 미국 방문 초청을 받았다. (2) 원고와 같이 탈북한 소외 1은 2003년경 위 미국 방위 포럼재단의 초청을 받았고, 미 관계기관은 2003. 6. 18. 미국무부 켈리 아태담당 차관보 명의로 된 신변안전보장에 관한 서류를 주미 한국대사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에 보내왔으며, 피고가 소외 1에게 여권을 발급하여 소외 1은 2003. 10. 27.부터 2003. 11. 14.까지 미국을 방문하였다. (3) 원고는 2004. 6. 4. 위 초청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여권발급 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위에서 본 원고의 여권발급 신청에 대한 부작위는 위법하다는 판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국가정보원에 신원조회를 하였다. 국가정보원은 2006. 1. 13. 피고에게 “원고는 전 북한 여광무역 총사장으로 신변위해 가능성을 고려하여 현재 정부(경찰청)의 24시간 특별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으로, 미 초청자 측이나 관계기관에서 신변대책이 강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미가 이루어질 경우 정부(경찰청)는 해외 현지에서 정상적인 신변보호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방미 기간 중에 원고의 신변위해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을 한시적으로 보류하고 초청자나 관계기관의 신변안전대책이 강구된 후 여권을 발급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신원조회 결과를 회신하였다. (4) 또한, 피고는 위 부작위위법확인 소송의 제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04. 8. 24. 여권법 제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법무부장관에게, 원고의 경우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여 여권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였다. 위 협의 요청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의견은 초청자 측이 자국의 책임 있는 기관과 협의를 하여 신변안전대책을 강구할 때까지 여권발급을 보류함이 상당하다는 국가정보원의 의견이 해소될 때까지 여권발급을 거부하겠다는 것이었다(위 협의 요청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서면으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의 거부를 요청하였는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위 협의요청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은 2004. 10. 8. “원고는 북한이탈주민으로서 북한에서의 지위, 탈북 동기나 경위 등에 비추어 해외여행시 북한의 테러를 받을 위험성이 있고, 북한도 최근 원고에 대한 신변위해 의도를 나타낸 바 있어 자칫 그 신변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에 남북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외교통상부에서 원고에 대하여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에 해당된다고 인정한다면 여권발급을 거부함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나, 위 제5호에 해당한다고 보지 아니하면 여권발급과 관련하여 초청자 측의 책임 있는 신변안전대책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의견을 회신하였다. (5) 한편, 2004. 3. 8.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탈북자동지회” 사무실 출입문 앞에서 식칼에 꽂힌 소외 1의 컬러 인물사진 판넬의 아래 부분에 “ 소외 1, 원고, 소외 2를 죽여버리겠다”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이 발견되었고, 2004. 8. 24. 서울 종로구 교북동에 있는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실 출입문 앞에서 “반통일 역적 원고에게 보내는 최후 통첩”이라는 제목 아래 원고의 신변에 대해 협박하는 유인물 4장과, 칼 1자루, 살충제 등이 든 병 2개가 발견되었다. (6) 원고는 북한에서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 겸 노동당중앙위원회 자료연구실 부실장을 지내다가 탈북한 고위직 인사로서 위에서 본 것처럼 신변위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이른바 안전가옥에서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인정 근거] 갑 제7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여권의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원고의 미국 방문에 있어서 미국 초청자나 관계기관의 신변안전대책이 강구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든 위와 같은 거부사유가 위 여권법 규정에서 정한 거부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있다. (2) 거주이전의 자유의 헌법적 보장 헌법 제14조는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거주·이전의 자유란 국민이 자기가 원하는 곳에 주소나 거소를 설정하고, 또 그것을 이전할 자유를 말한다. 위 규정에서 말하는 국민은 한국국적을 가진 한국민으로서 탈북한 원고도 당연히 한국민에 포함되며, 그 자유에는 국내에서의 거주·이주의 자유 이외에 해외여행 및 해외이주의 자유가 포함된다. 이 때 해외여행 및 해외이주의 자유는 대한민국의 통치권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여행하고 이주할 수 있는 자유로서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를 떠날 수 있는 출국의 자유와 외국 체류를 중단하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는 입국의 자유를 포함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는 종래 근대 시민사회에 있어서는 그 형식을 중시하여 직업선택의 자유와 함께 경제적 자유의 하나로서 분류하여 왔으나, 오늘날에는 단순히 경제적 자유로서만이 아니라 행복추구권, 인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인격형성의 자유 등의 성격도 갖는 다면적·복합적 자유로 파악되고 있다. 즉 거주·이전의 자유(해외여행의 자유)는 인간의 행복추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경제활동의 목적만 아니라 널리 사람의 이동(移動)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의 인신의 자유로서의 측면이 있다. 