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가합1404
판시사항
가. "피고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여 법원으로부터 패소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의 텔레비전 방송을 구하는 청구의 적부(적극) 나. 텔레비전 방송사가 대학교 교수와 방송출연계약을 체결하고 교양강좌 프로그램에 방영할 60분짜리 강연을 녹화한 후 그중 20분 분량에 해당하는 중심내용을 일관성 없이 삭제하고 나머지 내용만을 동일성이 상실된 채 모호한 형태로 방영함으로써 교수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본 사례 다. 방송법 제5조 제3항 본문의 규정취지 라. 텔레비전 방송사가 방영 결정한 녹화강연에 대한 편성권의 한계
판결요지
가. "피고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여 법원으로부터 패소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의 텔레비전 방송은 피고의 양심에 반하는 사죄광고가 아니므로, 위와 같은 내용의 문안을 방송하여 줄 것을 구하는 청구는 적법하다. 다. 방송법 제5조 제3항의 본문의 "방송은 특정한 정당, 집단, 이익, 신념 또는 사상을 옹호할 수 없다"는 규정은 방송사가 그 자신의 의견으로 보도 내지 논평을 통하여 특정 정당, 집단 등을 옹호할 수 없다는 취지이지,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부출연자가 강연을 하면서 헌법 또는 기타 실정법에 위배피지 않는 범위내에서 특정한 집단 등을 지지, 비판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라. 텔레비전 방송사가 교양강좌 프로그램을 설정하고 외부강사들을 출연시켜 강연을 방영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방송법 제3조 소정의 편성권에 해당하여 누구도 이를 침해할 수 없으나, 위 방영결정에 따라 방송출연계약을 체결한 강연자에게 강연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전망을 강연하여 줄 것을 의뢰하여 강연자가 제시된 방향으로 내용을 구성하여 녹화강연한 이상 편성권은 이미 행사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녹화강연의 내용, 배열을 변경 할 수 었고, 불가피한 상황이 일어나 이를 변경할 경우에는 강연자의 동일성유시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화질이 나쁜 부문을 제거하거나 배경음악, 색상 등을 바꾸는 정도의 편성권한만 있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원 고】 한상진 【피 고】 한국방송공사 【주 문】 1. 피고는 피고 제2텔레비전 일요일 오후 7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도입부에 별지 제1목록 1기재와 같은 내용을 같은 목록 2기재와 같은 방식으로 방송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케이.비.에스(KBS)텔레비전 채널 중 매주 일요일 오후 7시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도입부에 별지 제2목록 1 기재와 같은 내용을 같은 목록 2 기재와 같은 방식으로 방송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 【이 유】 1.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사죄광고를 구하는 것이어서 피고공사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부적법하다고 항변하나,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피고 공사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여 이 법원으로부터 패소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의 문안을 피고 공사의 텔레비전에 방송하여 줄 것을 구하는 것이지 피고 공사에 대하여 그의 양심에 반하여 원고에게 동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한 사과를 구하는 것이 아님이 청구취지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원고 및 피고의 지위 원고는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교수이고, 피고 공사는 이 사건 당시 제1,2,3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국을 통한 국내외에 대한 방송실시, 방송문화보급 및 이에 수반된 사업을 하는 언론기관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불법행위책임의 발생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의 7(중재조서), 증인 심영희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1호증의 4(언론중재신청서),5(케이.비.에스 제3텔레비전 왜곡방송에 대한 중재의뢰),6(내용증명),8(강의초록), 갑 제2호증의 2(비디오테이프 녹취록), 갑 제3호증(삭제되기 전 강의서), 증인 강현두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4호증(한국방송학회 정기포럼 발표논문)의 각 기재(다만 갑 제1호증의 7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와 증인 심영희, 강현두, 이현화의 각 증언(다만 증인 이현화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 및 이 법원의 비디오 테이프 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공사는 1989. 가을 텔레비전 프로그램 개편 당시 서기 2000년에 펼쳐질 우리나라 사회 각 분야의 미래상을 조명하는 교양프로그램으로서 '케이.비.에스 21세기 강좌'를 신설하여 같은 해 10.경부터 피고 공사 제3텔레비전 방송을 통하여 매주 일요일 오후 7:00부터 8:00까지 1시간씩 방송하기로 한 사실, 그리하여 피고 공사는 그 일환으로 피고 공사 교양국 제작3부장이자 위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인 소외 이현화를 통하여 같은 달 14. 