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노1145
판시사항
피고인이 교통사고 직후 곧바로 정차하지 아니하고 사고장소로부터 약 40여m 진행하여 멈춘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도주차량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피고인이 사고 직후 곧바로 정차하지 아니하고 약 3∼40m 앞에 정차하였고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신분증이나 연락처 등을 교부하거나 적극적으로 상해를 입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문의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사고 후 운전하여 간 거리가 술취한 운전자가 1차로에서 2차로의 가장자리에 주차시키는 데 통상 필요하리라고 생각되는 정도를 크게 넘지 않는 점, 만약 피고인이 도주할 의사였다면 목격자에게 잡히기 전에 이미 사고현장을 벗어났을 것으로 보이는 점, 빠른 속도로 도주하는 차를 잡기 위하여 그 차 바로 앞에 막아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므로 목격자가 피고인의 차를 막아설 때 필시 피고인의 차는 서행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차가 도로 2차로의 인도 옆 가장자리에 정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야기자로서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여 도주하고,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이 정하는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A 【원심판결】 전주지법 2000. 10. 17. 선고 2000고단10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5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B의 승합차에 대한 손괴후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유】1. 항소이유의 요지 가.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C 소유의 화물차에 대한 손괴후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은 술에 만취하여 접촉사고가 발생한 사실조차 몰랐을 뿐만 아니라 사고현장의 상황 또한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애를 방지, 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 나.피해자 B의 승합차에 대한 손괴후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 및 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에 대하여는 피고인은 교통사고 후 교통정체를 피하기 위하여 사고차량을 다가교 우측 인도 옆으로 옮겨 정차시킨 사실이 있을 뿐이지 도주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다. 다.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의 양정도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판 단 가.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C의 화물차에 대한 손괴후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가해차량 및 피해차량의 파손 정도 및 충격시의 흔들린 정도와 소리의 크기,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술에 취한 정도 및 운전한 거리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라도 자신이 피해자 C의 화물차를 들이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여지고, 한편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피해자의 물적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규정이 아님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으나, 원심이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태양과 정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현장에 즉시 정차하고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있는지, 교통의 흐름에 방해가 될 만한 차체 유류물이 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나.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0. 5. 20. 00:30경 손괴후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00. 5. 20. 00:30경 엑셀 승용차를 운전하고 전주시 완산구 다가동 소재 다가교 앞길에 이르러 완산교 방면에서 예수병원 방면으로 시속 약 30㎞의 속도로 좌회전함에 있어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지 못한 업무상 과실로 위 다가교 우측 교각을 충격한 후 다시 중앙선을 침범하여 마침 반대편 1차로에 정지신호에 따라 정차하고 있던 피해자 B 운전의 D 카스타 승합차의 좌측 뒤 휀다 부분을 위 승용차의 좌측 앞 범퍼 부분으로 충격하여 피해자 B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을, 위 승합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 E, F로 하여금 각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염좌상, 뇌진탕 등을 각 입게 함과 동시에 위 승합차를 수리비 888,635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고서도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도주하였다는 것인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일시경 위 장소에서 위와 같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나아가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일으키고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도주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의 행위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의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 및 도로교통법 제106조의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이 정하는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그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라 함은 사고 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도1038 판결, 대법원 2001. 1. 5. 