나아가 이동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바, 이동의 제한은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는 의사전달, 의견교환의 억제를 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거주·이전의 자유는 사람의 활동영역을 확대시킴으로써 견문을 넓게 하고,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다양한 자연과 사람과의 교류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점에서 인격형성에 필요한 불가결한 조건으로 될 수도 있다. (3) 거주·이전의 자유의 제한의 허용과 제한 사유에 대한 엄격 해석의 필요성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해외여행 및 해외이주의 자유(출·입국의 자유)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위 규정에 따라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도 위 헌법 규정을 보다 구체화 하여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여권의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법률에 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기본권이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으며( 헌법 제37조 제2항 후단 참조),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 비례성의 원칙(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준수하여야 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은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규범명확성의 원칙). 이러한 규범명확성의 원칙은 국가가 개인의 권리를 얼마만큼, 어떻게 제한하는지를 국민이 명백하고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서 행정부가 처분을 할 때 준수하여야 할 법 규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거주·이전의 자유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단순히 경제적 자유(직업선택의 자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로서의 측면을 가지는 복합적 기본권이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제한을 하는 경우, 그 제한 사유가 후자의 측면과 관련이 있다면 정신적 자유의 제한시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엄격한 기준(이른바 ‘이중기준의 이론’)을 적용하여 해석하거나 필요 최소한도의 규제수단((less restrictive alternative) 을 채택하여야 할 것이다. 이처럼 헌법 제37조 제2항의 정신을 이어받은 위 여권법 규정이 극히 막연하고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면, 위에서 본 여러 해석 원칙을 고려하여 행정청이 그와 같은 불명확한 개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여권발급을 부당히 제한하는 사유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그 제한 사유의 해석에 있어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4) 여권의 의의와 여권발급의 법적 성격 일반적으로 여권(passport)이라 함은 한 국가의 국민임을 확인하고, 사실상 외국의 당국에게 당해 여권의 소지자에게 입국하고 자유로이 그리고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하며, 여권의 소지자에게 여권발급국의 외교관 및 영사관직원들의 보호와 주선에 대한 권리를 승인하는 문서이다. 여권은 그 성격과 목적상 외국의 정부에 대하여 제출되는 문서로서, 외국에 대하여 그 명의인의 국적을 증명하는 신분증명서로서의 역할과 함께 국내적으로는 그 명의인에 대한 출국허가의 성격도 갖고 있다. 이처럼 여권은 최소한 여권소지자의 신분증명서(identification card)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대한의 의미에 있어서는 국적(nationality), 신분확인(identification), 편의제공(facilitation), 보호(protection), 귀국보증서(return ticket) 등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여권은 단순한 정치적 문서가 아니며, 여권의 발급은 순수하게 정치적인 문제는 재판에 회부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해당되는 정치적 문제도 아니다. 여권의 발급은 국제법적으로 발급국의 자유로운 판단과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국내관할사항(domestic jurisdiction)이다. 이에 대한민국 국민은 해외여행을 하려면 반드시 여권을 소지하여야 하는데( 여권법 제2조 참조), 여권법 제8조는 여권의 발급을 여권 발급권자(외교통상장관이나 재외영사)에게 위임하고 있다. (5) 이 사건 거부처분 사유의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 사유에의 불해당성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의 미국 방문에 있어서 미국 초청자나 관계기관의 신변안전대책이 강구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을 거부하였는바, 그와 같은 처분 사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여권발급거부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 여권의 발급은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의 내용인 해외여행의 자유를 보장을 위한 수단적 성격으로 갖고 있는바, 국민의 해외여행의 자유(출국의 자유)는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권리이자 이동의 자유로운 보장의 확보를 통하여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측면에서 인신의 자유 또는 표현의 자유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기본권이므로 최대한 그 권리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또한 피고가 하는 여권의 발급은 행정법상 금지의 해제에 해당하는 허가행위로서 그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발급하여야 하는 것이고, 그 원칙과 예외가 뒤바뀌어서는 아니된다. ㈏ 원고는 비록 북한에서 고위직으로 지내오다가 탈북한 인사로서 현재 국가기관으로부터 안전가옥에서 24시간 경호를 받고 있으나, 원고가 미국의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스스로 간절하게 미국으로 출국하기를 원하고 있으므로 그와 같은 원고의 자발적인 해외여행의 자유(출국의 자유)는 원칙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며, 원고가 비록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전 북측에서 노동당중앙위원회 등에서 근무를 한 경력이 있는 탈북자로서 대한민국 내에서 신변안전의 위해에 대한 우려가 있는 사정에 처해 있다고 하여, 그러한 신분이나 막연한 우려만으로 대한민국의 일반 국민보다 그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되어서는 아니된다. ㈐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제한사유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막연하고 불명확한 점이 