1980년 이후 대두되고 있는 사회변혁론과 관련하여 전진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신중산층, 근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층, 그리고 청년학생세대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른바 '중민이론'을 주창하는 원고와의 사이에 원고가 위 프로그램에출연하여 사회학적 측면에서 본 서기 2000년대의 우리 나라 미래상에 대한 60분짜리 강연을 하기로 하는 방송출연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이에 따라 같은 달 24. 피고 공사에서 약 60분 동안 '중민화의 길' 이란 제목으로 별지 제3목록 기재와 같은 내용의 녹화강연을 하였는데 피고 공사는 같은 달 29. 오후 7:00부터 피고 공사 제3텔레비전에 원고의 위 강연 중 20분 분량에 해당하는 별지 제4목록 기재 내용을 삭제하고 나머지 내용만을 40분에 걸쳐 방송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1호증의 7,9(각 중재조서)의 각 기재와 증인 이현화의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학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인 이 사건 강연에 대하여 저작인격권을 가진다 할 것이어서 그 내용에 대하여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가 있다 할 것이고 한편 피고 공사는 21세기를 맞는 우리 사회에서의 미래의 주역은 "중민"이 되어야 하는 필요성과 그 개념 및 중민화의 길의 장애와 그 극복방안을 내용으로 하는 원고의 강연중 그 중심내용이라고 할 오늘날의 관료적 권위체제의 특징과 한계 및 이를 극복하기 위한 미래 주역으로서의 "중민"의 등장의 필요성 부분(삭제 1, 2 부분), 중민이 진보성과 참신성을 가질 수 있는 전제로서의 청년학생세대의 민중성 부분(삭제 3부분), 중산층과 중민의 개념 차이와 중민화의 길의 장애요소 및 그 해결방법 부분(삭제 4부분), 중민의 미래 과제로서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여 사회민주주의를 통합하고 통일을 위한 민족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중심화의 이념축의 확립 부분(삭제 5부분), 중민화의 길 이외의 대안은 없다는 결론 부분(삭제 6부분) 등을 일관성 없이 강연 여러 부분에 걸쳐 삭제하여 원고의 강연내용을 동일성이 상실된 채 모호한 형태로 시청자들에게 방영한 결과를 초래하게하였다 할 것이므로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방영으로 말미암아 원고의 중민이론가로서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켜 그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가) 위 '케이.비.에스 21세기 강좌'는 그 방송시간이 60분으로 짜여 있으나 그 속에는 순수한 원고의 강연내용 외에 5분 내지 6분 정도가 소요되는 스테이션 브레이크(station Break,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방송주체를 알리는 것), 스파트(Spot, 막간을 이용한 짧은 내용의 고지방송), 다음 방송예고, 프로그램 전후의 타이틀 백(Tit1e Back) 등이 포함되어 결국 순수한 원고의 이 사건 강연 방영시간은 54분 정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는데 원고의 위 강연은 제한시간을 초과하는 분량이어서 부득이 그중 일부내용을 빼고 편집한 것일 뿐 아니라, (나) 원고는 위 강연에서 관료적 권위주의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우리 나라에는 전문억압집단이 있고 그 예로 군, 안기부, 정보기관을 거론하는 한편 새로운 혁신정당의 태동이 바람직하고 기대된다는 등 특징집단을 비난하거나 지지하는 견해를 밝혀 이를 그대로 방영하는 경우 피고 공사가 방송법 제5조 제1항 , 제3항에 위반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을 하지 않거나 특정한 집단 또는 정당을 옹호하거나 비판한다는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어 그러한 부분을 삭제한 것이며, (다) 원고의 이 사건 강좌를 녹화한 후 이를 편성함에 있어 그 내용의 일부를 삭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방송법 제3조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 공사의 편성권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삭제는 정당한 것이라고 항변하므로 이하 순차로 살핀다. 먼저 위 (가)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믿지 아니하는 증이 이현화의 일부증언 이외에는 60분 분량으로 편성된 이 사건 강좌의 순수한 방영시간이 스테이션 브레이크 방송 등으로 인하여 피고 주장과 같은 54 내지 55분으로 제한되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가사 그와 같은 스테이션 브레이크 방송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강좌의 순수한 방영시간이 피고 주장과 같이 54 내지 55분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전 방송출연계약 당시나 이 사건 강좌 녹화시 이를 원고에게 고지하고 이 사건 강좌 내용을 54 내지 55분 분량으로 하여 줄 것을 요구하여 그 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고지도 없이 원고의 위 강연을 60분에 걸쳐 녹화한 후 시간상의 이유로 원고의 동의 없이 임의로 강좌내용을 삭제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위 (가)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위 (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이 사건 강연은 방송프로그램의 기능에 따른 분류상 교양프로그램에 해당하므로 "방송에 의한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는 