선고 2000도2563 판결 등 참조),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피해자의 물적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규정은 아니며, 이 경우 운전자가 현장에서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 피해의 태양과 정도 등 사고 현장의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할 것이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8도34 판결,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140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0. 5. 20. 00:30경 위 예수병원 방면으로 좌회전하면서 조향장치를 제대로 돌리지 못한 탓에 우측 앞바퀴 부분으로 위 다가교 우측 인도의 턱을 들이받았고 그 영향으로 조향장치가 밀리면서 중앙선 쪽으로 차의 방향이 바뀌고 그대로 직진한 결과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편 1차로의 3, 4번째(전주지방검찰청 마약수사주사보 G 작성의 수사보고서의 기재에 의하면 총 연장 75m 다리 중 10 내지 20m 지점으로 추정됨)에 정차하고 있던 이 사건 카스타 승합차의 좌측 뒤 휀다 및 범퍼 부분을 충격한 사실, 이어 피고인은 아무런 말이나 신호도 없이 차를 후진시켰다가 전진시켰는데, 반대편 2차로 상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택시운전사 H는 피고인이 도주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U턴하여 다가교 끝 부분에서 피고인 차량을 막아섰고 동시에 피고인 차량도 위 다가교 끝 부분(전주지방검찰청 마약수사주사보 G 작성의 수사보고서, 경찰작성의 실황조사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총 연장 75m의 다리 중 55m 내지 65m 지점으로 추정됨)의 2차로의 인도 옆 맨 가장자리에 정차한 사실, 이후 피고인은 차에서 내려 자신의 신분을 밝히거나 피해자들에게 사상자가 있는지 여부 등을 물어보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나는 책임보험만 들었으니 너희들 마음대로 해라"고 하면서 욕설을 하는 등 피해자들과 다투었고, 그 사이 112신고를 받고 00:40경에 출동한 경찰에 의하여 피고인은 중부경찰서로 연행되었으며, 피해자들은 출동한 병원 구급차에 의하여 I정형외과로 각 후송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비록 피고인이 사고 직후 곧바로 정차하지 아니하고 약 3∼40m 앞에 정차하였고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신분증이나 연락처 등을 교부하거나 적극적으로 상해를 입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문의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사고 후 운전하여 간 거리가 술취한 운전자가 1차로에서 2차로의 가장자리에 주차시키는 데 통상 필요하리라고 생각되는 정도를 크게 넘지 않는 점, 만약 피고인이 도주할 의사였다면 H에게 잡히기 전에 이미 다가교를 벗어났을 것으로 보이는 점, 빠른 속도로 도주하는 차를 잡기 위하여 그 차 바로 앞에 막아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므로 H가 피고인의 차를 막아설 때 필시 피고인의 차는 서행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차가 도로 2차로의 인도 옆 가장자리에 정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야기자로서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여 도주하고,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이 정하는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그 밖에 달리 H 및 피해자들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결 론 이에 피고인의 나머지 양형부당 주장에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엑셀 승용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인바, 혈중알콜농도 0.259%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1.2000. 5. 20. 00:20경 위 승용차를 운전하고 전주시 완산구 J 소재 K카센타 앞길을 공수네다리 방면에서 남부시장 방면으로 시속 약 40㎞의 속도로 진행함에 있어 전방주시 등을 게을리한 채 그대로 진행한 업무상 과실로 마침 같은 방향 도로 우측에 주차되어 있던 피해자 C 소유의 L 더불캡 냉동탑 화물차의 뒤 적재탑 부분을 위 승용차의 우측 앞 휀다 부분으로 충격하여 위 화물차를 수리비 707,685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고서도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가 있는 여부 등을 알아 보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도주하고, 2.같은 날 00:30경 전항 기재와 같이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도주하다가 같은 구 다가동 소재 다가교 앞길에 이르러 완산교 방면에서 예수병원 방면으로 시속 약 30㎞의 속도로 좌회전함에 있어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지 못한 업무상 과실로 위 다가교 우측 인도의 턱을 충격한 후 다시 중앙선을 침범하여 마침 반대편 1차로상에 정지신호에 따라 정차하고 있던 피해자 B(여, 25세) 운전의 D 카스타 승합차의 좌측 뒤 휀다 부분을 위 승용차의 좌측 앞 범퍼 부분으로 충격하여 위 피해자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을, 위 승합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 E(여, 28세)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염좌상 등을, 같은 F(여, 27세)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을 각 입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증거관계는 원심 판시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제2항 단서 제2호, 제8호, 형법 제268조, 도로교통법 제106조, 제50조 제1항, 제107조의2 제1호, 제41조 제1항 2.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3.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0조 4. 원심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 5.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한 점 등 정상을 참작) 무죄부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판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 및 피해자 B의 승합차에 대한 손괴후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나의 (1)항 기재와 같은바, 위 제2의 나의 (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B의 승합차에 대한 손괴후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에 대하여는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각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건수(재판장) 김상곤 김병식
이 판례가 인용하는 조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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