있으므로 그에 관한 해석을 함에 있어서는 문리해석의 원칙은 물론이고 위에서 본 거주·이전의 자유의 헌법적 가치와 여권발급의 법적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할 것인바, 이러한 해석원칙과 발급기준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미국 측의 신변안전보장 문제는 이 사건 여권발급을 제한하는 위 법 소정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국내에서 24시간 원고에 대한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으로부터 원고가 출국할 경우 미국에서는 대한민국의 경찰권이 미치지 아니하기 때문에 원고의 초청한 미국 연구소 측이나 관계기관의 원고에 대한 신변대책이 강구된 후 여권을 발급하는 것이 좋겠다는 신원조회 결과회신에 근거하여 원고로 하여금 미국의 해당기관으로부터 개인신변안전각서를 발급받아 오는 것을 전제로 여권을 발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여권의 발급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발급국의 자유로운 의사에 위임되어 있는 국내관할사항으로서 신변안전보장과 관련한 문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적으로 여권발급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되는 사항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설령 이를 고려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여권신청자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여권발급권자인 대한민국 정부(외교통상부 장관)가 방문국 국가의 관계기관과 협의하여야 할 사항으로 보이며(또는 미국 측이 원고의 입국을 허가하는데 필요한 비자를 발급하여 줌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미국 측의 문제이다), 나아가 원고가 안전가옥에서 24시간 경호를 받는 등 그 행동에 여러 제약을 받고 있는 처지에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원고에게 초청자 측의 신변안전의 보장까지를 요구하는 것은 원고에게 과중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서 위 법 규정을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된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에 원고의 신변에 위해가 생길 가능성이 있음을 전제로 원고에게 신변안전보장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피고가 제시한 국내에서의 신변위해 가능성만으로는 원고의 방미 중 신변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설령 원고 개인에게 그러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정부의 대북정책에 차질을 초래하고 국가의 신뢰도가 하락하거나 미국 측과 외교적인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이고, 따라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 피고의 주장처럼 국가에게 해외에서의 자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특정인을 특정국가로의 출국을 금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정부는 우선 여권법 소정의 위 규정에 의하여 여권의 발급을 제한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나, 위 방법 이외에도 방문할 국가에 대하여 해당 자국민에 대한 비자의 발급제한을 협의하거나 우리나라의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6호의 규정에 의하여 출국을 금지하는 방법이 있으므로, 비자의 발급단계나 공항에서의 출국단계보다 훨씬 이전의 단계인 여권의 발급단계에서 제한을 가하는 것은 원고에게 있어서 미국 이외의 국가에 대한 여행의 기회도 사전에 봉쇄될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기본권 제한에 관한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필요 최소한도의 규제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 원고는 2001. 6. 28.부터 2004. 6. 25.까지 사이에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 하원 정책위원회의 콕스 위원장,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하이드 위원장,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헬림스 위원장, 미국 방위포럼재단의 수잔솔티 회장, 미국 미래학 재단 허드슨연구소 등으로부터 방미초청장을 받은 바 있으며, 원고와 함께 탈북한 소외 1은 2001. 6. 29. 미국 방위포럼재단으로부터 초청장(갑 제12호증의 1) 등을 받고 2003. 10. 27.부터 2003. 11. 14.까지 사이에 미국을 방문한 바 있는데, 소외 1에 대한 수차례의 위 초청장의 내용에 의하면, 미국 방위포럼재단에서는 소외 1과 함께 원고를 초청하고 있으며, 방문기간 중의 신변안전에 대하여도 워싱턴의 관계기관의 담당자들과 협의하거나 미국 측 경호부서에서 방미기간 동안 신변보호를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고(갑 제8 내지 12호증의 각 1, 2 참조), 그 후 소외 1의 방미 중 미국 측에서 그의 신변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였고, 신변안전에 문제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원고의 방미가 성사되는 경우에 원고에 대한 미국 측의 신변안전에 대한 배려가 전혀 기대될 수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소외 1의 위 미국방문과 관련하여 미국 국무부의 켈리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가 2003. 6. 18. 소외 1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취지의 각서를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바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소외 1과 원고는 같은 시기에 동반하여 탈북한 인사로서 과거 함께 미국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함께 초청을 받은 바도 있으며, 그 초청장에는 방미기간 동안 신변안전문제를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음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미국 정부 측으로부터 위와 같은 신변안전보장에 관한 서신을 받은 바 없다는 사유만으로는 미국 측이 원고의 방미시 원고의 신변안전에 대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단정할 것도 아니다. ㈓ 피고는, 북한이 원고의 탈북망명 이후 중앙통신 등 공개매체를 통하여 수십 차례 신변 위해를 협박한 바 있으며, 실제로 2004. 3. 8. 과 2004. 8. 24. 