방송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방송에 의한 보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같은 조 제3항의 "방송은 특정한 정당, 집단, 이익, 신념, 또는 사상을 옹호할 수 없다" 는 규정은 방송사가 그 자신의 의견으로 보도 내지 논평을 통하여 특정 정당, 집단 등을 옹호할 수 없다는 취지이지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부출연자가 강연을 하면서 헌법 또는 기타 실정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특정한 집단 등을 지지, 비판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바 원고의 위 강연 중 삭제된 부분이 헌법 등에 위반하여 특정한 집단이나 주의를 지지 또는 비판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더욱이 앞서 본 갑 제1호증의 4,8, 갑 제2호증의 2, 갑 제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강연 중 관료적 권위주의에 대한 부분은 우리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개관하면서 우리 나라의 현실에 국한하여 설명한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의 한 유형으로 산업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사회에서 등장하는 일반적인 관료적 권위주의의 특징을 설명한 것이어서 특정집단을 비판한 내용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 (나)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끝으로 위 (다)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방송법 제3조에서는 방송편성의 자유는 보장되고, 누구도 방송순서의 편성, 제작이나 방송국의 운영에 대하여 간섭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취지는 국가권력, 특정집단으로부터 방송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방송국이 방송사항의 종류, 내용, 분량 및 배열을 결정하는 권한을 침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므로 피고가 케이.비.에스 21세기 강좌라는 프로그램을 설정하고 이를 매주 일요일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1시간 동안 각 분야별로 주제를 정하여 원고를 포함한 외부강사들을 출연시켜 그들의 강연을 방영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피고 공사의 편성권에 해당하여 누구도 이를 침해할 수 없는 것이나, 피고 공사가 위 방영 결정에 따라 원고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이 '사회학적 측면에서 본 2000년대의 한국' 이라는 강연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원고의 전망을 강연을 하여 줄 것을 의뢰하여 이에 원고가 피고 공사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강연의 내용을 구성하여 녹화강연한 이상 피고 공사의 편성권은 이미 행사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녹화 강연의 내용, 배열을 변경할 수 없고 불가피한 상황이 일어나 이를 변경할 경우에는 원고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화질이 나쁜 부분을 제거하거나 배경음악, 색상 등을 바꾸는 정도의 편성권한만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 공사가 원고의 위 강연내용을 3분의 1 정도 삭제하여 동일성을 침해하여 방송한 것은 편성권의 범위를 이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없고 결국 피고의 위 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그밖에 피고 공사는 이 사건 강좌를 녹화한 후 이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그 녹화내용 중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일부내용을 삭제하여 방송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원고도 이에 동의하였다고 항변하나 이 법원이 믿지 아니하고 갑 제1호증의 7,9의 각 기재 및 증인 이현화의 증언 이외에는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 또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명예회복의 방법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 공사가 위와 같이 원고의 위 강연을 20분 삭제한 채 방영함으로써 명예를 훼손당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손해배상에 갈음하여 훼손된 명예를 회복할 적당한 처분을 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나아가 그 방법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강좌 내용의 일부삭제의 경위 및 정도, 원고의 명예훼손의 정도, 원고 및 피고 공사의 사회적 지위, 방송된 요일과 시각 및 이 사건 방송 후 피고 공사 제3텔레비전 채널이 교육개발원의 교육방송으로 전환되고 제1 및 제2 텔레비전 채널만 보유하고 있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피고 공사 제2텔레비전 일요일 오후 7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도입부에 별지 제1목록 1 기재와 같은 내용을 같은 목록 2 기재와 같은 방식으로 방송함이 상당한다. 3.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기홍(재판장) 정호건 여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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