탈북자동지회 사무실 등에 원고 등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문이나 칼 1개 등이 발견된 바 있어 원고의 방미시에 원고의 신변위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협박의 위협은 이미 3년 전의 사건으로서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고 남북관계에 많은 변화가 초래된 지금에도 그와 같은 협박이 계속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원고의 방미 중 그와 같은 신변위해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다른 탈북자 중의 상당수가 미국에 망명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체류하고 있으면서 북측 사정에 관한 발언을 한 바 있으며(미국 의원들이 참여하는 위 방위포럼재단에서는 2003. 2. 5. 이전까지 미의회청사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탈북자 소외 3, 4, 대령 소외 5, 소외 2, 6, 7 등으로부터 북한에 관한 사항을 청취한 바 있다, 갑 제7호증의 1, 2, 참조), 현재까지 미국에서 탈북 인사가 미국 체류 중 또는 북한 관련 발언을 이유로 테러를 당하였다는 보고가 없으며, 그 밖에 미국의 치안 상황, 남북한과 미국의 최근의 국제 관계 등에 비추어 미국 방문 중 원고가 테러를 당할 개연성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추단할 자료도 없다(그 밖에 피고가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함에 있어서 처분사유로 든 바는 아니나, 원고가 가까운 기일 내에 미국을 방문하여 미의회 관계자들이나 연구소의 관계자들에게 북한과 관련하여 들려 줄 발언 내용에 위 여권법 소정의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내용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의 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가가 문제로 될 수 있으나, 원고의 방미 목적은 미국측의 요청에 의하여 원고가 북한측에 체류하는 동안 경험하였던 북한 체제의 이데올로기나 북한의 인권상황 등에 대하여 강연하거나 문답하는 내용일 것으로 추측이 되는 바, 원고가 발언할 내용이 사전에 공개되지 아니하였을 뿐 만 아니라 그 내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그 발언할 내용에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원고가 방미할 시기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특정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최근의 남북한 및 미국 등 사이에 꾸준히 진행되어 온 남북한 협력관계나 6차 회담의 진척 상황, 또한 원고가 탈북한지 이미 10여년이 지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개인이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하여 북한에 관련된 각종 내용에 관하여 발언을 하더라도 그것이 시기적이나 내용적으로 국가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상당한 이유가 있을 정도로 민감하거나 새로운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는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을 사전에 제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특히, 피고가 그동안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사유로 여권의 발급을 거부한 사례를 보면, 주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한 국가보안법 위반자 또는 이른바 한통련 관계자에 대하여 발급을 거부(보류)한 경우로서 원고와 같이 미국의 저명 연구소나 의회 의원이 참여하는 기관의 초청에 의하여 북한체제 내부에서의 원고의 경험담을 미국 측 관계자들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여권발급을 신청한 이 사건의 경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보인다). (6)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미국 초청자의 신변안전대책이 강구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의 발급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거부처분은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여권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에 대한 해석을 그르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 들여 이를 취소하고, 위 거부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휘(재판장) 이영진 강상욱
【피고, 피항소인】 외교통상부장관(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하나 담당변호사 최종우)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8. 9. 선고 2006구합3858 판결
【변론종결】2007. 3. 22.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6. 1. 16. 원고에 대하여 한 여권발급거부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주문과 같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북한에서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 겸 노동당중앙위원회 자료연구실 부실장을 지내다가 1997. 2.경 소외 1 노동당 국제담당비서와 함께 대한민국에 망명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03. 7. 21. 미국 허드슨연구소로부터 초청을 받고 2004. 6. 4. 여권발급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여권을 발급해 주지도 않고 여권발급을 거부하는 의사도 명시하지 안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4. 7. 20. 피고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부작위위법확인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2005. 11. 25.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원고의 2004. 6. 4.자 여권발급신청에 관한 피고의 부작위는 위법임을 확인한다”는 원고 승소판결( 2005누1826호)을 받았으며, 그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다. 한편 원고는 2005. 2.경 국가인권위원회에 피고의 여권발급거부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국가인권위원회는 2005. 10. 6.경 “피고가 원고의 여권을 발급하되, 미국이 원고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신변안전대책을 강구할 때까지 국가인권위원회가 여권 원본을 보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조정안을 말로 제시하였으나, 원고가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정 노력은 무산되었다.
라. 피고는 2006. 1. 16. 신원조회 관계당국이 원고에 대하여 미국 초청자나 관계기관의 신변안전 대책이 강구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여권발급을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신원조사 결과를 피고에게 통보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2004. 6. 4.자 여권발급신청서를 반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16호증,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거부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의 요지 (1)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 여부와 원고의 방미 중의 신변안전보장의 문제는 관계가 없으며, 신변안전보장의 문제는 여권이 발급된 이후 출국의 단계 또는 미국 측에서 비자를 발급할 단계에서 비로소 논의할 수 있는 문제이다. (2) 미국무부 켈리 아태담당 차관보 명의의 신변안전보장각서는 일반적인 신변안전보장각서로 소외 1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원고도 그 이전에 미국 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았으므로 원고에게도 해당한다. (3) 대한민국 국민에게 여권을 발급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인데, 피고는 어떠한 사유로 여권의 발급을 거부하는 것인지 아무런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시 아니하고 있으며, 함께 북한을 탈출한 바 있는 소외 1에게 여권이 발급된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4) 대한민국의 국민이 된 원고에게도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의 거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인 침해이며, 소외 1과 비교하여 원고에 대한 차별취급이기도 하다. (5) 그러므로 방미 중의 신변안전보장을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03. 2. 5. 미국 방위포럼재단(DFF : Defense Forum Foundation)으로부터 미국 방문 초청을 받았고, 허드슨연구소로부터 2003. 7. 21.과 2004. 6. 24.에 미국 방문 초청을 받았다. (2) 원고와 같이 탈북한 소외 1은 2003년경 위 미국 방위 포럼재단의 초청을 받았고, 미 관계기관은 2003. 6. 18. 미국무부 켈리 아태담당 차관보 명의로 된 신변안전보장에 관한 서류를 주미 한국대사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에 보내왔으며, 피고가 소외 1에게 여권을 발급하여 소외 1은 2003. 10. 27.부터 2003. 11. 14.까지 미국을 방문하였다. (3) 원고는 2004. 6. 4. 위 초청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여권발급 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위에서 본 원고의 여권발급 신청에 대한 부작위는 위법하다는 판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국가정보원에 신원조회를 하였다. 국가정보원은 2006. 1. 13. 피고에게 “원고는 전 북한 여광무역 총사장으로 신변위해 가능성을 고려하여 현재 정부(경찰청)의 24시간 특별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으로, 미 초청자 측이나 관계기관에서 신변대책이 강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미가 이루어질 경우 정부(경찰청)는 해외 현지에서 정상적인 신변보호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방미 기간 중에 원고의 신변위해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을 한시적으로 보류하고 초청자나 관계기관의 신변안전대책이 강구된 후 여권을 발급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신원조회 결과를 회신하였다. (4) 또한, 피고는 위 부작위위법확인 소송의 제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04. 8. 24. 여권법 제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법무부장관에게, 원고의 경우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여 여권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였다. 위 협의 요청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의견은 초청자 측이 자국의 책임 있는 기관과 협의를 하여 신변안전대책을 강구할 때까지 여권발급을 보류함이 상당하다는 국가정보원의 의견이 해소될 때까지 여권발급을 거부하겠다는 것이었다(위 협의 요청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서면으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의 거부를 요청하였는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위 협의요청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은 2004. 10. 8. “원고는 북한이탈주민으로서 북한에서의 지위, 탈북 동기나 경위 등에 비추어 해외여행시 북한의 테러를 받을 위험성이 있고, 북한도 최근 원고에 대한 신변위해 의도를 나타낸 바 있어 자칫 그 신변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에 남북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외교통상부에서 원고에 대하여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에 해당된다고 인정한다면 여권발급을 거부함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나, 위 제5호에 해당한다고 보지 아니하면 여권발급과 관련하여 초청자 측의 책임 있는 신변안전대책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의견을 회신하였다. (5) 한편, 2004. 3. 8.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탈북자동지회” 사무실 출입문 앞에서 식칼에 꽂힌 소외 1의 컬러 인물사진 판넬의 아래 부분에 “ 소외 1, 원고, 소외 2를 죽여버리겠다”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이 발견되었고, 2004. 8. 24. 서울 종로구 교북동에 있는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실 출입문 앞에서 “반통일 역적 원고에게 보내는 최후 통첩”이라는 제목 아래 원고의 신변에 대해 협박하는 유인물 4장과, 칼 1자루, 살충제 등이 든 병 2개가 발견되었다. (6) 원고는 북한에서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 겸 노동당중앙위원회 자료연구실 부실장을 지내다가 탈북한 고위직 인사로서 위에서 본 것처럼 신변위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이른바 안전가옥에서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인정 근거] 갑 제7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여권의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원고의 미국 방문에 있어서 미국 초청자나 관계기관의 신변안전대책이 강구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든 위와 같은 거부사유가 위 여권법 규정에서 정한 거부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있다. (2) 거주이전의 자유의 헌법적 보장 헌법 제14조는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거주·이전의 자유란 국민이 자기가 원하는 곳에 주소나 거소를 설정하고, 또 그것을 이전할 자유를 말한다. 위 규정에서 말하는 국민은 한국국적을 가진 한국민으로서 탈북한 원고도 당연히 한국민에 포함되며, 그 자유에는 국내에서의 거주·이주의 자유 이외에 해외여행 및 해외이주의 자유가 포함된다. 이 때 해외여행 및 해외이주의 자유는 대한민국의 통치권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여행하고 이주할 수 있는 자유로서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를 떠날 수 있는 출국의 자유와 외국 체류를 중단하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는 입국의 자유를 포함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는 종래 근대 시민사회에 있어서는 그 형식을 중시하여 직업선택의 자유와 함께 경제적 자유의 하나로서 분류하여 왔으나, 오늘날에는 단순히 경제적 자유로서만이 아니라 행복추구권, 인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인격형성의 자유 등의 성격도 갖는 다면적·복합적 자유로 파악되고 있다. 즉 거주·이전의 자유(해외여행의 자유)는 인간의 행복추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경제활동의 목적만 아니라 널리 사람의 이동(移動)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의 인신의 자유로서의 측면이 있다. 나아가 이동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바, 이동의 제한은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는 의사전달, 의견교환의 억제를 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거주·이전의 자유는 사람의 활동영역을 확대시킴으로써 견문을 넓게 하고,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다양한 자연과 사람과의 교류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점에서 인격형성에 필요한 불가결한 조건으로 될 수도 있다. (3) 거주·이전의 자유의 제한의 허용과 제한 사유에 대한 엄격 해석의 필요성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해외여행 및 해외이주의 자유(출·입국의 자유)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위 규정에 따라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도 위 헌법 규정을 보다 구체화 하여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여권의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법률에 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기본권이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으며( 헌법 제37조 제2항 후단 참조),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 비례성의 원칙(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준수하여야 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은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규범명확성의 원칙). 이러한 규범명확성의 원칙은 국가가 개인의 권리를 얼마만큼, 어떻게 제한하는지를 국민이 명백하고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서 행정부가 처분을 할 때 준수하여야 할 법 규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거주·이전의 자유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단순히 경제적 자유(직업선택의 자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로서의 측면을 가지는 복합적 기본권이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제한을 하는 경우, 그 제한 사유가 후자의 측면과 관련이 있다면 정신적 자유의 제한시 적용되는 것과 유사한 엄격한 기준(이른바 ‘이중기준의 이론’)을 적용하여 해석하거나 필요 최소한도의 규제수단((less restrictive alternative) 을 채택하여야 할 것이다. 이처럼 헌법 제37조 제2항의 정신을 이어받은 위 여권법 규정이 극히 막연하고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면, 위에서 본 여러 해석 원칙을 고려하여 행정청이 그와 같은 불명확한 개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여권발급을 부당히 제한하는 사유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그 제한 사유의 해석에 있어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4) 여권의 의의와 여권발급의 법적 성격 일반적으로 여권(passport)이라 함은 한 국가의 국민임을 확인하고, 사실상 외국의 당국에게 당해 여권의 소지자에게 입국하고 자유로이 그리고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하며, 여권의 소지자에게 여권발급국의 외교관 및 영사관직원들의 보호와 주선에 대한 권리를 승인하는 문서이다. 여권은 그 성격과 목적상 외국의 정부에 대하여 제출되는 문서로서, 외국에 대하여 그 명의인의 국적을 증명하는 신분증명서로서의 역할과 함께 국내적으로는 그 명의인에 대한 출국허가의 성격도 갖고 있다. 이처럼 여권은 최소한 여권소지자의 신분증명서(identification card)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대한의 의미에 있어서는 국적(nationality), 신분확인(identification), 편의제공(facilitation), 보호(protection), 귀국보증서(return ticket) 등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여권은 단순한 정치적 문서가 아니며, 여권의 발급은 순수하게 정치적인 문제는 재판에 회부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해당되는 정치적 문제도 아니다. 여권의 발급은 국제법적으로 발급국의 자유로운 판단과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국내관할사항(domestic jurisdiction)이다. 이에 대한민국 국민은 해외여행을 하려면 반드시 여권을 소지하여야 하는데( 여권법 제2조 참조), 여권법 제8조는 여권의 발급을 여권 발급권자(외교통상장관이나 재외영사)에게 위임하고 있다. (5) 이 사건 거부처분 사유의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 사유에의 불해당성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의 미국 방문에 있어서 미국 초청자나 관계기관의 신변안전대책이 강구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을 거부하였는바, 그와 같은 처분 사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여권발급거부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 여권의 발급은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의 내용인 해외여행의 자유를 보장을 위한 수단적 성격으로 갖고 있는바, 국민의 해외여행의 자유(출국의 자유)는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권리이자 이동의 자유로운 보장의 확보를 통하여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측면에서 인신의 자유 또는 표현의 자유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기본권이므로 최대한 그 권리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또한 피고가 하는 여권의 발급은 행정법상 금지의 해제에 해당하는 허가행위로서 그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발급하여야 하는 것이고, 그 원칙과 예외가 뒤바뀌어서는 아니된다. ㈏ 원고는 비록 북한에서 고위직으로 지내오다가 탈북한 인사로서 현재 국가기관으로부터 안전가옥에서 24시간 경호를 받고 있으나, 원고가 미국의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스스로 간절하게 미국으로 출국하기를 원하고 있으므로 그와 같은 원고의 자발적인 해외여행의 자유(출국의 자유)는 원칙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며, 원고가 비록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전 북측에서 노동당중앙위원회 등에서 근무를 한 경력이 있는 탈북자로서 대한민국 내에서 신변안전의 위해에 대한 우려가 있는 사정에 처해 있다고 하여, 그러한 신분이나 막연한 우려만으로 대한민국의 일반 국민보다 그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되어서는 아니된다. ㈐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제한사유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막연하고 불명확한 점이 있으므로 그에 관한 해석을 함에 있어서는 문리해석의 원칙은 물론이고 위에서 본 거주·이전의 자유의 헌법적 가치와 여권발급의 법적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할 것인바, 이러한 해석원칙과 발급기준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미국 측의 신변안전보장 문제는 이 사건 여권발급을 제한하는 위 법 소정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국내에서 24시간 원고에 대한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으로부터 원고가 출국할 경우 미국에서는 대한민국의 경찰권이 미치지 아니하기 때문에 원고의 초청한 미국 연구소 측이나 관계기관의 원고에 대한 신변대책이 강구된 후 여권을 발급하는 것이 좋겠다는 신원조회 결과회신에 근거하여 원고로 하여금 미국의 해당기관으로부터 개인신변안전각서를 발급받아 오는 것을 전제로 여권을 발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여권의 발급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발급국의 자유로운 의사에 위임되어 있는 국내관할사항으로서 신변안전보장과 관련한 문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적으로 여권발급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되는 사항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설령 이를 고려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여권신청자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여권발급권자인 대한민국 정부(외교통상부 장관)가 방문국 국가의 관계기관과 협의하여야 할 사항으로 보이며(또는 미국 측이 원고의 입국을 허가하는데 필요한 비자를 발급하여 줌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미국 측의 문제이다), 나아가 원고가 안전가옥에서 24시간 경호를 받는 등 그 행동에 여러 제약을 받고 있는 처지에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원고에게 초청자 측의 신변안전의 보장까지를 요구하는 것은 원고에게 과중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서 위 법 규정을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된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에 원고의 신변에 위해가 생길 가능성이 있음을 전제로 원고에게 신변안전보장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피고가 제시한 국내에서의 신변위해 가능성만으로는 원고의 방미 중 신변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설령 원고 개인에게 그러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정부의 대북정책에 차질을 초래하고 국가의 신뢰도가 하락하거나 미국 측과 외교적인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이고, 따라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 피고의 주장처럼 국가에게 해외에서의 자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특정인을 특정국가로의 출국을 금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정부는 우선 여권법 소정의 위 규정에 의하여 여권의 발급을 제한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나, 위 방법 이외에도 방문할 국가에 대하여 해당 자국민에 대한 비자의 발급제한을 협의하거나 우리나라의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6호의 규정에 의하여 출국을 금지하는 방법이 있으므로, 비자의 발급단계나 공항에서의 출국단계보다 훨씬 이전의 단계인 여권의 발급단계에서 제한을 가하는 것은 원고에게 있어서 미국 이외의 국가에 대한 여행의 기회도 사전에 봉쇄될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기본권 제한에 관한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필요 최소한도의 규제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 원고는 2001. 6. 28.부터 2004. 6. 25.까지 사이에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 하원 정책위원회의 콕스 위원장,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하이드 위원장,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헬림스 위원장, 미국 방위포럼재단의 수잔솔티 회장, 미국 미래학 재단 허드슨연구소 등으로부터 방미초청장을 받은 바 있으며, 원고와 함께 탈북한 소외 1은 2001. 6. 29. 미국 방위포럼재단으로부터 초청장(갑 제12호증의 1) 등을 받고 2003. 10. 27.부터 2003. 11. 14.까지 사이에 미국을 방문한 바 있는데, 소외 1에 대한 수차례의 위 초청장의 내용에 의하면, 미국 방위포럼재단에서는 소외 1과 함께 원고를 초청하고 있으며, 방문기간 중의 신변안전에 대하여도 워싱턴의 관계기관의 담당자들과 협의하거나 미국 측 경호부서에서 방미기간 동안 신변보호를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고(갑 제8 내지 12호증의 각 1, 2 참조), 그 후 소외 1의 방미 중 미국 측에서 그의 신변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였고, 신변안전에 문제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원고의 방미가 성사되는 경우에 원고에 대한 미국 측의 신변안전에 대한 배려가 전혀 기대될 수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소외 1의 위 미국방문과 관련하여 미국 국무부의 켈리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가 2003. 6. 18. 소외 1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취지의 각서를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바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소외 1과 원고는 같은 시기에 동반하여 탈북한 인사로서 과거 함께 미국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함께 초청을 받은 바도 있으며, 그 초청장에는 방미기간 동안 신변안전문제를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음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미국 정부 측으로부터 위와 같은 신변안전보장에 관한 서신을 받은 바 없다는 사유만으로는 미국 측이 원고의 방미시 원고의 신변안전에 대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단정할 것도 아니다. ㈓ 피고는, 북한이 원고의 탈북망명 이후 중앙통신 등 공개매체를 통하여 수십 차례 신변 위해를 협박한 바 있으며, 실제로 2004. 3. 8. 과 2004. 8. 24. 탈북자동지회 사무실 등에 원고 등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문이나 칼 1개 등이 발견된 바 있어 원고의 방미시에 원고의 신변위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협박의 위협은 이미 3년 전의 사건으로서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고 남북관계에 많은 변화가 초래된 지금에도 그와 같은 협박이 계속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원고의 방미 중 그와 같은 신변위해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다른 탈북자 중의 상당수가 미국에 망명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체류하고 있으면서 북측 사정에 관한 발언을 한 바 있으며(미국 의원들이 참여하는 위 방위포럼재단에서는 2003. 2. 5. 이전까지 미의회청사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탈북자 소외 3, 4, 대령 소외 5, 소외 2, 6, 7 등으로부터 북한에 관한 사항을 청취한 바 있다, 갑 제7호증의 1, 2, 참조), 현재까지 미국에서 탈북 인사가 미국 체류 중 또는 북한 관련 발언을 이유로 테러를 당하였다는 보고가 없으며, 그 밖에 미국의 치안 상황, 남북한과 미국의 최근의 국제 관계 등에 비추어 미국 방문 중 원고가 테러를 당할 개연성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추단할 자료도 없다(그 밖에 피고가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함에 있어서 처분사유로 든 바는 아니나, 원고가 가까운 기일 내에 미국을 방문하여 미의회 관계자들이나 연구소의 관계자들에게 북한과 관련하여 들려 줄 발언 내용에 위 여권법 소정의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내용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의 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가가 문제로 될 수 있으나, 원고의 방미 목적은 미국측의 요청에 의하여 원고가 북한측에 체류하는 동안 경험하였던 북한 체제의 이데올로기나 북한의 인권상황 등에 대하여 강연하거나 문답하는 내용일 것으로 추측이 되는 바, 원고가 발언할 내용이 사전에 공개되지 아니하였을 뿐 만 아니라 그 내용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그 발언할 내용에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원고가 방미할 시기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특정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최근의 남북한 및 미국 등 사이에 꾸준히 진행되어 온 남북한 협력관계나 6차 회담의 진척 상황, 또한 원고가 탈북한지 이미 10여년이 지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개인이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하여 북한에 관련된 각종 내용에 관하여 발언을 하더라도 그것이 시기적이나 내용적으로 국가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현저히 해할 상당한 이유가 있을 정도로 민감하거나 새로운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는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발급을 사전에 제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특히, 피고가 그동안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사유로 여권의 발급을 거부한 사례를 보면, 주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한 국가보안법 위반자 또는 이른바 한통련 관계자에 대하여 발급을 거부(보류)한 경우로서 원고와 같이 미국의 저명 연구소나 의회 의원이 참여하는 기관의 초청에 의하여 북한체제 내부에서의 원고의 경험담을 미국 측 관계자들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여권발급을 신청한 이 사건의 경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보인다). (6)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미국 초청자의 신변안전대책이 강구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여권의 발급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거부처분은 여권법 제8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여권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에 대한 해석을 그르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 들여 이를 취소하고, 위 거부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휘(재판장) 이영진 강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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